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어머니
데일 살왁 지음, 정미현 옮김 / 빅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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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머니 모습

[작가의 어머니]/데일 살왁 엮음/정미현 옮김/빅북

엮은이 데일 살왁은 [작가의 어머니]를 크게 둘로 나누어 편집했다. 1부는 작가의 어머니라고 하여 셰익스피어, 존 러시킨, 루이자 올컷, 월트 휘트먼, 사무엘 베케트, 에바 라킨, 로버트 오웰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편지나 자료를 통해 삼자의 눈으로 보는 어머니를 위주로 구성했다. 2부는 작가의 회고로 하여 작가가 직접 자기 어머니에 대해 쓴 글을 위주로 올려두었다. 삼자가 보게 되는 어머니는 시대의 문제도 있겠지만 괴팍스럽기도 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아이를 휘두르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작가가 회고한 어머니의 모습은 따스한 모습으로 기록된 경우가 많았다. 내가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은 부모의 모습은 따뜻한 모습이고 싶은 것 같다.

성공적이란 삶은 무엇일까?

눈에 보이는 성공을 보고 그가 성공했으니 기쁘고 만족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은 부모의 그늘에서 상처받고 그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체 이번 삶을 살았는데도 부모가 자식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나도 경험했다. 자식에게 중요한 건 통제가 아닌 자율성과 자유, 쉴 공간이다. 

자식은 부모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강한 부모에겐 저항하는 모습이라도 보여보지만 나약한 부모는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넌 내 곁에 있어야 한다. 한다는 생각을 알고 해든 모르고 했든 주입시킨다. 어른이 되어도  빠져나가기 힘든 굴레를 씌우고 평생을 조정한다.

비단 이 책에 나온 작가의 부모들만 그런 삶은 아니다 싶다. 내 부모의 모습이 투영돼 화가 나기도 하고 숨이 막혀 답답하다. 밖에서 봐도 이 정도인데 정작 그 상황을 겪는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부모는" 거봐라 다 내 덕이다"말할까? 작가라서 자기 글에 자신의 우울하고 어두운 삶의 어느 부분을 녹여내 우리가 읽을 수 있으니 고맙다 해야 할까?

 모든 부모가 자식을 힘들게만 하는 건 아니다. 작은 아씨들을 쓴 작가의 어머니는 책의 어머니처럼 씩씩하고 세상을 긍정적이고 힘에서 살아가게 더 와주는 부모도 있다.  

 작가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나온 책이지만 이 책은 지금 세상에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나타낼 뿐이다. 내가 격은 부모의 모습일 수도 내가 아이에게 보이는 부모의 모습일 수 있다. 극단적인 부모의 모습을 위주로 편집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라도 나는 어떤 부모의 모습인가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내게 묻는다. 너는 어떤 부모이니?

자식에게 필요한 건 자율성과 쉴 공간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깨우쳐 세상에 태어난 자기 몫을 살도록 하는 것이 부모다. 코로나 시대로 누구나 힘들다고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바꿔가면서 돌아보는 삶은 좀 더 따스하고 행복할 수 있다 생각한다. 지금, 내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자. 내 아이가 나라면 어떨지도 생각해 보자. 그러면서 내가 살아야 할 방법을 찾아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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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내가 바로 무공의 고수 그래 책이야 36
이승민 지음, 이경석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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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자

[알고보니 내가 바로 무공의 고수]

이승민 글/ 이경석 그림/잇츠 북 어린이

아이는 나보다 먼저 이 책을 후루룩 읽고는 뭔가 신비롭다고 재미있다고 표현했다. 무공을 수련하고 악당과 싸우는 모습은 우와 하는 마음이 들게 하니까. 난 아이가 말한 것에 무엇을 더 담게 될까?

