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어 - 슬기로운 이혼 보고서
냐저씨.한송이.김태이 지음 / 한송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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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제목부터 강렬하고 제목에 그냥 끌렸다. 떡볶이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어 라는 선언은 단순히 음식에 대한 말이 아니라 내 마음을 갉아먹던 감정과의 작별을 의미했구나. 저자가 머리말에서 전한 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누군가에겐 그저 평범한 위로로 보일지 몰라도 어떤 이에게는 말 없는 치유가 된다는 말. 한 번도 용기 내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그것이 작은 손길이 되고 포기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조용한 사과 같은 마지막 위로가 된다.

저자 냐저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었지만 이혼이라는 큰 터닝포인트를 맞으며 완전히 다른 삶의 길을 걷게 되었다. 전처가 떡볶이를 무척 사랑했다는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강렬했다. 부부 싸움이 있어도 당일이면 풀어낼 만큼 떡볶이가 매개가 되었는데 헤어지고 나서 떡볶이는 쳐다도 안 본다고 ^^; 이 상황을 고구마에 비유한 것이 참 맞다 싶었다. 고구마를 자신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고 그 상처에서 세 살이 돋아 몸집을 키운다. 이혼이라는 사건은 깊은 생채기였지만 그 상처로부터 새살이 돋듯 저자 역시 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나 또한 인생의 크고 작은 상처 속에서 세 살이 돋았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공감했다.

책 속에서 가장 크게 남은 메시지는 떡볶이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다 는 결정이 결국 나를 파괴하던 감정과의 작별이며 동시에 나를 회복시키는 감정의 선택이라는 것. 뜨겁게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잘못된 사랑 방식을 내려놓고 제대로 된 사랑을 배우는 길을 가야 한다. 진짜 사랑은 나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라는 문장은 참 와닿았다. 나 역시 누군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스스로를 잃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더 울림이 일었다.

또 결혼이 끝난다는 것은 단순히 한 인연의 마침표가 아니라 내 삶의 한 시절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고 표현했는데 씁쓸했다. 본인은 뜨겁게 전심으로, 진심으로 쏟은 시절이었을테니. 하지만 다시 사랑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랑은 결핍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 스스로를 온전히 세우고 나 자신을 지켜낸 뒤에야 비로소 건강한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정말 기억해야겠다. 

인생은 언제나 선택과 해석의 연속! 같은 상황 앞에서 분노하거나 성장을 택하는 것은 결국 각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저자가 전하는 이 한마디가 나에게 정말 크게 다가왔다. 차이를 만드는 건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태도라는 강력하고도 나즈막한 메시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결국 내가 마주해야 할 것은 유연한 나 자신이라는 걸 기억하겠다. 정답을 고집하지 않는 삶이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고 실패 속에서도 반드시 배움이 남는다는 믿음이 결국 나를 앞으로 이끌어줄 거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되니 사랑하는 일을 하고 원하는 길을 걸으며 그저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과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마음 안에 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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