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설국』은 끊임없이 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비현실적이다. 분명 현실에서 충분히 존재할 만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현실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을 그리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실주의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치밀한 묘사도『설국』에서는 비현실의 세계로 자리를 옮겨 앉는다. 나는 이것이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실행하고자 했던 "현실성의 희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를 두고 ‘정신주의 문학‘이라는 말을 썼다. 단순히 주관적인 현상을 묘사하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을 넘어선 직감과 정신성을 문학에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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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 - 내촌목공소 김민식의 나무 인문학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산하의 나무만으로 전통건축을 완성해야 한다는 보수적 주장은 다소 국수적이다. 그렇지만 강원도 깊은 산을 헤집어 겨우 만날 수 있는 몇 그루 소나무만으로 전통 건축을 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여론은 거의 정설이 되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삼국 시대에 이미 동남아시아의 단단하고 진기한 목재를 수입해 사용했으며, 지금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도 다 미국의 참나무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1980년대 말 영국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대대적으로 보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미국산 아름드리 참나무를 가지고 와서 조상 위패 모신 사원에도 성큼 사용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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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等은 玆에"로 시작되는 이 선언서의 첫 문장은 강력한 주어가 맨 앞에서 문장을 이끌고 있었고, 조선인이 지금 이 자리에 모여서 무엇을 하려는지를 한 개의 문장으로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吾等’은 내가 경험한 한국어 중에서 가장 힘센 주어였고, 정확하고 확실하게 제자리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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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유입된 후한 시대 중국에서 ‘보제수‘ 라고 적힌 불경이한반도로 넘어왔는데 동방 예의의 나라에서 저속한 발음을 용납할 수 없었는지 ‘보제‘를 ‘보리‘로 읽었다. 산스크리트어 보디Bodhi가 중국 한자 보제菩提로,  다시 우리나라에서 보리로  변했다.
한자를 차용하여 이렇게 음을 바꾼 경우가 더러 있다.
 불교에서시방삼세 十方三世는 온 세계를 뜻한다. 
누구도 독음대로 ‘십방삼세‘
로 발음하지 않는 것과 맥락이 같다.
 중국의 보리수는 염주 알이열매로 열리니 ‘염주나무‘로도 불린다. 더구나 염주까지 열리니서사가 그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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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일기 작가 존 에블린은 "모든 물질 문화는 나무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무가 없는 것보다는 황금이 없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라며 세상을 통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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