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산다는 것 - 느림의 철학자 피에르 쌍소가 전하는 “서두르지 않는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드림셀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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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사람 중에서도 초고속이다.

빨리 먹고 빨리 걷고 빨리 일하고 뭐든 빨리빨리 한다.

심지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관공서에서 남도 일처리를 빨리 처리하길 초 단위로 세는, 

효율성과 시간을 엄청 생각하는 사람이다.


근데 나의 생각과 생활 패턴을 깨는 책 제목을 보고 멈칫한 것.

<느리게 산다는 것>이라...

과연 무려 한 권의 책으로 느림을 강조할 만큼

서두르지 않는 삶이 어떤 효율을 내고 가치를 발할까?

내 삶을 흐르게 한 이 빠름의 미학을 이 책에서 어떻게 반발할지,

나는 나와 반대편에 선 이 작가의 견해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이 책은 프랑스 사상가의 책인데

원래 다소 고지식하게 글을 쓰는 분인지 번역본이라 그런지 

느림의 미학을 굉장히 철학적으로 풀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책 제목은 매우 가벼우나, 안의 내용은 작가가 아주 깊이, 오랫동안, 골똘하게 

혼자 사색하고 쓴 문장들임이 느껴진다. 


의도적으로 몽상할 때 위안을 주고 힘을 돋우며 

의욕을 생기게 하고 노동에 대한 용기를 북돋워준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나도 생각을 하고자 걷거나 자연 속에 들어가 사색에 빠질 때 

창조적인 상상력이 날개를 펼치고 안락에 빠질 수 있었던 게 생각 나.


자신의 시대에서 물러나서 살 수 있는 사람, 

혹은 그 시대의 지식을 획득하려고 열심히 경쟁하더라도

침묵과 명상을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을 지향하며 책은 계속해서 말한다.

자아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에 대해서.

그리고 자유로운 공간에 대해서.

몽상에 잠길 수 있는 오솔길,

좁디좁아 느릿하게 걸을 수 밖에 없고

신문을 느긋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고요함,  침묵, 희미한 빛과 같은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쯤되니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듯.


느림 자체의 가치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불필요하고 헛된 계획에 힘을 쏟지 않으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현재의 모습,

앞으로 선택하기로 합의한 모습을 보여 줄거라 한다.


움직임의 부재를 정의하는 게 아니라

휴식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창조적인 회복의 행복을 발견하고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과 타인의 정중한 행동을 즐기듯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작가가 뜻하는 그 휴식의 맛이 느껴졌다.


이 책에서 

나 자신을 위함 삶을 얼마나 지키고 싶은지

작가와 함께 공감했다.

세상의 속도에 맞춰 가서

나를,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는 삶이 아닌,

나와 주위에 눈 맞추며 갈 수 있는 시간들에 

집중해 보겠다 마음 먹게 된 책이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방에 차분히 앉아 휴식을 취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한다.

-파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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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컬쳐블룸에서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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