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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지구 산책 - 제15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20
정현혜 지음, 김상욱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평점 :
간만에 아동 도서를 읽게 되었다. 제목은 <모리와 지구산책> 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재, 죽으러 갑니다> 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 도서와 이 드라마가 주는 교훈(?)이 매우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 죽으러 갑니다> 의 주인공 서이재는 7년간 취준생으로 살면서 많이 지치게 되었고, 스스로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렇게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이제 다 끝났다 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죽음을 하찮게 여긴 죄로 12번 환생하여 12번 죽게 되는 벌을 받게 된다는 줄거리.
서이재는 반복해서 죽음을 경험하면서 죽음에 관해서, 그리고 삶에 대해서 깨닫는 점이 생긴다. 결국 이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리와 지구산책>은 아동책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심오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모리는 외계별 스카우르나에서 어떤 잘못을 해서 형벌로 지구살이 10년형을 받았고, 진짜 이름은 아뜨레토리모 였다. 이제 100일만 참으면 곧 다시 스카우르나로 가게 되고, 그동안 지구에서 지낸 시간은 뿅~ 하고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스카우르나에서의 삶은 평화로운 호수를 떠다니는 배와 같다고 했다. 즉, 갑자기 어떤 곤란을 겪는다거나 / 느닷없이 상상못할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항상 같은 공기 / 같은 분위기 속에서 평화롭게 흘러간다는 것. 그냥 각자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하면서 어제같은 오늘, 오늘같은 내일을 맞이하는 것이 바로 스카우르나에서의 삶이다.
그런데 지구는 달랐다.
뒤돌아서면 바뀌는 상황 속에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하기도 하고 / 생각지도 못한 일 때문에 점점 피폐해져가기도 하고 / 엎친데 덮친격으로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기도 한다. 스카우르나와의 평온한 삶과는 다르게, 그렇게 하루하루 갈등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지구.
그런데 또 하나 지구의 특이한 점이 있다.
지구인들은 그런 갈등과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구인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를 그것과 연결시키고 있다. 평온한 상태를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이 세상을 견디기 위해 반려동물로 위로받는 지구인들. 그렇게 삶에서의 감정을 받아들이면 굉장히 특별하고 아름다운 푸른별 지구.
결국 모리는 스카우르나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모든 기억을 잊고 지구에 남기로 한다.
책을 덮고 한참동안 생각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스카우르나와 같은 평온하기만 한 삶일까.
아니면 고통은 존재하지만, 그속에서 항상 행복이 함께 하는 지구에서의 삶일까.
또, 나는 지구인으로서 무엇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는가.
멍 하니 생각해보는 저녁시간.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