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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전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7
이소영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음악과 함께 하는 유쾌한 상상
갈매기전/이소영 글,그림/ 길벗어린이2025
이소영 작가는 한국과 프랑스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림자 너머]로 2014년 볼로냐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올랐고, [여름,]으로 2021 화이트레이븐슨에 선정되었다. [여기, 지금, 함게],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 안녕, 나의 루루],[힘내, 두더지야] ,[자, 맡겨 주세요!]외에도 많은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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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갔을 때 자주 만나는 갈매기의 모습, 과자를 던져주면 갈매기떼가 몰려와 서로 먹으려는 모습이 떠올랐다. 표지의 다양한 크기와 표정의 갈매기들이 심상치 않아 보이기도 했다. [갈매기전]은 공원에 아빠와 산책 나온 아이가 던져 준 빵조각을 서로 낚아채려는 갈매기들의 역동적이다. 이소영 작가 특유의 화사하고 다양한 색을 섞어 쓰며, 수채화로 맑게 그려져서 그런지 더욱 경쾌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전쟁처럼 무자비하고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이 순간이 놀이처럼 가벼워지길 원하는 작가가 다툼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던지는 유쾌한 상상이라는 말처럼 갈매기들이 먹이를 낚아채기 위한 싸움만 있는 건 아니었다.
[갈매기전]은 작가가 프랑스 파리의 공원에서 실제로 본 녀석들로 빵 한 조각을 두고 공중전을 펼치는 갈매기들을 그린 것이다. 빵 조각이 너덜너덜 해지도록 필사적인 몸싸움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너무 멋졌고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 <라 캄파넬라>를 틀어놓고 내내 작업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있는 QR코드가 있어도 곡을 들으며 책을 보니 한편의 만화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두 곡의 살짝 다른 느낌이 그림책 속에도 녹아 있어 싸움으로 할퀴어진 마음이 따뜻해진다.
글은 거의 없지만 76쪽이나 되는 쪽수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생존, 사랑, 공존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두고두고 보는 그림책 시리즈의 157번째 책, [갈매기전]이 생동감 있고 유쾌하고 따스하게 세상사를 나타내고 있으니 아이와 함께 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