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15분마다

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섬세한 심리묘사와 늘어지지 않고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게 만든 탄탄한 스토리와 정말 단 한번도 생각 못했던 반전까지 골고루 갖춘 작품이였다.

15분마다

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소담 출판사의 여성작가 스릴러 시리즈 두번째 작품인 15분마다는 전직 변호사이자 현재는 20여편 이상의 작품을 발표한 리사 스코토라인의 작품이다.
15분마다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섬세하게 심리묘사를 잘하는지 또 긴 호흡동안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고 끌고가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리사 스코토라인 이였다.

의사는 환자의 비밀을 보호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란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정말 쉽게 환자의 비밀을 누설하는걸 볼 수 있다.
특히 범죄와 밀접 연관된 15분마다와 같은 경우엔 더더욱 그랬는데 우리의 에릭은 달랐다.
맥스와 상담하며 듣게된 이야기를 알고 싶어하는 형사와 자신이 용의자로 몰리고 이 상황이 이혼소송에 불리하게 적용될걸 알면서도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 에릭의 모습에 진한 감동을 받음과 동시에 왜이렇게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건지 만약 맥스가 범인이라면 그의 비밀을 보호해 줘야하는건지 아님 발설해야하는건지 작가는 독자들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난 달랐다!ㅎㅎ

자신이 소시오패스라는 걸 알고 있는 범인은 처음부터 누군가를 곤경에 빠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그 대상이 에릭이라는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외모와 성격 모두 매력적인 에릭이 왜 목표 대상이 되었는지 또 범인이 누구이길래 완벽에 가깝게 판을 짠건지 정말 궁금해 꽤 두꺼운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했다.

생각보다 많이 우리 주위에 평범한 얼굴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소시오패스.
그들이 나쁜마음을 먹고 범죄 행각을 벌일때 얼마나 무섭게 돌변할 수 있는지 15분마다 에서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혼부터 였던것 같았다.
약속이나 한듯 계속해서 에릭에게 나쁜일들만 뻥뻥 터지는데 읽는 나조차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꿋꿋하게 부딪치고 이겨내는 에릭에게 안쓰러움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늘어지지 않고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게 만든 탄탄한 스토리와 정말 단 한번도 생각 못했던 반전까지 골고루 갖춘 작품이였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공허한 십자가

공허한 십자가 -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한번 깨닫게 해준 공허한 십자가 였다.

이야기는 언제부터인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사형제도에 관한 이야기를 묵직하게 들려준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상하게 사법제도가 피해자 측이 아닌 가해자 측에 유리하다라고 생각하는 나는 주인공 나카하라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다.
살인 같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에 걸맞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 저것 정상참작해 얼토당토 않은 판결을 받는 경우를 종종보게 되어 울화통이 터지곤 했다.

엄마인 사요코가 잠시 마트에 간 사이 집에 혼자있던 딸이 강도살인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 사건은 사형으로 판결이 나고 그후로 2년뒤쯤 집행이 된다.
분명 살인자에겐 똑같은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살면서 더한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요코가 딸을 떠나보낸 후의....
나카하라와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던 그녀의 삶은 과연 어땠길래 노상에서 살인을 당해야 했던걸까?

살인자가 자신이 저지른죄의 무게를 깨닫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그들이 진심으로 뉘우치는 건지 아니면 낮은 형량을 받기위한 연기인건지 어떻게 알수있을까?

감옥에 10년 20년 가두고...
사형에 처하는 것만이 최선일까?

그리고.... 교화.... 갱생이 이들에게 가능한 걸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이 문제는 답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공허한 십자가 또한 결론은 독자들의 몫으로~

살인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는 피해자 유족측과 죽는다고 모두 속죄하는건 아니라며 그들이 어떤 형태로든 살아가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건지 깨닫고 진심으로 속죄하길 바라는 반대의견을 말하는 이들의 이야기 모두 공감하며 읽었다.

