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2주 여행, 숨쉬고 물드는 제주도 532 - 165개의 스팟·매주 1개의 당일 코스·월별 2박 3일 코스 ㅣ 52주 여행 시리즈
현치훈.강효진 지음 / 책밥 / 2024년 12월
평점 :
제주도 토박이로 살아온 결혼 18년 차 부부가 태어난 아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제주의 구석구석을 걸으며 쌓은 추억과 정보들을 이 책에 사랑과 정성을 쏟아 담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소장하고 싶었고 설렘으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책은 차례부터 감성을 자극했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초록으로의 피크닉', '여행의 완성은 먹방', '조용히 숨기 좋은 카페' 등 각각의 목차가 마치 나만의 제주 여행을 손짓하며 부르는 듯했다. 특히 ‘햇살이 먼저 닿는 마을'이라는 이름의 오조포구는 한 줄의 시처럼 마음에 스며들었다.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다는 이곳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제주의 풍경과 사람 냄새와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책 전체에 온전히 녹아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촉촉해졌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 새벽을 깨우는 파도, 초록으로 물든 숲길 등 제주의 색감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았다. 이 책은 그때그때 원하는 여행을 찾아 갈 수 있는 맞춤 여행으로 완벽하게 이끈다. 한 걸음씩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천천히 느껴보게끔 안내하고 있어 한 곳 한 곳을 눈에 담는데 어찌 이리 죄다 마음에 끌리고 제주가 벌써 마음 속에 든든하게 와 자리 잡았다.
맛집과 카페 소개도 단순히 음식을 넘어 공간에 담긴 감성을 전해준다. 흑돼지, 고기국수, 전복죽처럼 익숙한 제주 음식을 넘어, 빛과 바람이 스며든 카페, 한적한 동네 책방,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장소들은 제주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장소들에서 시간을 보내며 제주의 공기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제주를 다녀온 적이 있지만, 그땐 유명한 곳만 급히 돌며 놓친 것이 많았다. 이 책을 보니 그런 아쉬움이 떠오르면서, 다시 제주를 찾아 천천히 느리고 깊게 여행하고 싶어졌다. 제주의 바닷길을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추천받은 카페에서 노을을 감상하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고요를 느껴보고 싶다.
책을 덮으니 이미 마음은 제주로 떠나 있었다. 설렘과 힐링을 가득 안겨준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책이 아니라, 제주의 풍경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게 해주는 초대장이었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책을 들고 빛나는 제주를 찾아 떠나,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싶다.
제주도, 그곳의 바람과 햇살, 파도와 노을이 나를 기다린다. 제주에서 한껏 숨쉬고 물드는 날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