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을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려본다 짧게 써야만 잘 쓰는 걸까 긴 글은 잘된 글이라 할 수 없는 걸까 글이 길어질수록 그 안에 담긴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의도를 담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문장이 여기저기 자리하면서 못난 글이 된다 긴 글을 싸잡아 못났다고 이야기 하는 게 아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다면 글이 짧든 길든 무슨 상관인가 글을 여러 번 궁굴려보고 눈에 익을 즈음 낯설게 바라보는 작업은 그래서 필요하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습관처럼 사용하는 표현은 없는지 하고많은 단어 가운데 그 단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단어나 문장 배열을 바꾸었을 때 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고민을 거듭하고 결함을 찾는다 결함을 찾아내고, 고치고, 좋은 글이 탄생한다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진다 이때가 다시금 퇴고를 요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의도를 다음에는 문장구조를 마지막으로 글 전체를 뜯어 고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한 가지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글은 잘된 글인가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 글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낯설게 바라보며 수정을 거듭한 내 글이 결함을 지워내고 명료해진 내 글이 마음에 든다, 나는 *책에서 이해 안 되는 세 가지 1) 글이 왜 짧아야 하는지 2) 저자가 논리적 구조를 지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3) 과연 작문과 퇴고를 같이 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