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레일 루트 디자인 - 기차 타고 만나는 유럽의 참모습
김덕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유레일 루트 디자인이라는 책 제목만 보고 유레일 패스를 잘 활용한 유럽 여행기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7가지 루트로 유럽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유러피언 휴먼, 유럽통합, 자전거, 스토리, 아이덴티티, 북스토리, 그린 루트로 나누어서 틀에 박힌 유럽여행이 아닌 저자의 도전정신이 느껴지는 루트 여행을 느낄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스트인 저자라 감성적인 꾸밈이 많은 글들이 아닌 사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한 객관적인 글들이 많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 좋았다.
유럽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그들과 우리의 다른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고, 유럽연합으로 통합되면서 그들의 국경이 사라짐으로 인해 가져온 편리성과 혼란을 알 수 있었다. 우리처럼 분단된 조국이기에 느낄 수 없었던 그 자유를 우리는 언제쯤이면 누릴 수 있을런지... 우리도 유럽인들처럼 국경이 없음으로인해 오는 혼란이 분단된 조국이기에 받는 서러움보단 나을 것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통일되어 그 기분을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전거와 기차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곳.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더 불편한 곳. 환경과 건강을 생각할 수 있는 곳.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우리나라와 계속 비교가 되던지 이러한 것은 유럽에서 꼭 배워야할 부분 같았다.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전거 주차장을 마련해 놓아 쉽게 자전거에서 기차로 갈아탈 수 있고,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이기에 운동도 되고, 탄소와 매연 배출이 없기에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는 놀라운 이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동차를 줄이고, 자전거 타기 운동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여 국민의 건강도 증진시키고 환경 오염도 줄이는 데 동참하여야하지 않을까?
아우슈비츠로 유태인을 날랐던 기차역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 자신들의 잘못을 덮지 않고 마음에 새겨 그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게 만든 그들. 그 선택이 참으로 대단하다. 자신의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그 과오를 알려주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또한 그걸 듣는 자식들은 자신의 조상들의 잘못이 수치스럽지는 않을까. 그 선택이 옳은 것 같으면서도 공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북한 남자와 결혼한 루마니아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 사연의 밑바닥에 있는 북한의 문제점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대형서점들이 활개를 치고 자그마한 서점들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유럽의 특성있는 서점들을 찾아 하나의 루트로 묶었다. 오래된 성당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반해 한번쯤 방문하고 싶게 만들었고, 개인이 유럽의 북스토어들의 정보를 웹싸이트에 올려 공개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우리나라엔 특이한 서점이 없나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환경문제에 관한 그린 루트. 여기에 속한 이야기는 충격을 금치 못하게 했다. 해수면이 점점 상승해서 하루 아침에 집이 사라지는 마을이 있고, 댄스 클럽의 바닥을 전기를 발생하는 장치를 넣어 사람들이 그 위에서 춤을 출수록 전기가 발생되는 신기한 곳도 있었다.
유럽이라는 곳은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나는 곳이기에 특색있는 이야기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여러 루트가 담겨있는 이 책으로 인해 유럽의 역사와 환경 그리고 그들의 생각까지 한 곳에서 모두 느낄 수 있어 유럽에 관한 한 편의 다큐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럽으로의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남들과 똑같은 시선이 아닌 유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참 유럽을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