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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이 해피엔딩 - 김연수 김중혁 대꾸 에세이
김연수.김중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김천에서 초등학교 6학년때 야구 경기 기록을 주고받으며 친구 사이가 된 김중혁과 김연수가 씨네21의 기획 칼럼에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1년동안 함께 연재한 것을 엮은 이 책은 두 소설가가 주고받는 이야기에 배꼽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많은 웃음을 선사해주신 두 분께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칼럼이 쓰여진 2009년은 여러 일들이 많았던 해였기에 사건이 터진 그 즈음의 칼럼에는 약간 무거운 공기도 감돌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가볍게 듣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영화 칼럼이라기보다는 김연수와 김중혁의 수다를 보고있는듯한 기분이 들고, 뭐 아주 가끔은 진지한 영화 이야기를 할 때도 있지만, 둘의 주된 이야기는 그냥 추억이나 일상에 관한 수다였다.
김연수가 김중혁이 보지않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공개하고, 김중혁도 스포일러 폭탄을 터뜨리려하지만 실패하고 다음으로 미루는 (마지막에 스포일러를 터뜨려주시는 김중혁 작가님 대단해요) 둘의 수다를 보고있자니 왜 철부지없는 아이들이 생각나는 걸까? 실제 나이는 40이지만, 둘이 서로에게 장난치며 대꾸하는 모습은 마냥 개구쟁이 아이들처럼 느껴진다.
그들이 얘기하는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있게 영화의 흐름이 아닌 장면이나 배경같은 소소한 이야기들이기에 두 작가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리뷰를 마치면서 나도 이 책의 제목이 되는 대책 없는 해피엔딩에 관한 스포일러(?)를 적어볼까 한다.
"대책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장면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이다. 그래서 피식, 웃음이 난다. 가끔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인공들은 마지막에 이렇게 외친다. "로큰롤!" 인생은, 그렇게, 또 계속 흘러가는 거다. 대책 없이 흘러가는 거다. 대책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사는 건 중요하다." p.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