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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됐던 방법부터 버려라
시이하라 다카시 지음, 김소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잘됐던 방법을 버리면 인생이 바뀐다!”
왜 굳이 잘됐던 방법을 버려야 하는가?
반항심이 생긴 나는 비판의 눈을 밝힌 채 책을 읽어나가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내려가다 마주친 문장에 과거를 돌아보거나 현재를 점검하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책에 지녔던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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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에는 다양한 자아가 있기 때문에 어떤 모드인지에 따라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이 달라진다.”
그렇다. 나는 사학(史學)도 모드가 되어 역사를 전공하던 때가 있었고, 일문학도 모드가 되어 일본 문학에 심취해 있던 때가 있었다. 어떤 날은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고 싶다가도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공간에서 온종일 운동을 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내 안에는 다양한 자아가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이 변화하는 건 당연지사. 당연한 일을 두고 왜 스스로를 변덕쟁이로 치부해왔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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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그만둬야 하지만 겁이 나면 해보자.”
시작부터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두려움을 부정적인 감정이라 생각해 싫다는 감정과 동일시해왔다. 그래서 놓친 일이 수두룩하다. 놓친 사람 역시 너무도 많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했음에도 모든 걸 싸잡아 싫다고 여겨왔다 생각하니 괜스레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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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중요했지만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 그때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요해도 좋다.”
그때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요해도 좋다니. 꼭 일관성을 지키는 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를 기쁘게 하던 일이 어느 순간 아까워서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순간 어떠한 고민도 없이 관성에 따라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가기보단 사유하는 시간을 갖고 새로운 일이나 방법을 선택하는 게 옳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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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저자는 잘됐던 방법이라고 해서 무작정 버리고 보라는 의도로 책을 쓰지는 않은 듯하다. 새로운 무대에 들어섰을 때 기존에 고수하던 잘됐던 방법이 통하지 않는 순간이 있으니 과거에 사용하던 방법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게 핵심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을 때 내릴 수 있는 두 가지 선택. 기존의 잘됐던 방법을 고수하거나 아예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거나. 그 중 저자는 후자에 좀 더 집중하는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