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조엘 지음, 소형섭 사진 / 크레파스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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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호주에 관련된 지인이 몇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주에 대해 궁금해지고 

호주 커피에 대해서도 알고 싶던 중

이 책을 접했다.


이 책은 손바닥 위에 올려도 부담스럽지 않는

앙증맞은 크기와 두께에,

펼치면 코팅되어 글자 한 자 한 자에 윤이 나는

기분 좋은 책이다.

화질 좋은 사진도 책 군데군데 들어 있어

감성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읽기에 너무 기분 좋은 책이다.


이 작가는 마치 옛 친구처럼 평범했고

옛 친구처럼 자기 이야기를 주절주절 한다.

너무 솔직하고 담백하고 꾸밈없고

얼굴을 마주하고 넋두리를 받는 것 같이

친근하고 친한 느낌이 들어 

책을 꼭 쥐고 재미있게 읽었다.


호주 사람들은 누군가 망치고 머리를 치지 않는 이상

불평 없이 늘 마시던 커피를 마신다는 대목에서

소리내어 웃었다.

아니, 이거 너무 우스운 표현 아닌가!?

작가님 완전 내 절친 같단 생각이 물씬!

그 만큼 호주 사람들이 일관적이고 

일관성 있는 커피를 일관성 있게 마신다는데

내 호주 친구가 머릿속에 내내 떠 다녔다.

매일 같은 카페에만 간다는 매트,

매일 아침에 에스프레소를 마신다는 매트..

다른 카페엔 안 가고 한 군데에만 고정으로 간댔었는데

과연, 너가 호주 사람이어서 그랬던 거군!

 

세계에서 가장 일관성 있는 나라 중 하나가 호주라니.

카푸치노를 마시는 사람은 늘 카푸치노를 마시고

엑스트라 핫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폭염에도 그걸 마시고

손님들은 저마다 방문하는 시간대도 정해져 있으며

전화 주문을 하는 손님은 어김없이 전화를 한 후 오고

가게에 나타나는 통로 마저 같은 곳으로 온다고..

정말 재미있는 나라가 아닐 수 없다!


호주 사람들은 커피 주문 후에 

자기가 마시는 커피는 

샷을 어떻게 할 건지, 온도는 어떻게 할 건지,

어떤 시럽을 넣고 감미료를 어떻게 넣을지 

아주 세미하게 선택한다고 해서

바리스타가 약사에 가까운 직업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또한 너무 재밌어서 혼자 낄낄댔다.


작가는 호주 땅에서 카페를 열게 된 배경과 계기를

소상하게 설명하면서 

호주의 문화를 이해한 후

자신도 일관성을 지켜 일했다고 했는데

가게 문을 여닫는 시간, 음식이나 냄새,

손님을 대하는 표정까지도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대목은

참 흥미로웠다.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방식과 문화와

호주 사람들의 커피 문화를 비교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머무를 곳이 필요하고

호주 사람들은 먹고 마실 곳이 필요한 격이라 했다.

감성있는 분위기를 많이 내세우는 한국 문화만을

그대로 들고 장사를 했다면 다시 짐 싸서 귀국했을텐데

문화적인 분석을 하고 사람을 읽고 

커피의 일관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한 이야기는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책의 중후반부에는 

작가가 카페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특징과 배경,

사람 냄새나는 스토리를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

작가는 커피 장사만 한 것이 아니라

정말 호주로 들어가 사람들을 느끼고 공감하고

호주 사람이 다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사진을 보면서 읽는데

어찌나 마음이 따뜻해지던지...


작가가 되게 센스있구나 생각하던 찰나, 

작가는 후반부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실패는 성공의 과정이라지만 고통스러운 거라고,

현명한 사람은 실패로 인한 고통을 피해가던지 최소화한다고, 현명한 사람으로부터 조언을 구하다 보면 실패를 피해갈 수 있다고.

인생을 혼자 살아갈 수 없으니

이 작가도 사람들을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된 거구나.

그리고 열정과 헌신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단단하고 깔끔하게 잘 살아가고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마신 커피한 잔이 참 달콤했다.

그 만큼 마음이 즐거워지는 선물같은 책이었고

커피한 잔과 인생 한 편을 본 것 같은,

내게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컬쳐블룸에서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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