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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의 역설 -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번영의 역설
그 옛날, 한 60년 전 쯤, 한국처럼 가난하던 국가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단합심 좋고 과할 정도로 성실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각종 '운동'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각자 어떻게 느끼고 또 어떻게 사느냐와 상관없이, 1인당 GDP 지수로 보자면 부유한 국가다. 공격적인 수출 전략은 어마어마한 성과에 따라 '강력한 리더십'으로 기억된다. 반대로 여전히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경공업 또는 선진국의 원조 경제에 의지한다.
세상의 반은 굶주린다고 했던가.
아주 어릴적 교과서에서나 보던 사진은 여전히 뉴스 어딘가에서 실시간으로, 똑같이 재생된다. 어째서, 왜? 그 많은 가난한 나라를 돕기 위해 돈 많은 나라들은 기꺼이 그리고 아주 많이 물질적으로 그리고 환경적으로 원조를 쏟아부었다. 학교를 짓고 우물을 파고 음식을 퍼다 나르고 숲을 조성하고 농사를 짓고 돈을 줘도 그들은 그대로다. 돕는 게 무색할 정도로 아무 변화가 없다.
저자는 이 변화를 일으킬 변수로 '혁신'을 말한다. 적당히 도움 받고 적당히 공장을 돌리는 대신 '시장 창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농사 짓고 채집하는 자급자족이 아니라 그들의 내수 경제에 혁신을 가져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교육, 법, 문화 등의 전체적인 인프라 구축이 그들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𝒑𝒔 맞는 말이다. 전부 맞는 말이다. 너무 맞는 말인데 이 책을 쓴 저자나 이 책을 읽는 나나 진정한 번영을 논하기엔 그들과 너무 멀리 있다. 정작 이 책이 필요한 그들은 오늘도 물을 나르고 적당히 굶주리고 배 채우며 살아가고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