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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놀이수업 - 교실에서 무조건 해마다 하게 될 수업 놀이 대백과, 개정판
허승환 외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2004년에 놀이에 대한 고민을 하던 선생님들이 집필을 했었던 책이고, 근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놀이위키' 모임 활동을 하며 허승환 / 김세용 / 나승빈 / 오진원 선생님들께서 개정판을 낸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집필한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놀아야한다는 권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놀이를 위한 열정을 가득 이 책에 풀어내고 있다. 특히, 아주 좋았던 것은 이 놀이의 목적은 서로 경쟁하여 이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놀이가 끝날 때까지 모두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을 중요시 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교실 놀이의 조건을 /모, 다, 누, 간/ 이었다.
모 : 모두가 참여하는 놀이인가
다 : 다시 또 해도 재미있는 놀이인가
누 : 누가 진행해도 재미있는 놀이인가
간 : 준비는 간단한가
특히, 모두가 참여하는 놀이인가 라는 파트에서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 매우 공감이 되는 바다.
(교실에서 단원을 마무리하며 '골든벨 게임'으로 정리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선생님이 준비한 문제를 하나씩 낼 때마다 적지 않은 아이들이 답을 쓰지 못하고 탈락합니다. 결국 한두 명의 아이만 마지막에 남게 되고, 남은 모든 아이가 탈락자가 되어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놀이, '쟤는 왜 저렇게 머리가 좋을까? 역시 난 안돼' 라고 부정적 자아상만 가지게 된다면 그런 놀이는 결코 좋은 놀이가 아닙니다. p18)
1장 행복한 1년 학급살이를 위한 교실 놀이에서는, 2초만에 교실 조용히 시키는 놀이를 시작으로 어떤 놀이를 하던간에 한 사람의 승리가 아니라 공동의 보상을 약속하며 진행하는 것을 권유한다. 또 자신을 돌아보고, 친구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놀이도 알려준다. 즉 1년간 함께 할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놀이랄까. 나는 그 중 34쪽에 나오는 공주병 3종 세트에 마음을 뺏겨 버렸다. 인어공주! 라고 외치면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처럼 조용히 하기 / 신데렐라! 라고 외치면 집안일을 해야만 했던 신데렐라처럼 교실 정리하기 /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고 외치면 아이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눈감고 엎드려있기 ㅋㅋㅋㅋㅋ 와, 너무 신박하다. 그래서 나도 우리집 사정에 맞게 좀 바꿔 보면 어떨까 싶어서 몇 개 작성해 봤다. 훈련만 되면 잔소리 대신 아주 딱 좋을 것 같은데 ㅋ 한석봉! 이라고 하면 글씨 똑바로 쓰기 / 샤넬! 이라고 하면 외출 좀 하게 옷 좀 빨리 입어주기 / 제인구달! 이라고 하면 내 앞에서 재롱 피우기~ 더 크기 전에 한 번 써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2장 교실 속 도구를 활용한 수업 놀이에서는, 컵 교구를 이용하여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 안에서 집중력도 키우고, 협동심도 기르고, 과학적인 원리도 깨달을 수 있는 등 아주 다양한 놀이가 등장한다. 아쉬운 점은 컵 교구 이외의 다른 도구들로 할 수 있는 놀이가 소개되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점.. 좀 아쉬웠다.
3장 보드게임의 원리를 활용한 교실 놀이는 가장 흥미로운 파트였다. 외국에서 많이 이용되는 보드게임들을 교실에서 간단하게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변형하여 진행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3장의 가장 큰 매력은 학습을 놀이로 둔갑시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144쪽의 더할까 말까 확률 놀이로는 점수를 지키는 전략을 짤 수 있게 / 149쪽의 전달 전달 집어! 놀ㅇㅣ로는 여러 단어를 모아 하나의 공통된 개념을 설명할 수 있게 / 153쪽의 모서리 찢기 빙고 놀이를 하기 전에는 브레인 스토밍으로 단원을 한 번 정리하며 시작해서 오래도록 학습내용이 기억에 남을 수 있게 / 157쪽의 주사위 연산 빙고 놀이로는 좀더 적극적인 수학적 사고를 이끌어 낼 수 있게 / 161쪽 주사위 그림 그리기 놀이로는 시즌별로 언제든 서로 웃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겠고 / 174쬭의 재치와 눈치 놀이는 애초에 아무도 정답을 모르는 문제를 맞추는 것이므로,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166쪽에 나온 순발력 단어게임 쁘띠 바크는 <문제적 남자> 라는 tv 프로그램에도 나왔다고 하던데, 내가 지금 당장 친구들과 모여서 해도 진짜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다.
4장 아이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수업 놀이는 제목 그대로 아이들의 정서적인 관계를 위한 놀이로 구성되어 있다. 텔레파시 게임이라던가, 친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흥미로울 수 있는 놀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 놀이는 교실에서 진행하기에 정말 딱인 것 같다. 그래도 그중에 216쪽 나만의 호흡 만들기 놀이에는 많은 관심이 갔다. 요즘 매일같이 부딪치는 나와 내딸이 함께 호흡을 만들어 같이 진정할 수 있다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사실 이 책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이 보는 것이 훨씬 유리한 책이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봐도 충분히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힌트를 주며, 철저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한 번쯤 꼭 펼쳐보길 바라는 바.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두근두근 놀이수업>도 읽고 싶다 ㅋ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