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실 작가의 참으로 반듯하고 유쾌한 소설을 읽었다. 냉소적 시선으로 차별 속에 자존을 세우는 시대에 사는 현재를 자성하게 하고 있다. 16세 오수림을 중심으로 건물주 김순례라는 어른의 가치가 풀어진다. 값진 노동에 기반한 삶을 칭찬하고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게 하는 어른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힘들다고 하나에서 열까지 챙겨주려는 부모세대와 당연한듯 편하게 받기만 하려는 자식세대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보게 한다. 생활세계, 마을 공동체의 아름다움도 들여다보게 하는 기쁨도 선사한다. 순례주택은 함께 하는 웃음을 만드는 생활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