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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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인생을 관조하는 자가 가지는 사물을 바라보면서 헤아려 찾아낸 진실을 김훈은 담담하게 읊조리고 있다. 마치 자서전을 쓰듯 삶의 이정표가 될만한 시기시기의 기억들을 반추한다. 참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의 아버지를 그는 왜 깍듯이 챙겼을까? 작가로서의 생활을 했던 아버지의 개성과 기질에 대한 흠모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라면을 고열에 3분간 바짝 끓이며 대파와 계란까지 넣는 레시피는 오랜동안 익숙하게 습득한 방법이었다. 여자시리즈에서도 미인에 대한 기준과 그것이 주는 불편함을 함께 다루고 있다. 자연스런 늙음을 억지 젊음으로 유지함 속에 불안한 안타까운 긴장이 있다. 세월호와 평발 속에 너무나 뻔하게 나열되는 얘기들 속에 진실이 없는 공허와 그 속을 살아가는 자의 비애를 담고 있다. 다만 이 모든 것 가운데 눌러쓴 글들은 쉽게 눈을 옮길 수 없게 하고 있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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