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 대자연과 교감하는 한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만나다
호시노 미치오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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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언젠가는 <미래의 어느때>인 동시에 <과거의 어느때> 를 뜻했다. 오늘 소개할 책의 제목은 <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인데..
여기서 언젠가는, 과거의 그언젠가일까 / 미래의 꼭언젠가일까.

작가는 이미 30년 전에 세상을 떠난 고인이다.
책의 제목이 <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인데.. 그의 죽음은 곰 때문이었다. 1996년 캄차카에서 촬영 도중, 곰의 습격을 받고 43년의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곰을 사랑했지만, 곰 때문에 세상을 떠나게 되다니.. 지극히 예술적인 죽음이라고 해야 하나. 곰으로 인한 죽음을 그는 있는그대로 받아들였을까.

곰의 공격으로 이 세상을 떠난 작가가 남긴 곰의 사진.
작가의 곰을 향한 다정하고 따듯한 시선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야생에서 살아남아야하는 그들의 분투 또한 서글퍼진다.

<도시 한가운데서
문득 너의 존재를 느낀 거야
...
나는 깨달았어
너와 나 사이에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다른 공간 속에 있지만, 우리 사이에는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고, 그 안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존재를 느꼈다는 점에서
여운이 오랫동안 남았다.

<겨울의 정적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
이제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눈 밑에 웅크린 생명의 기척에
나는 귀를 기울이고 있어>

봄,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자 겨울잠을 자러 들어간 곰들을 생각하며 그것을 겨울의 정적 이라고 표현된 점이 좋았다. 눈밑에 웅크리고 있는 곰들을 떠올리며 보이지 않아도 작가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

시 한 편을 감상한 기분.
사진 전시회를 둘러본 기분.
끄적끄적 꺼내어 한 번씩 책장을 넘기며 대자연에 다시 한 번 작은 먼지 같은 나의 존재를 느껴본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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