<알고 보니 내가 바로 무공의 고수>는 이향이 정산선인에게 무공을 전수받던 중 아빠가 다이아몬드 도둑을 몰려 체포된다. 이향과 친구 영주는 아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애를 쓰지만 아이의 말이라 무시하는 경찰과 어른들에 맞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간다는 이야기다.

이승민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다음을 말하고 있다.

첫째, 성 평등 의식이다. 무공의 고수하면 보통 남자를 떠올리지만 정산선인도 향이도 모두 여자다. '남자라서~, 여자라서 ~'하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냥 한 사람의 사람일 뿐이다. 엄마라서 아이를 잘 키우고, 아빠라서 아이를 못 키운다는 것도 편견이다. 편부 하의 자라는 아이도 건강한 마음과 정신으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향이를 통해 보여준다. 아빠는 온화하고 소박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둘째, 삶의 가치를 무엇에 두고 살지다. 이향의 아빠는 학교 앞에서 지금은 잘되지 않는 문방구를 하면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한다. 아이와 책을 나누고, 이야기 나누며 내가 가진 걸 나누면서 사는 삶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셋째, 양심에 따른 삶이다. 블루 스카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양곽 회장은 도둑질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 자기가 계획한 대로 되는 걸 보면서 재미로 하는 거라 말한다. 과연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일을 재미로 포장한다는 것이 말이나 될까? 재미로 개미를 죽이고, 재미로 왕따를 시키고, 재미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양심에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넷째, 자기가 가진 능력의 올바른 사용이다. 향이는 자기가 닦은 무공을 아빠와 누명을 쓴 또 다른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용한다. 정산성인이 떡볶이를 만들어 팔고 있지만 이 또한 내공(몸 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쌓이는 것)의 표현이다. 내가 가진 능력을 내가 하는 일에 바르게 써야 바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섯째, 누구나 자기가 잘하는 건 하나씩 있다는 사실이다. 영주는 향이의 무공을 부러워하지만 향이는 영주의 암기력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자기가 잘 하는 걸 인정할수록 행복해진다. 이 책 제목 <알고~>를 내가 가진 능력으로 "알고 보니 내가 OO의 고수"로 바꿔보면 내가 가진 능력이 뭔지 돌아보고 내가 잘 하는 게 이거구나 하는 뿌듯함을 갖게 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점이 난 참 좋다. 아이들이 보는 책은 가르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재미로 읽어도 아이들 마음에 뭔가 흔적을 남겨줄 거라 생각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가득한 책이라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강요하면 이 책이 의도하는 바를 비껴가는 게 될 것이라 본다. 아이가 읽고 싶다면 적극 권유하고 싶고 부모도 같이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무공을 수련해본다면 웃으면서 이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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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가족 햇살어린이 74
이봄메 지음, 박연경 그림 / 현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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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일회용 가족]을 읽고

이봄메 글/ 박연경 그림/현북스

이봄메의 [일회용 가족]은 엄마, 아빠를 교통사고로 잃은 도진이의 눈에 비치는 사회의 모습을 함께 보고 도진이를 키우면서 함께 사는 도진이 외할머니가 가족 알바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도진이 할머니는 동네 할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가족 알바에 재미를 붙이고 다니다 최보금이라는 아가씨의 이모 역을 해준다. 죽은 딸(도진이 엄마)이 생각나 고아인 최보금에게 할머니는 김치도 해주고 생일상도 차려주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반응이다. 도진이는 이해할 수 없다. 일회용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건데 왜 AS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용기, 간편식 용기가 많아져 일회용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많은 것이 일회용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사람도 똑같이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이봄메 작가는 [일회용 가족]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가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첫째는 희망이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받는다. 그래도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고, 상처를 준 본인이 아니더라도 덜어내고 비워내서 상처를 줄인 후 그 자리는 다시 사람으로 ㅊ채우는 거라 말한다.