사형제도와 용서, 화해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녹아들어있는 공허한 십자가는 책을 내려 놓고도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만약 최초의 사건에서 하루카와를 사형에 처했다면 내 딸은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하루카와지만, 그를 살려서 다시 사회로 돌려보낸 것은 국가다. 즉, 내 딸은 국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
대체 누가 '이 살인범은 교도소에 몇년만 있으면 참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 202p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4월

테러리스트의 파라솔은 1995년 제41회 에도가와 란포상과 1996년 제114회 나오키상을 사상 최초로 동시 수상했다고 한다.
1999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출간되었지만 절판되었다가 이번에 블루홀식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선 70, 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면 일본에서는 60, 70년대 대학의 부정회계로 학생운동이 뜨겁게 달아올랐나보다.
일본인들이 이렇게 뜨겁게 달아올랐다라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지는건 지금의 일본인들과 매치가 안되기 때문...(나만 그런가?)

이 시기의 한가운데서 대학투쟁을 함께했던 삼인방인 기쿠치, 구와노, 요코는 각기 자기만의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었다.
날카롭고 예리한 두뇌의 소유자 구와노와 용감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요코.
친구들에게 휘둘리는 듯 보이지만 또 그렇지 않은 기쿠치.
삼인방의 조합은 어떻게 보면 너무 흔해 지루해 보였고 또 어떻게 보면 두뇌파와 행동파가 함께 있으니 환상의 조합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일관되게 느껴지는 삼인방의 느낌은 분안함이였다.

투쟁은 점점 과격해지고 삼인방은 자연스레 투쟁을 끝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구와노와 기쿠치는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폭발범을 쫓으면서도 너무나 천하태평인 기쿠치.(거기에 눈치도 없네ㅡㅡ;;)
진짜 속에서 불기둥이 지속적으로 치솟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임엔 확실했다.

엄마 만큼 당차고 매력적인 도코.
야쿠자 라기보다 나에겐 낭만보스 같은 느낌이 강했던 아사이.
이러 저러한 사연이 있는 노숙자들과의 이야기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캐릭터 하나하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좋음)

질투심에 지배당한 사람과 애증을 반평생 담고 살았던 사람.
그리고 우정 밖에 모르는 눈치는 눈꼽만큼도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에도가와 란포상과 나오키상의 동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듯!!

죽은듯 살아가던 이들이 어떻게 한곳에 모이게 된걸까?
그리고 과연 누가 무슨 이유로 폭탄을 터뜨린 걸까?


"사람을 살해할 때도 이렇게 하는 건가, 테러리스트. 푸른 파라솔을 빙글빙글 돌리네." - 378p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여덟건의완벽한살인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연쇄살인범이 블로그 포스팅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는 것 같다 라는 말을 들었을때 뒷골이 서늘해져 왔다.
추미스를 좋아하는 나는 블로그에 리스트를 작성해 포스팅을 한건 아니지만 읽는 책들이 대부분 추미스 이기에 툭하면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리뷰했으니...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리스트에 올라있던 여덟 건의 고전 스릴러의 등장에 순간 당황.
여덟권 중 읽은 건 단 한권이니 이야기를 잘 따라갈 수 있으려나...ㅎㅎ

책을 읽기 전 가장 궁금했었던 건 과연 누가 리스트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지 또 살인으로 범인이 얻고자 하는게 뭐인지 였다면 책을 읽으며 점점 궁금해 졌던건 고전 스릴러를 어떻게 접목시켜 살인을 일으킬지가 궁금해졌었다.
그런데 어쩜 이리도 찰떡같이 오마주 했는지 ㅎㅎ

차분하고 고독을 즐기는 듯한 맬컴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나도 금방 동화되어 그의 심리상태로 글을 읽다 헛다리를 짚기도하고 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 허탈감을 맛보기도 했다.

상대방은 나를 알고 나는 상대방을 모르는 불합리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두뇌싸움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은 책에 완전 몰입할 수 있게 했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잔잔한 긴장감으로 가독성까지 선물해 줘 순식간에 결말에 도달!!
왠지 맬컴에게 어울리는 듯한 결말이 독특해 좋았다.


"책은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진정한 독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책은 그 책을 쓴 시절로 우리를 데려갈 뿐 아니라 그 책을 읽던 내게로 대려간다." - 48p

애거서 크리스티의 / ABC 살인사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아이라 레빈의 / 죽음의 덫
A.A. 밀른의 / 붉은 저택의 비밀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 살의
제임스 M. 케인의 / 이중 배상
존 D. 맥도널드의 /익사자
도나 타트의 / 비밀의 계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