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임영태 지음 / 뿔(웅진)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과 봄 느낌이 물씬나는 표지만으로도 왠지모르게 서정적이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마구 풀어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를 빤히 보고 있으면 인적이 드문 시골의 골목들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그려지고 메마른 나의 마음을 봄비로 살포시 적셔줄 것 같은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1억원 고료의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인 이 책은 대필 작가인 한 남자가 주인공으로 그의 무료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 자신의 글이 아닌 남의 글을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살아가는 답답함과 특별할 것 없는 지루한 일상 등 한 남자의 평범하지만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는 삶의 모습이 지루하지 않게 잘 전해지는 책이었다. 
너무나 무료하고 단순한 일상의 모습들이라 점점 지루해질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과거의 생활들과 종종 등장하는 죽은자까지... 단순한 전개가 아니어서 지루하지 않게 남자의 삶 속으로 빠져들수 있었다. 
골목들의 섬세한 묘사와 내가 자주 가는 곳의 지명들까지 나와서 신기해 하면서 또한 남자의 외로움에 같이 동화된 나를 느끼면서 그리고 주인공과 함께 왜 아홉 번째 집 두번째 대문이라고 적었을까 의문을 가지면서 읽어나갔다.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만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남자. 죽은 자를 따라가보기도 하고 그들과 대화도 하면서 실제로 이 남자는 죽은자가 아닐까하는 착각까지 들정도였다. 죽은 아내는 갑자기 나타나 남자에게 밥을 해주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렇게 또 사라진다. 죽은 자와 산자의 모호함. 죽음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아침에 해가 떠오르고 지듯이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야하는 그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난 후,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목적없는 여행을 떠나보고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졌다. 꽉찬 일정으로 가득찬 여행이 아닌 아무 계획없이 발길 닿는대로 떠나는 여행. 언제쯤이면 떠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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