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보에서 정명회를 만들어 바른역사와 한국어를 공부하려한 심진학 선생의 회고가 자세히 전해진다. 동아리의 리더 지용훈 그의 배려와 관심으로 등사일에 참여한 급사 쌍현이가 일경의 모진 고문에도 자신을 알아준 이를 밀고하지 않은 사연도 알려진다. 또한 머나먼 고향을 떠나 매안에서 온 부서방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동상으로 볼을 떼어내던 일 등 만주로 이민온 조선인들의 참혹한 실상도 보여진다. 그리고 다시 역사 속으로 발해의 마지막 왕 대인선이 21일만에 아율아보기에게 항복하고 그 왕과 왕후의 말이름 오로고와 아리지로 창씨개명한 사연이 가슴을 패이듯 전달된다. 매안의 자녀들 강태와 강모가 만주로 강실은 거멍굴로 잡혀져 서서히 존재를 잃어가고 봉출과 춘복의 씨가 속량 가운데 새로운 시대를 열듯한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