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란 - 오정희 짦은 소설집
오정희 지음 / 시공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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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특별히 반갑다. 오정희라는 작가는 대학 문학수업에 처음 접했던 작가다.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문학새내기에게 교수님이 설명해준 오정희 작가의 작품이야기. 특별해서 기억했다. 그 뒤로 만난 작가의 책은 만족하게 읽어냈다.

 

오랜만에 작가의 신작을 만난다.

이 짧은 소설은 긴 글을 읽어내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은 그저 일상의 이야기이다. 누구네집 이야기이다. 그러나 특별하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작가의 문체나 다루는 글맵시 때문이다. 절대 지루하지 않은 글의 전개, 그게 매력이다.

부부가 싸우는 부분에서도 장면은 치열한데, 문장으로 읽으니 감정의 치열함이 치밀하게 읽혀진다. 마치 풍경처럼 묘사된 집 안의 적막감, 그리고 감정을 오롯이 끌어올려주는 문장, 말들은 두 사람의 감정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떻게 이런 표현, 이런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냥 대화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아주 섬세하게 길~ 게 드러냈다. 그러니 감정을, 상황을 심리적인 묘사를 너무도 선명하다.

역시 오정희 작가는 문장에서 표현력을 특별하다. 아마도 나에게서만 그리 느낄까?

 

40대 전후 여성의 삶, 어디 여기만 다루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속에는 의 삶도 있고, 어머니, 그 위의 어머니들의 삶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머니가 될 삶들. 여성의 삶만 다룬다고는 할 수 없다. 그들이 나눈 대화 속에는 상대방의 이야기도 읽는다. 이렇게 서로의 가슴 속 말을 읽어내게 한다.

 

이 책은 모두 42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주제는 '여성의 삶'이라고 정리된다. 책 전체에 흐르는 느낌이 그러했다. 또는 규칙? 관습, 가치관 등에 힘든 여성들의 삶이라고 더 상세하게 말할 수 있겠다. 매일매일 가족을 위해 살아가다 문득 드는 생각에 훌쩍일 때가 있다. 가족들이 무심히 요구하거나 내뱉는 말 속에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자신의 외출에도 남편의 말 한 마디에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아내, 그때의 감정을 상상해보면 왠지 측은하고, 안타깝고......

아내로 산다는 것, 엄마로 산다는 것, 딸로 산다는 것, 며느리로 산다는 것 이전에 한 사람의 삶을 좀 더 들여다봐달라는 작가의 호소처럼 읽게 되는 책이다.

참 마음에 드는 소설이다.

 

-이 책은 출판사 제공, 개인적인 생각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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