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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괜찮은 내가 될 거야 - 정신분석가가 10대에게 전하는 자기 이해 수업
이승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11월
평점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승욱은 7년간 교사로 일하다가 정신분석과 철학 등을 공부한 뒤 정신분석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7년간 교사로 일했다는 저자의 경력.
또 심리상담 해주는 책인가 싶어 지겨울 법도 한데, 맞다.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심리상담이 아니라, 10대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의 머리말을 읽고나서 참 따뜻하다는 감정이 느껴졌다. 저자는 너희 10대 들에게 괜찮은 각자 자신이 되기 위해서 너네가 어떻게 해야할지 내가 이제부터 알려줄게 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에 이 책을 통해 각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연구를 해서 결과물을 내어보겠니 라면서, 10대들에게 자기 객관화를 하고,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내가,
세상 에 하나 밖에 없는 나 자신을 연구한다.
그 연구결과물은 역시 세상에 단 하나다.
그것이 바로 나의 언어다.
고로, 나는 세상에서 유일하고 고유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요점이 이것이 아닐까 싶다)
본문은 다섯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1) 나는 꼭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2) 꿈이 뭐냐고 물으면 왜 화가 날까요
3) 스무 살 되면 자동으로 어른이 되는 거 아닌가요
4) 나도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지만 서툴기만 해요
5) 행복이 뭔지 모르겠지만 찾고 싶어요
그리고 각 챕터는 또다시 소제목으로 나뉘어지고, 또 그 안에서 단락별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야기했던 것이 지켜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그저 단락 단락으로 끊어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단락 단락을 통해 저자는 점진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1챕터 <나는 꼭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의 요점정리를 하면 이렇다.
너의 정체가 무엇이니 라며 너의 쓰임새를 묻는 질문은 잘못 되었으니 대답할 필요가 없다
/ 정체성은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바로 그것이다
/ 정체성은 계속해서 바뀌겠지만, 내 자아를 통합하는 중심은 있어야 한다
/ 무엇도 누구도 아닌, 정체성과는 상관없는 것이 바로 나다
/ 나답지 않게 살아가는 과정을 살며, 나의 존재는 모든 가능성이라는 것을 알아가야 한다
/ 과정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계속 경험해나가야 한다
/ 좋은 스승을 만나 그 과정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소모적인 자기 과보호는 하지 말아야 한다
/ 자신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2챕터로 이끌고 있다.
마치 저자와 함께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책을 읽고 있지만 위로 받는 기분이 든다.
저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여러분의 삶은 계속 괜찮을 겁니다. 어떤 좌절이나 아픔을 겪더라도 매일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습니다. 아주 많이 힘겨울 때면 조금만 더 여러분 자신에게 시간을 주세요. 조금만 더 침착해지세요. 그러면 정말 괜찮아질 겁니다. 그때까지 시간을 주세요."
별 생각 없이 끄적이던 책이었는데, 나에게 정말 큰 울림을 주었다.
요즘 지나다니면 이런 종류의 책이 워낙 많아서 그러려니 하고 열었는데,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한 번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고통 혹은 즐거움 즉, (저자의 말대로라면) 즐거운 고통 속으로 빠지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는 바다. 저자의 진심이 그들에게 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