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원 작가의 책을 처음 만났다. 메마르고 소외된 냉철한 청년 주인공은 이제 40에 이르는 그렇지만 산전수전을 다겪은 만만찮은 사람이다. 용산상가 PC조립일, 마사회 일, PC방 관리, 전업 금융업자 등을 거쳐 마사회 VIP를 통해 오피스텔 건물 관리를 하고 있다. 403호 여인의 자살과 그녀의 일기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무너진 삶을 통해 자기 삶의 관계를 새롭게 한다. 엄마를 만나서 치매와 장애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엄마를 안게 된다. 자신이 키운 환경, 그 환경을 혐오하기 벗어나기보다 거기에서 정작 삶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