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예뻐지는 백석 동시, 따라 쓰는 짝꿍시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
백석 지음, 고두현 엮음, 김혜원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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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쓰며 예뻐지는 마음

마음이 예뻐지는 백석동시, 따라 쓰는 짝꿍 시/백석 시/ 고두현 엮음/ 김혜원 그림/어린이나무생각2024


시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은 누구일까요? 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집은 무엇일까요?

-엮은이의 말 중에서


엮은이의 말에서 첫 문장이다. 시인이 가장 사랑하고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집이 바로 백석의 [사슴]이라 밝히며 같은 일을 업으로 하는 시인들도 백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말한다. 


백석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오산학교를 나왔으며 6년 선배인 김소월을 보며 시인을 꿈꾸었고 이후 많은 시를 썼다. 남북으로 나뉘어 교류할 수도 없고 북에서는 북한의 문예정책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양강도로 쫓겨가 창작활동은 하지 못하고 1996년 세상을 마감했다.


백석이 쓴 많은 시 중[ 마음이 예뻐지는 백석동시, 따라 쓰는 짝꿍 시 ]는 어린이를 위해 쓴 동화 시와 짧은 시 16편을 4부로 나눠 묶어냈다. <개구리네 한 솥밥> , <준치 가시>, <오징어와 검복>은  그림책으로 전에 만나 보았지만 다른 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백석시는 일정한 운율이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고개를 흔들며 리듬을 탄다. 뒤로 갈수록 흥겹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동화시는 내용이 있고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여 시를 어렵다 느끼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정도다. 그림책으로 동화시를 만났을 때는 그림과 내용을 어우러가며 읽는다고 느꼈는데, 이 책은 시집처럼 시를 모아두니 시의 형식과 운율을 느낄 수 있어 짝꿍 시를 필사할 공간에 시를 쓰면서 시의 리듬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시를 아이와 읽는다면 어릴수록 함께 읽을 때 맛과 재미가 느껴진다. 우리 아이가 어릴 때 시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외우기도 했다. 잠자리에 누워 시를 주고받던 아이는 이젠 자기 시를 쓴다.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아이와 읽으면 좋을 백석의 시집을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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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의 계절 고정순 그림책방 3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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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의 계절

난독의 계절/고정순/ 길벗어린이2024


고정순 작가의 [난독의 계절]을 만났다.

고정순 작가의 책을 몇 년전에 만났을 때, 약간은 어두운 색감,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만나서 그런지 좀 어둡다고 느꼈다. [최고 멋진 날]같은 밝은 색감의 가족과 주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는 작가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고정순 작가의 [난독의 계절]의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밝혔다.


[난독의 계절]은 추운 겨울이 지난 어느 봄날 바깥세상이 궁금해 태어난 고구마는 쪽방촌에서 태어났지만 뭐든지 잘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글자를 읽지 못하는 아이였다.받아쓰기를 할 때면 배가 아픈 고구마였지만 아무도 무엇이어렵고 어떤 것이 곤란한지 묻지 않는 주변이었다. 그런 고구마에게 갑자기 할머니 집에 맡겨졌던 언니가 오고 언니는 고구마의 비밀을 아는 첫번째 사람이다. 언니는 고구마의 글읽기를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첫번째 사람이 된다. 고구마의 비밀을 아는 또 다른 사람은 친구인 상숙이다 .학교에서 고구마의 글읽기를 도와주고 함께 해주는 친구다. 고구마는 언니와 상숙이의 도움으로 글을 읽게 될까? 과연 언제쯤? 이들은 과연 얼마나 기다려줄 수 있을 것인가?


