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우리는 가족이었을까?
프란츠 카프카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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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이라는 책이다.

워낙 많은 번역본이 있는 만큼, 읽을만한 가치가 있고 / 그 속에서 생각해볼 내용도 많다고 할 수 있겠다. 전에도 두 어번 읽어본 적 있는데, 이번에 읽은 <변신> 은 랭브릿지 번역팀에서 옮겼고, 리프레시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다. 여러 번 읽은 이유도 있겠지만, 꽤나 익숙하고 편안하게 읽혀졌기 때문에 어떤 버전의 <변신> 을 읽어볼까 고민한다면 자신있게 추천해 보겠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하게 되고, 나머지 식구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결국 다들 그 변화를 인정하고 각자의 새로운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듯 했지만,
결국 그렇게 된 그레고르의 최후에 누구도 슬퍼하지 않으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세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1)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대하는 가족들의 태도
2) 벌레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 대한 걱정을 하는 그레고르의 마음
3) 그레고르와 식구들의 상반된 입장 속 그들은 정말 가족이었을까 하는 의문

벌레가 된 그레고르는 가족들이 힘들어질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데, 가족들은 각자의 살 길을 찾으며 그레고르를 성가시게 여기며 배척하고 있다. 세입자들이 그레고르를 보고 기겁하는 모습으로 인해 그들의 갈등은 점점 커져갔다.

벌레가 된 그레고르와 벌레를 가족으로 두게 된 나머지 가족들의 최후는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을까?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게 방법을 알아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벌레로라도 함께 공생하려는 노력에는 절실함이 없었다. 그런 그들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중,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 변한건 그레고르 한 명이었는데, 표지에는 전부 벌레만 있다. 그레고르네 식구는 총 네 명이었는데, 표지에는 벌레가 세 마리 밖에 없다.

혹시 이 표지는 그레고르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여동생이 아닐까? 그레고르가 벌레가 된 것처럼.. 그들도 벌레가 된 최후의 모습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벌레가 된 그레고르를 당시에는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결국 훗날에는 그레고르를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면 그들은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요즘 너무나 힘들어하는 우리집 가장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그가 너무 힘들어서 점점 벌레로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마음이 아프다. 벌레가 된다면 내 반려벌레로 인정해주고,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매일매일 보듬어줄터이니..

어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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