둘째는 용기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사과하는 용기도 중요하지만 사과를 받는 용기도 필요함을 보여준다. 사과하기도 쉽지 않지만 받은 상처가 너무 아파 사과를 받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진심으로 한 사과라면 사과를 받아 서로의 오해가 없게 하는 것도 사람 사는 관계에서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셋째, 긍정의 힘이다. 도진이는 엄마,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혼자 남아 외할머니와 살고 있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도진이가 찾아낸 방법은 바로 수수께끼. 도진이는 수수께끼 박사가 되었다. 우울해지거나 서먹한 관계를 풀려고 할 때 수수께끼를 내며 현재를 사는 도진이를 보면서 긍정의 힘을 얻기를 바라는 듯하다.

많은 물건이 일회용으로 만들어지고 쉽게 버리는 문화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이 안타깝다. 일회용 가족을 쓸 만큼 보여주기 문화가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고, 사람마저 일회용으로 내가 필요한 대로 가족을 만들어 쓴다는 사실은 아쉽다. 도진이의 "한 번 쓰고 버리는 거라도 다친 걸 감싸 주잖아."한 말처럼 일회용이긴 해도 아픔을 보듬어 주는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다행이다 싶기는 하다. 하지만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이웃에게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갖는다면 억지로 일회용 가족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주인공인 도진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자기 나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자기 나이를 살기보다는 할머니를 먼저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모습이 조금 짠하다. 곤란한 상황이 되면 수수께끼를 내면서 회피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서 안타깝다. 도진이가 자기 마음도 솔직히 바라보고 상황에 맞서는 힘도 키워간다면 건강하고 멋진 사람이 될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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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의 역사 1 - 브래드이발소 윌크가 들려주는 단짠단짠 디저트의 역사 1
(주)몬스터스튜디오 지음 / 북센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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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이야기가 많아진다

[윌크가 들려주는 단짠단짠 디저트의 역사1]를 읽고

윌크가 들려주는 단짠단짠 디저트의 역사1/몬스터 스튜디오(주)/북센스

식사를 마치면 오늘 후식은 뭐 먹을까? 하는 생각이 뒤따른다. 우리 아이들도 비슷한 생각인지 밥 먹고 조금 지나고 나면 오늘은 뭐 먹냐며 묻는다. 늘 생활처럼 먹고 있지만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는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기회가 왔다.

인기 TV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를 본 적 없지만 디저트에 대한 이야기라 초등학생 아이와 방학에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디저트는 유럽에서 시작해서 동양으로 전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중국에서 처음 먹기 시작했고 마르코 폴로를 통해 유럽을 전해져 그것이 다시 지금 우리가 먹는 아이스크림 형태로 다시 전해져 먹게 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조선시대 이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수유라는 버터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티라미슈를 보면서 먹고 싶다던 아이는 자기가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재료를 준비해달라고 하고 간식을 먹으면서 이야기가 많아진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아빠에게 초콜릿을 주며 아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디저트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며느리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진 티라미수, 아내에 대한 사랑 마카롱, 배고픈 아이들을 위한 수도사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프리챌도 누군가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디저트니 말이다.

이탈리아 메디치가의 왕비가 프랑스 앙리 2세와 결혼하면서 달콤한 디저트가 전해졌다는 역사를 보면서 결혼을 통해 음식문화의 전달이 얼마나 한 나라의 문화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구나 싶다. 메디치가와 관련하여 마카롱 편과 아이스크림 편에 나온다.  두 이야기의 그림이 달라 처음엔 다른 가문인가 싶어 다시 글까지 확인하니 같은 가문의 이야기였다. 장면이 바뀐다고 내용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나 같은 아이도 있지 않을까? 같은 주인공이라면 그림도 통일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저트의 역사와 뒷이야기, 숨은 그림 찾기, 사다리 타기 같은 작은 놀이가 곁들여있어 이야기의 디저트처럼 아이들이 즐길 수 있을 거리가 있어 재미있다.  부록으로 소개된 미니 컬러링 대신 컵케잌과 아이스크림 접기가 있고 디저트 카드도 있으니 아이와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도 있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 하고 싶다면 함께 디저트 역사를 읽고 디저트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눠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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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영지순례 - 기운과 풍광,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는 영지 23곳
조용헌 지음, 구지회 그림 / 불광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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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영지를 돌다

