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소설을 오랫만에 만났다. 글이 문장이 이렇게 정갈하고 맛갈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초나라와 단나라, 그 왕이었던 목왕과 그 아들 표, 그리고 칭왕에 대한 이야기가 인간으로서 주연이었다. 그러나 그보다더 큰 비중으로 신월마 토하와 비혈마 야백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말이 가지는 속성과 그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돈물이라는 스스로 사라지는 풍속이 기억에 남고 평등하고 자족적인 월 지역의 풍경이 돋보인다. 권력을 다투기보다 더욱 자연 속으로 몰입하여 가버린 목왕의 둘째 아들 연의 선택도 부러움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