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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에릭 라인하르트 지음, 이혜정 옮김 / 아고라 / 2010년 2월
평점 :
국내에 처음으로 발간되는 프랑스 소설가 에릭 라인하르트의 작품으로 616p의 다소 묵직한 분량과 빽빽한 글씨들로인해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조금 부담감을 느꼈다. 처음에는 줄바꿈도 없이 진행되는 내용과 구별되지 않는 등장인물들 때문에 한장 한장 읽어나가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제법 속도가 붙어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갔다.
이 책에는 4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각각의 남자가 주인공으로 전개되는 4개의 단편이 마구 뒤섞여 있는 느낌을 주면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하나의 큰 틀로 이어진다. 저자의 이름을 그대로 딴 에릭 라인하르트가 등장하고 3명의 남자 로랑 달, 파트리크 네프텔, 티에리 트로켈이 등장한다. 이들은 친분관계가 없는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인물들로 에릭 라인하르트는 가을을 좋아하고 중산층을 모델로 소설을 쓰는 소설가, 로랑 달은 증권 브로커였지만 모든 것을 뒤로하고 우연히 만난 여성을 찾아 떠나고, 파트리크 네프텔은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다 테러를 감행하게 되고, 티에리 트로켈은 섹스에 너무나 집착하는 인물이다. 읽다보면 얽혀 있는 조연 몇 명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데렐라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게 남은 것은 파트리크 네프텔의 어린시절 이야기이다. 그의 아버지를 축으로 일어나는 일상들을 보여주는데 더 높은 사회적 위치에 올라가고자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계급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 등 우리들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아버지를 이해 못하는 네프텔로 인해 가족들 앞에서 자살을 선택하는 그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방 안에 틀어박혀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책에서 즐거움만 얻으려는 나에게 사실 이 책은 많이 어려웠다.
프랑스 소설이어서 가치관도 많이 다르고 중산층에 관한 이야기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세상은 꿈꾸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을 그렇지가 않다는 게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현실이다.
신데렐라처럼 꿈꾸어도 이룰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의 모습.
우리가 꿈꾸고 노력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날은 과연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