고구마의 주인공 시점에서 자기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의 그림책이다 보니 5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이야기르 전개한다. 요즘은 만화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작가의 최근을 반영하듯 그림책 치고는 107쪽의 상당한 양의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내가 그동안 만났던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과 다른 밝은 색감과 내용도 다소 가볍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그동안 고정순 작가의 글을 보면 주변의 이야기는 하지만 자기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느꼈는데 [난독의 계절]은 자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자리잡은 고정순 작가가 글이랑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글을 읽지 못하는 건 분명히 힘든 학교 생활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지만 고구마는 씩씩하게 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라면서 나는 무수한 '나'를 만날 것이다.

먼 훗날 나는 이 시절을 '난독의 계절'이라고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


자라면서 만나는 무수한 '나' 중 분명 부족한 '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계절이 변하듯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계절에 힘이 들 듯 자신이 힘든 시기를 '난독의 계절'이라 이름붙인다. 계절은 변한다. 더위가 지나면 가을이 찾아오고, 추위가 지나면 봄이 찾아오듯 힘든 지금을 지나면 조금은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보여준다. 고정순 작가가 자기의 이야기를 해 줌으로써 작가도 글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위로가 된다. 나는 지금의 힘든 시기를 어떻게 이름붙일까? "자라면서 만나는 무수한 나. 그리고 힘들었던 이 시절을 'OO의 계절'이라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고구마는 마지막 이렇게 말한다.

"기다려! 인기가 식기 전에 돌아온다."

귀여운 고구마의 이야기, 고정순 작가의 다른 이야기는 무엇일지 기다려진다.



딱 좋은 '지금'이 모여 나는 자랐다.

우리라는 이름 있어 가능한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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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2025년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5 경남독서한마당 초등저학년 선정도서, 2025년 한학사 추천도서 미소 그림책 9
현단 지음 / 이루리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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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놀이-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현단 그림책/이루리북스2024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현단 작가는 제1회 한국그림책출판협회 그림책 공모전 당선 작가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 그림책을 한다고 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제목을 보면 이 책이 무슨 내용이겠구나 바로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어릴 적부터, 아니 더 오랜 시간 이어져온 놀이이고 지금도 아이들이 하는 보편적인 놀이다. 하지만 책 마지막 부분을 펼치면 "어?" 하게 되는 책이다.


현단 작가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표지에 홀로그램으로 처리된 주인공 희나가 있다. 긴 판형의 세로 책으로 출발선에 선 아이들과 술래인 희나의 거리감이 분명히 드러난다. 오늘의 주인공 희나와 함께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다양한 변형 버전 중 하나다. 과연 어떤 변형 버전일까? 이 책의 화자인 나는 '오늘만큼은 희나도 나를 잡을 수 없을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며 놀이를 시작한다. 과연 희나와 함께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더욱 긴장되게 하지만 희나의 밝은 표정처럼 유머를 가진 책이다.


책 뒤면에 김지은, 김혜온, 이루리 작가의 추천사는 이 책의 소개에 장애와 비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모든 존재가 다양하게 빛나는 것처럼 장애는 존중받아야 할 개성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책을 받아 보는 내내 장애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이렇게 장애와 비장애 친구가 유쾌하게 놀 수 있다니 감탄이 나왔다. 희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이들을 보면서 누구든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이겠구나 싶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와 함께 놀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아이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장애 아이들과 만나면서 이 놀이는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얼마든지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내가 그렇게 느낀다면 보통 아이들도 누구든 함께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처음이 낯설 뿐이지 친구가 되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즐겁게 놀이를 즐길 수 있음을 많은 아이가 공감할 수 있겠다 싶다.


모두가 두려워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친구 희나와 함께 놀아보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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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자르면 라임 그림 동화 39
디디에 레비 지음, 피에르 바케즈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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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로 만나는 바닷속

그물을 자르면/디디에 레비 글. 피에르 바케즈 그림/ 이세진 옮김/라임2024


[그물을 자르면]은 프랑스 작가의 디디에 레비와 피에르 바케즈의 작품이다. 디디에 레비는 파리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신문사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어린이 책에 글을 쓴 작가이다. 피에르 바케즈는 파리의 한 서점에서 판화 전시를 하면서 판화 작업을 시작한 작가로 [그물을 자르면]도 판화 작품이다.


