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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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사마천의 <사기열전> 두 챕터를 읽고 오늘 이 책을 만났다.
'백이.숙제','굴원'의 이야기를 음미하며 정독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이 올레이야기는 아, 시원하고 상쾌하고 즐겁고 행복하다.
제주에 가 본 사람치고 쪽 빛 바다색깔에 홀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마는 이 책에 담긴 자연의 이미지들은 기어이 탄성을 자아낸다. 쪽빛 바다뿐인가! 풍경 하나하나가 정~~말 이쁘다. 

글따라 올레길을 걷다보면 한비야,조정래,리영희,추사와 정난주 그외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걷는이의 마음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 현재 스물한 개 코스, 340킬로미터에 이르는 올레길이 열렸다고 한다. 해병대길,특전사길도 있다고 하고.
굽이굽이 사연들이 깃들어 있는 제주 올레길 이야기, 가을여행 못떠난 사람들 대리만족하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길을 나서기 전에 여자는 남자보다 두려움도, 망설임도, 걱정도 많다. 그러나 정작 발걸음을 떼어놓는 순간, 여자들은 낯선 여행지  낯선 길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상황에 놀라우리만치 잘 적응한다. 계급장과 완장의 힘에 기대지 않고, 인간적으로 소통하는 데  익숙한 여자들은 혼자서도 밥을 잘 먹고, 길동무도 빨리 사귄다.
그대, 떠나기를 두려워 말라. 바람에 걸리지 않는 무소의 뿔처럼 홀로 떠나라.  
바람이 그대의 친구가 되고, 들꽃이 그대의 연인이 되어주리니. 떠난 자만이 목적지에 이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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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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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높은 한 권의 소설이자, 한편의 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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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박현찬,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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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손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 한 권이었다.
박지원, 박제가같은 문장가와 고관대작들이 글을 논하고 세상을 다투는 구절들의 생생한 이미지는  수준 높은 한편의 사극이었다. 허, 그런데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사실과 허구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팩션(faction)이라는 요즘의 글쓰기 방식에 속한다고 한다.
굳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뒤쪽 참고문헌들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자네는 몇 자나 아는가?" 라고 묻는 다면
"아직 베낄사(寫) 한 글자도 익히지 못하였습니다"
"法과 古 사이 어디쯤 헤매고 있는 듯 합니다" 라고 나는 대답해야 하리라!

 그리고 나는 연암의 마지막 문제와 지문의 답에서 가없이 가슴이 뭉클해졌다. 

 <인상 깊은 구절>  

아버지가 가르치는 방식을 견뎌내지 못한 사람 중에는 자신도 포함되었을 터였다. 
아버지가 하루에 경서 한 장과 『강목』 한 단씩을 읽으라고 말한 것은 가르칠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글쓰기의 시작이 천천히, 꼼꼼하게 읽는 것임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미처 자신이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양쪽을 고려하되 반드시 새롭고 유용한 시각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사유의 틀을 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초정이 낸 문제의 핵심이자 사이의 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니라. 

사마천은 오랜 세월 참고 견뎠던 슬픔과 분노, 수치심, 아쉬움 등을 온전히 글에 녹여냈던 것이다. 
한 번 뱉으면 사라지고 마는 말이 아니라, 지극한 진심으로 한자 한자 새긴 글로써 세상에 자신의 뜻을 증명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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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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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글감옥에 갇히는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 존재다 -폴 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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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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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리뷰글을 읽다보면 <빵굽는 타자기>에서 인용한 문장을 많이 만난다. 그렇게 궁금해져서 읽게된 책이다.
밥먹고 사는 일엔 아무 도리가 없기에, 글을 써서 밥을 벌기를 원했던 폴 오스터란 작가의 젊은 날의 치열한 기록이다.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생생하던지 난 자서전적 에세인 줄 알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제공하는 소개 글에서 자전적 소.설. 이라는 말에 '소설~소설이라고!' 되뇌이기까지 했다.  그래도 소설이라면 소설냄새라는 것이 있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전혀 눈치 못챘다.  자전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소설과 에세이의 구분이 이렇듯 모호한 책은 처음이다. 허나 소설이면 어떻고 에세이면 어떤가, 부분을 기록한 자서전이라 한들 또 어떠리! 폴 오스터란 작가의 젊은날 사실적 기록임이 분명한 것을.

신들의 호의를 얻지 못하면 글만 써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초반부에 맞닥드리게 되는 이 짧고 단호한 문장은 뒤에 펼쳐질 지난한 과정을 압축한 통통 튀는 공같다.

 프랑스어 지식이 생계에 도움이 되었다. 

       프랑스어 번역 일감

       여고생 프랑스어 개인교습

 나는 서른 살이 될 무렵까지 잡문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결국 그것 때문에 인생의 낙오자가 되었지만 거기에는 어떤 낭만적인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가령 나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선언하고 훌륭한 인생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은 욕구 같은것.  내 입장을 고수하고 물러서지 않으면 아니 그렇게 해야만 내 인생은 훌륭해질 터였다.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에 이어 밥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두 번째로 엿보았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의 다치바나 다카시도 소설가는 아니지만 인기기고가가 되기까지의 길을 자세히 적고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정진'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인고의 세월(많은 경험)을 거쳤다. 그리고 그 일을 기꺼이 운명으로 받아들였고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한 사람에게 운명을 걸 만큼 가치있는 일, 어쩌면 그것은 끼니를 걱정하는 상황도 마다않고 기꺼이 그 길을 가는 예술가들의 공통점인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글이라는 감옥에 스스로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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