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낮은 자리에서 자기나름의 최선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소개된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에 바탕하여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하는 압박 앞에 나아가길 주저하는 정직함이 돋보인다. 대수가 불법체류자로 힘겹게 삶을 이어간 썸낭을 행적을 찾고 마음 아파한 이야기, 100세가 아니지만 장수한 어르신으로 주목받은 노인의 헝클어진 과거사, 육지가 섬이 되고 자산이 점점 줄어드는 속에서도 물질에 매여 철옹성을 쌓는 인간세태 등에서 평범한 인간이 가지는 혼란과 상실을 소설은 직시하고 묘사한다.
황보름 작가의 동네서점 이야기가 담겨있다. 벅찬 직장생활의 끝에 나가떨어져 자신을 추스리고자 연 서점, 그 공간이 한마을을 되살리는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계약직의 설움을 이겨내는 정서, 가정의 왜곡을 이겨내는 지미, 꿈꾸는 바가 없어 고민이던 민철, 오랜 취업 낙방으로 지푸라기를 잡듯 서점 바라스타 알바를 구한 민준. 민철 엄마 희주와 깐깐한 작가 승우 휴남동 서점은 오늘의 청년세대를 치유하는 우물이다.
이슬아의 장편소설, 기대에 기대를 모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재미있게 살펴봤다. 쉽게 쉽게 쓴 것 같지만 삶의 의미를 쿨하게 담았다싶다. 새로운 가족기업의 모델을 낮잠출판사가 제대로 보여준다. 집과 회사가 함께 함, 가족과 부하가 같이 여겨지는 것이 말처럼 쉬울까! 적당한 거리두기와 감정처리가 없다면 스트레스를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 가녀장이 주도하는 사회도 있어야 할 거라 생각한다. 취업이 만만찮고 어느 자녀가 효도를 할지 알 수 없다. 저 한 몸 가누기도 어려운데 가녀장이라 복희와 웅이가 부러운 사람들이 많으리라.
심민아 작가의 게임도전기 소설이다. 게임개발자이지만 겜맹인 유라는 동생을 통해 실전현장을 통해 게임을 알아간다. 그러나 왜 성과 광기에 미쳐가야만 하는지, 왜 전쟁과 분노에 차 올라야하는지 의문이다. 동생이 키코기밀을 발설하은 자로 드러나 해고된 후 그녀는 그만의 평화로운 고양이게임을 개발한다. 유유자적하며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게임, 유라은 드디어 게임기뢱자가 되었다.
최진영의 그림 에세이, 작가는 고양이 캐릭터를 같이 그려넣으며 인간을 외부에서 바라보고 있다. 평가도 하고 핀잔도 주고 어이없어하기도 하며 반면 위로와 격려도 하면서 든든하게 옆을 지켜준다. 사람에 대한 넉넉한 받아줌과 편안한 응대가 이뤄진다. 바쁠 것 없는 여유 속에 보는 이들에게 쉼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