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영어 단어책만 몇 권인지 모르겠다. 근데 문제는 단어만 외우고 나면 그걸로 문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거다. 아는 단어 다 때려넣으면 문장이 완성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다르더라. 그래서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동사를 중심으로 단어를 배우고, 그걸 바로 써먹게 만드는 책이다. 영어 문장의 70%가 동사로 이루어져 있고, 동사가 문장의 뼈대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다. 영어는 동사가 없으면 문장도 없는데, 이 책은 그런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 진짜 동사로 모든 걸 정리한 이 책, 너무 괜찮다.
일단 처음에는 단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3인칭 현재형, 과거형, 과거분사까지 MP3로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외우게 되는 구조다. 그다음에는 미니 테스트로 알맞은 단어를 찾아 쓰게 한다. 부담 없이 단어 뜻을 점검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문장 배열하기 연습도 있다. 이건 나도 수업할 때 자주 써먹는 방식인데, 문장 구조를 파악하기에 딱이다. 동사를 찾아 동그라미 치고 해석까지 해보는 연습은 문장 분석 훈련에 최고다. 이렇게 단계를 밟다 보면 단어를 소화할 수밖에 없다.
부록으로 동사 변화표까지 딱 정리해 놓아서 동사 3단 변화도 내 걸로 만들기 좋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했던 건 챕터별로 문장 형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놨다는 거다. 1장은 주어+동사만 있는 1형식 문장을, 2장은 2형식 문장을.. 이런 식으로 5형식까지 알차게 다룬다. 이런 체계성, 인정 안 할 수 없다.
사실 영어 공부에서 문장 형식을 큰 뼈대로 잡고 연습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문장 형식도, 동사도, 단어도 다 잡아준다. 한마디로 영어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으로 공부하면 문장의 구조부터 동사의 역할까지 다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진짜 보물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