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리뷰글을 읽다보면 <빵굽는 타자기>에서 인용한 문장을 많이 만난다. 그렇게 궁금해져서 읽게된 책이다. 밥먹고 사는 일엔 아무 도리가 없기에, 글을 써서 밥을 벌기를 원했던 폴 오스터란 작가의 젊은 날의 치열한 기록이다.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생생하던지 난 자서전적 에세인 줄 알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제공하는 소개 글에서 자전적 소.설. 이라는 말에 '소설~소설이라고!' 되뇌이기까지 했다. 그래도 소설이라면 소설냄새라는 것이 있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전혀 눈치 못챘다. 자전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소설과 에세이의 구분이 이렇듯 모호한 책은 처음이다. 허나 소설이면 어떻고 에세이면 어떤가, 부분을 기록한 자서전이라 한들 또 어떠리! 폴 오스터란 작가의 젊은날 사실적 기록임이 분명한 것을. 신들의 호의를 얻지 못하면 글만 써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초반부에 맞닥드리게 되는 이 짧고 단호한 문장은 뒤에 펼쳐질 지난한 과정을 압축한 통통 튀는 공같다. 프랑스어 지식이 생계에 도움이 되었다. 프랑스어 번역 일감 여고생 프랑스어 개인교습 나는 서른 살이 될 무렵까지 잡문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결국 그것 때문에 인생의 낙오자가 되었지만 거기에는 어떤 낭만적인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가령 나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선언하고 훌륭한 인생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에 휩쓸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은 욕구 같은것. 내 입장을 고수하고 물러서지 않으면 아니 그렇게 해야만 내 인생은 훌륭해질 터였다.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에 이어 밥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두 번째로 엿보았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의 다치바나 다카시도 소설가는 아니지만 인기기고가가 되기까지의 길을 자세히 적고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정진'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인고의 세월(많은 경험)을 거쳤다. 그리고 그 일을 기꺼이 운명으로 받아들였고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한 사람에게 운명을 걸 만큼 가치있는 일, 어쩌면 그것은 끼니를 걱정하는 상황도 마다않고 기꺼이 그 길을 가는 예술가들의 공통점인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글이라는 감옥에 스스로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