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네

외할머니네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34
박현숙 지음, 박성은 그림 / 책고래 / 2020년 5월

이 그림책은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 아이가 겪는 마음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만하다.

아이는 동생이 태어남으로써 아주 잠깐 동안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다.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 신기하기도,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두 아이를 보살피는 것이 힘이 들 것이다. 그래서 큰 아이가 된 수영이는 외할머니 손을 잡고 시골로 가게 된다. 잠깐 집을 떠나 있는 것이지만,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지 않았다는 글로 아이와 엄마와의 잠시 이별을 보여준다.

외할머니댁으로 가게 된 아이는 모든 것을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아주 노력한다. 보이는 것. 느끼는 것을 좋은 것이라고, 사랑스러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아이가 외할머니댁으로 가게 되면서 함께 하게 된 모든 것을 찬찬히 보여준다.

먼저 기차를 타고 할머니댁 가는 길을 보여준다. 기차에서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한참을 가서 도착한 시골, 자신이 살던 곳과 다르지만, 불편하지만 엄마가 보고 싶지 않아고 이야기한다. 부엌에는 아궁이가 있고 큼직한 대야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해야 한다. 이 낯선 시골 생활이 아이에게는 얼마나 불편할지 독자는 짐작하지만 아이는 오히려 엄마가 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는 독자는 안다. 아이가 얼마나 엄마의 보고 싶음을 참고 있는지.

엄마와 잠시 떨어져 있는 수영이를 위해, 할머니는, 삼촌은 많이많이 놀아준다. 하지만 수영이가 느낄 외로움은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는 견디고 있지만 그 어린 아이가 느낄 외로움의 크기는 너무도 크다. 아이는 천둥치는 날, 결국 엄마를 부른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할머니는 많이 슬프다. 다음날 아이를 데리러 온 장면이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나는 엄마가 하나도 안 보고 싶습니다”

수영이의 말은 정말 엄마가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아이가 느꼈을 마음에 독자는 더 마음이 아파온다. 몇 번이고 혼잣말로 하는 이 말이 더 보고 싶다는 말이 아닐까?

엄마를 만나는 장면은 독자에게 휴우,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