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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ㅣ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우리는 빵을 원한다, 그리고 장미도!
영문모를 문구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다.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생존을 위한 빵과 아름다움의 상징이고, 가난한 자들에게는 사치일 수도 있는 장미도 원한다니 무슨 사연이 있기에 그들은 빵과 장미를 원하는 것일까?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로렌스에서 일어난 파업사건을 각색한 이 소설은 어린 두 남녀 아이의 눈을 통해 바라본 파업을 이야기한다. 제이크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술값과 생활비를 위해서 방직공장에서 일을 한다. 돈을 벌어와도 모든 돈은 아버지의 술값으로 사용되고, 매질까지 당하며 어렵게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런 아버지를 피해 추위를 무릅쓰고 쓰레기 더미에서 잠을 청하던 제이크 앞에 구두를 찾으러 온 로사가 나타난다. 로사의 구두를 함께 찾아주고, 로사의 호의로 그녀의 집에서 하룻밤 묵게된다.
로사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와 언니가 방직공장에서 벌어오는 돈으로 어린 동생과 함께 근근이 살며 지낸다. 주급이 6달러 50센트인데 그 중에서 집세로 6달러가 나가는 하루 벌어먹기도 힘든 처지의 이민 노동자 가정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바뀐 정책으로 공장주의 이익이 줄어들 것 같자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려하고, 노동자들은 파업을 결행한다. 파업을 강제진압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의 사상자가 생기면서 파업이 장기화에 이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이 없는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굶주리게 되고, 결국에는 아이들을 뉴욕과 버몬트로 휴가를 보내게 된다.
버몬트에서 제이크와 로사가 만난 제르바티 부부는 그들에게 온 천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아이에게 너무나 잘해준다.
그 곳에서 그들은 따뜻한 맛있는 음식들을 배불리 먹지만, 가족 생각에 마음 한편은 무겁기만 하다. 로사에게는 버몬트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술주정뱅이 아버지 덕분에 배우지 못한 제이크는 제르바티 아저씨의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파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기금도 마련해주는 버몬트의 여러 사람들. 이 소설에는 어려운 일에 봉착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착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어찌보면 권선징악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읽고 교훈을 느끼기에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여성의 힘으로 결국에는 공장주들이 노동자들이 원하던 임금협상을 체결해주었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어도 쓰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로사가 그들의 문구 <우리는 빵은 원한다. 그리고 장미도> 가 담긴 피켓을 만들어주고, 로사의 엄마는 노래로 노동자들을 선동해 파업을 계속 이끌고 나간다. 거센 진압 속에서도 처음의 그 의지를 꺽지않고 결국에는 승리를 쟁취해낸 그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금도 세계 어디에선가 파업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육체에 필요한 에너지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도 함께 원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기업을 경영하는 관리자들이 조금이나마 알아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