[그물을 자르면]은 상어 올로가 바닷속에서 1952년에 침몰한 멜빌호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멜빌 호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올로는 기계실에서 공구들을 보며 다양한 보물이 가득한 알리바바의 동굴 같다고 느낀다. 올로는 기계실 문에다 "올로 박사가 무엇이든 척척 고쳐 드립니다!"라는 간판을 걸고 집게발이 뒤틀린 게, 그물에 걸려 다리가 뒤엉킨 낙지, 뾰족한 빨대가 박힌 농어 등 여러 손님들을 고쳐주자 점점 더 많은 손님이 모이게 된다. 올로는 거대한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을 위해 그물을 싹둑싹둑 잘라구해주기도 했는데 그물을 드린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게 되고 올로를 잡으려는 이야기다.


글 작가 디디에 레비는 [그물을 자르면]을 통해 바닷속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로 고생하는 물고기, 사람이 쳐 놓은 그물에 갇혀 삶을 억압받는 물고기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이 오염시킨 환경이 바닷속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보여주며 우리가 해나가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 말한다. 이야기에 피에르 바케즈의 그림은 깊은 바닷속의 느낌을 더욱 느낄 수 있게 한다. 피에르 바케즈는 메조틴트 기법의 판화로 올로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처음엔 판화가 어떻게 이렇게 섬세한 느낌을 낼 수 있는지 궁금했다. 메조틴트 판화를 찾아보니 동판 위에 부식시키는 과정이 없는 드라이 판화기법이면서 부드러운 농담의 표현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직접 메조틴트 판화를 하는 방법을 찾아보니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판화였다. 피에르 바케즈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판화 작업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 사람에 의해 점점 오염되고 피해를 입는 바닷속 생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더욱 정성 들여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바닷속의 생물에게 인간으로 미안함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질문하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올로를 통해 희망을 볼 수 있는 따스한 이야기였다.


"올로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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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슬포슬 알밤 운동회 달리 창작그림책 14
양승희 지음 / 달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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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운동회

포슬포슬 알밤운동회/양승희 /달리2024


토끼 마을에 알밤운동회가 열렸다. 운동장 중심에 여러 종목의 경기가 준비되어 있고, 트랙의 달리기 준비, 운동장 주변으로 펼쳐진 메달과 트로피, 먹거리가 어린 시절 운동화를 떠올리게 한다. 토끼마을의 알밤운동회의 우승상품은 알밤케이크. 삶아서 포슬포슬해진 알밤의 달콤함과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질 것 같다. 주인공 로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알밤케이크를 받고 싶어 너무 설레하지만 할머니와 함께 참가한 경기마다 이기지 못해 너무 속상해 한다. 할머니는 쉬는 시간에 로로와 알밤을 주으며 먹어보라 하지만 로로는 알밤케이크를 먹고 싶을 뿐이다. 그때 꿈틀꿈틀 대는 알밤하나가 로로와 할머니를 알밤세계로 데려간다. 알밤세계를 다녀온 로로와 할머니의 운동회는 어떻게 될까 하는 이야기다.


양승희 작가의 [말랑말랑 크리스마스]에 이어 [포슬포슬 알밤운동회]는 아기자기한 색감의 색연필화로 따스한 느낌을 준다.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는 로로를 통해 조손가정에서 아이가 느끼는 좌절과 조부모로부터 받는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색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운동회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이름 하나하나도 작가와 어떤 사연으로 이어질 것 같다.


가을의 시끌벅적한 운동회를 통해 서로 하나가 되고 사랑이 넘치는 주인공 로로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경험한 운동회 이야기로 풍성한 시간을 보냈다. 여기 저기 운동회 소리로 가득 차는 동네에 아이들이 활기가 느껴진다. 로로와 함께 토끼마을의 운동회로 이야기꽃을 피워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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