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용 작가의 첫 장편이다. 하드보일드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어쩌다 택배노동자가 된 주인공의 삶으로 생활세계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주문자들이 보는 택배기사에 대한 하찮은 평가와 존중받아야할 노동자로서의 자리를 보게 된다. 반면 무심한 행운동이 만나는 중심에서 벗어난 주변인들이 조명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욕망과 과도한 힘들을 마주하게도 되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재미를 갖는 것은 초탈한듯 쿨한 행운동 K의 캐릭터이다. 여기에 천재이나 미쳐버린 마이클과 기업가의 딸이나 우울 속에 빠진 여성이 새롭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