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가족 햇살어린이 74
이봄메 지음, 박연경 그림 / 현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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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일회용 가족]을 읽고

이봄메 글/ 박연경 그림/현북스

이봄메의 [일회용 가족]은 엄마, 아빠를 교통사고로 잃은 도진이의 눈에 비치는 사회의 모습을 함께 보고 도진이를 키우면서 함께 사는 도진이 외할머니가 가족 알바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도진이 할머니는 동네 할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가족 알바에 재미를 붙이고 다니다 최보금이라는 아가씨의 이모 역을 해준다. 죽은 딸(도진이 엄마)이 생각나 고아인 최보금에게 할머니는 김치도 해주고 생일상도 차려주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반응이다. 도진이는 이해할 수 없다. 일회용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건데 왜 AS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용기, 간편식 용기가 많아져 일회용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많은 것이 일회용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사람도 똑같이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이봄메 작가는 [일회용 가족]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가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첫째는 희망이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받는다. 그래도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고, 상처를 준 본인이 아니더라도 덜어내고 비워내서 상처를 줄인 후 그 자리는 다시 사람으로 ㅊ채우는 거라 말한다.

둘째는 용기다.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사과하는 용기도 중요하지만 사과를 받는 용기도 필요함을 보여준다. 사과하기도 쉽지 않지만 받은 상처가 너무 아파 사과를 받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진심으로 한 사과라면 사과를 받아 서로의 오해가 없게 하는 것도 사람 사는 관계에서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셋째, 긍정의 힘이다. 도진이는 엄마,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혼자 남아 외할머니와 살고 있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도진이가 찾아낸 방법은 바로 수수께끼. 도진이는 수수께끼 박사가 되었다. 우울해지거나 서먹한 관계를 풀려고 할 때 수수께끼를 내며 현재를 사는 도진이를 보면서 긍정의 힘을 얻기를 바라는 듯하다.

많은 물건이 일회용으로 만들어지고 쉽게 버리는 문화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이 안타깝다. 일회용 가족을 쓸 만큼 보여주기 문화가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고, 사람마저 일회용으로 내가 필요한 대로 가족을 만들어 쓴다는 사실은 아쉽다. 도진이의 "한 번 쓰고 버리는 거라도 다친 걸 감싸 주잖아."한 말처럼 일회용이긴 해도 아픔을 보듬어 주는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다행이다 싶기는 하다. 하지만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이웃에게 눈을 돌리고 관심을 갖는다면 억지로 일회용 가족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주인공인 도진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자기 나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자기 나이를 살기보다는 할머니를 먼저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모습이 조금 짠하다. 곤란한 상황이 되면 수수께끼를 내면서 회피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해서 안타깝다. 도진이가 자기 마음도 솔직히 바라보고 상황에 맞서는 힘도 키워간다면 건강하고 멋진 사람이 될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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