내 빤쓰 키다리 그림책 31
박종채 지음 / 키다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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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보자마자 먼저 드는 생각은 이야기가 지금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궁금증을 일으킬까이다. 장면 장면마다. 이야기마다 아마도 새롭고 신기하게 다가갈 것 같다.

 

이야기는 1980년 대 이전의 생활을 담고 있다.

칠남매 중 막내인 철수, 그 시절 그러하듯 형제들과의 식사시간은 치열했다. 서로에게 반찬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젓가락을 정말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여야 했다.

철수는 모든 것을 형과 누나에게서 물려받는다. 여자 남자 옷 구별 없이 그냥 물려받는다. 입지 않겠다고, 새옷을 사달라고 하면 아빠의 무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은 없지만 그때는 있었던 신체검사날. 모든 아이들이 팬티만 입고 검사를 받을 때에도 팬티를 입지 않고 온 친구도 있고, 주인공처럼 누나의 팬티를 물려받아 입고 오기도 한다.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하자 다음날, 엄마는 팬티에다 남자들의 캐릭터를 새겨 준다. 그 시절 엄마의 재봉틀은 만능이다.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내던 요술기구와도 같은 것이다. 때문에 철수는 당당하게 팬티를 보여줄 수 있다.

 

그림책을 보다보면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사물과 장면들이 있다. 그래서 지금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겠다. 어쩌면 궁금증이 많아지기도 하겠다. 그 물건의 사라짐과 이유, 물건의 변천, 장면들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지금은 이렇게 속옷만 입고 신체검사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철수가 신체검사에서 창피함을 당하지 않기 위해 엄마의 재봉틀로 새것처럼 고쳐주는 일도 웃음이 나온다. 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헌 빤스를 입고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는 그날 밤, 자신이 입고 싶은 속옷을 입고 마음껏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이다. 그러니 이런 일은 집집마다 다반사다. 넉넉하지 않았던 때 가족들과의 재미있던 이야기를 글과 그림을 통해 나눠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 출판사 책제공, 개인적인 의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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