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고 작가의 후기까지 보았다. 언제나처럼 김훈의 글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의도적으로 늘이지도 줄이지도 않고 마치 벌어진 일을 담담하게 받아내듯. 독립유공자 가족의 삶이 이럴까 정착하지 못한 당대와 그 삶을 이어받은 후대가 메마른 정서와 안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지고서. 마장세에게 김정팔을 사살한 결정은 어떤 심리에서 이뤄지고 그 부담은 평생의 불편과 본향에 대한 일정한 거부감으로 작용한다. 또한 오장춘이 도시락을 훔쳐먹고 유류비를 횡령하고 마약으로 이익을 챙기는 흐름은 시류대로만 따라사는 발빠른 삶이 아닌가하는 마음이 든다. 마차세의 세상을 바로보는 다소 염세적인 마음이 극중에서 아내 상희와 딸 누니, 그리고 태어날 둘째로 인해 어머니 이도순과 아버지 마동수, 그리고 형 마장세로 이어진 가족 속의 아픔이 새로 만들어지고 성장되는 식구를 통해 치유되길 바라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