조용헌의 영지 순례를 읽고

조용헌 지음/구지회 그림/불광출판사

 

 

두툼한 책이 내게 왔다. 후루룩 넘겨 보니 시원하고 꽉 찬 자연 풍광 사진과 소석(素石) 구지회의 여백이 그득한 수묵화 그림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내게 들어오게 될 이야기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조용헌의 영지 순례는 신령의 땅(그곳에 가면 힘이 솟는다), 치유의 땅(그곳에 가면 슬프지 않다), 구원의 땅(그곳에 가면 길이 보인다)으로 나뉘어 있다.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 작가는 묻는다.

 

내가 완전히 나 자신이 되었을 때는 언제인가?

 

작가가 소개한 첫 영지는 오대산 적멸보궁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내가 마지막으로 갔던 산이 오대산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여행이 내 마음 가장 가까운 곳으로부터 시작이라 천천히 오르기 딱 좋았다.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곳, 기운이 받을 수 있는 곳, 앞으로의 나를 설계할 수 있는 곳으로의 여행은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내 정신을 맑게 해주는 느낌이다.

 

책에 나온 영지 중 몇 곳은 다녀보았고 많은 곳은 다녀보지 못했다. 사람들이 찾는 곳이 영지를 알고 찾는다기보단 거기에 가면 즐거울 거라는 마음, 마음이 편해질 거라는 막연한 느낌으로 찾아갈 것이다. 막상 가보니 뭔가 편안함이 느껴지고 그래서 또 찾게 되는 곳이 되면서 영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조용헌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의 영지는 기운도 좋지만, 그 풍광 또한 일품이다. 아름다운 풍광은 그 자체로 사람을 치유하고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만사가 시들하고 허무하고 분노가 들고, 세상을 헛살았다는 느낌이 들 때는 장엄한 풍광을 마주해야 한다. 인간의 언어로는 치유가 안 되는 부분은 장엄한 풍광이 치유해준다. 대자연이 인간을 달래준다. 땅에서 올라오는 기운도 강하지만 영지 주변을 둘러싼 풍광 또한 아름답다. 기운과 풍광 이 두 가지 요소가 인간에게 감동을 준다. 순례자의 고달픔을 보상해주고도 남은 그 무엇이다.

 

코로나로 여행을 가기가 조심스럽고 중년을 사는 내게 조용헌의 영지 순례가 시절 인연으로 다가왔다. 지금이었기에 영지에 대한 느낌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갔던 자리의 느낌을 떠올려가며 읽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여행할 수 있는 일상을 찾았을 때 내가 가고 싶은 곳도 마음속에 꼽아 볼 기회가 되었다.

 

인법지(人法地) 지법천(地法天) 천법도(天法道)- 사람은 땅에서 배우고 땅은 하늘에서 배우고 하늘은 도에서 배운다는 도법자연(道法自然). 그만큼 자연은 위대하며 말 없는 가르침을 우리에게 항상 주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깊이 들어오는 요즘이다.

 

책의 마지막 표지를 덮으니 책은 혹시 당신이 찾은 영지가 있는지 묻는다. 작가 조용헌은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에게 검증된 영지를 소개했는데 너도 가면 편한 곳이 있는지 묻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내게 영지는 우리 마을 뒷산이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멀리 외출해 사람을 만나는 게 조심스러운 요즘 더 찾게 되고, 그래서인지 더욱 마음이 가는 곳이다. 내 영지에서 편안해지고 나면 많은 사람에게 검증된 영지를 찾아 느껴보고 싶다.

 

왜 이제야 산에 왔니? 지금이라도 안 늦었다!(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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