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의 돌
문영심 지음 / 가즈토이(God'sToy)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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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로 널리 알려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책의 제목에 등장하다니...
그의 작품을 너무나 좋아하시는 분이신가? 하는 생각 한편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돌? 제목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책의 제목을 보고 그냥 심드렁했다. 별 감흥이 느껴지지않고 특이하지만 심심한 제목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장씩 읽어갈수록 가벼운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력이 있으신 작가분이어서 그런지 어쩜 이렇게 매끄럽게 읽혀지는지 그저 놀라웠다.

책에 언급되는 유명한 작품들(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장 그르니에의 섬 등)이 하나씩 튀어나올 때마다 더욱 글에 심취해서 책 속으로 푹 빠져들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몇 문장만으로도 그 작품들이 얼마나 읽고싶었는지 모른다.

사실 유명한 고전작품들을 거의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고전이 왜그렇게 읽고 싶어지던지... 책에 나오는 작품들만이라도 꼭 챙겨봐야겠다 다짐하게 만들었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은 꼭 읽어보고 싶다.

책 속에 이야기 중간마다 주인공이 쓴 단편이라면서 4편정도의 글이 나오는데 (그 작품들이 모두 저자가 틈틈이 써왔던 작품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그 단편들도 꽤 독특해서 재미있었다.
다큐작가로 활동하시는 저자분께서 19년만에 쓰신 첫 장편 소설인 이 작품은 작가로서의 창작의 고통과 글쓰는 것의 어려움 등을 여실히 잘 표현해놓은 작품이어서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고된 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책인 거 같다.
방송작가인 주인공 수영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생애에 관한 방송의 대본을 쓰던 중 우연히 얻게 된 도스토예프스키의 돌.

도스토예프스키가 있던 시베리아 옴스크 감옥의 돌맹이가 문학적 성취를 이루게 해준다는 불가사의한 힘을 갖고 있다며 그녀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시간은 그녀의 대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창 문학에 푹 빠져있던 시절 창작의욕이 충만했고, 사랑의 아픔을 느끼며 청춘을 보내던 수영은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글을 쓰지 않기로 결심한다. 결혼 후, 생계를 위해 방송작가로 일하다 그녀는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창작의 불꽃을 피우듯 그녀는 가족을 보살피지 않고 글만 써내려간다. 작가라는 직업을 너무 극단적으로 안 좋은 것만 보여준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무거운 소설이었지만 작가가 창조해내는 세계인 문학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어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야할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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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염소들
김애현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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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디자인만 보면 연애소설의 느낌을 풍기는데,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겉은 밝게 꾸며져있지만 그 이면은 어머니와의 이별 준비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라는 걸 알게된다. 
과테말라에서 염소를 키우며 염소젖을 파는 호세와 개그맨 준비생인 밀크. 
둘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표현해나가는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엔 슬픔이 묻어나지 않기에 그 속에 감춰진 슬픔의 무게가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

엄마와 함께 염소젖을 팔아 근근이 살아가는 호세. 항상 엄마의 관심을 받는 건 염소들이기에 그들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갑자기 쓰러진 엄마와 살아가기 위해 호세는 그녀 대신 염소들을 돌본다. 호세는 관광객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진행되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이야기가 공통점이 많다는 걸 알게된다. 

다큐작가로 활동하던 엄마가 하루 아침에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고, 중환자실에서 그런 엄마와 자신을 찾아오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다. 눈물 범벅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아닌 멍을 때리기도 하고, 찾아오는 친구들과 엄마의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씩 발견해내며 덤덤하게 보낸다. 자신모르게 엄마와의 추억이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놀라기도 하고, 질투와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엄마젖을 빨지 못해 이렇게 힘이 없는 거라며 흰우유로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밀크의 상황과 자신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내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이 그저 안쓰럽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유쾌한 문체 사이로 그들의 슬픔과 고민이 느껴지기에 그들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 책의 재미있는 특징은 인물들의 이름을 독특하게 지었다는 것이다.
꽃미녀, 무당벌레, 토스트기, 밀크, 딸기, 초코, P, H, Y 처럼 단순화시켜 읽어나가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쉽다. 친구들의 이름을 영어 알파벳으로 나타내 그들의 이름은 더 헷갈리긴 했지만 나머지 인물들은 이름이 재미있어서 연상해내기 쉬웠다.
그리고 이십대 여성들의 발랄함과 그들이 안고있는 고민들을 풀어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머니라는 존재의 고마움과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밀크가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상상으로 남았지만 호세처럼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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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일 루트 디자인 - 기차 타고 만나는 유럽의 참모습
김덕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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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일 루트 디자인이라는 책 제목만 보고 유레일 패스를 잘 활용한 유럽 여행기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7가지 루트로 유럽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유러피언 휴먼, 유럽통합, 자전거, 스토리, 아이덴티티, 북스토리, 그린 루트로 나누어서 틀에 박힌 유럽여행이 아닌 저자의 도전정신이 느껴지는 루트 여행을 느낄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스트인 저자라 감성적인 꾸밈이 많은 글들이 아닌 사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한 객관적인 글들이 많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 좋았다.

유럽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그들과 우리의 다른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고, 유럽연합으로 통합되면서 그들의 국경이 사라짐으로 인해 가져온 편리성과 혼란을 알 수 있었다. 우리처럼 분단된 조국이기에 느낄 수 없었던 그 자유를 우리는 언제쯤이면 누릴 수 있을런지... 우리도 유럽인들처럼 국경이 없음으로인해 오는 혼란이 분단된 조국이기에 받는 서러움보단 나을 것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통일되어 그 기분을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전거와 기차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곳.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더 불편한 곳. 환경과 건강을 생각할 수 있는 곳.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우리나라와 계속 비교가 되던지 이러한 것은 유럽에서 꼭 배워야할 부분 같았다.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전거 주차장을 마련해 놓아 쉽게 자전거에서 기차로 갈아탈 수 있고,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이기에 운동도 되고, 탄소와 매연 배출이 없기에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는 놀라운 이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동차를 줄이고, 자전거 타기 운동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여 국민의 건강도 증진시키고 환경 오염도 줄이는 데 동참하여야하지 않을까?
아우슈비츠로 유태인을 날랐던 기차역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 자신들의 잘못을 덮지 않고 마음에 새겨 그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게 만든 그들. 그 선택이 참으로 대단하다. 자신의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그 과오를 알려주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또한 그걸 듣는 자식들은 자신의 조상들의 잘못이 수치스럽지는 않을까. 그 선택이 옳은 것 같으면서도 공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북한 남자와 결혼한 루마니아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그 사연의 밑바닥에 있는 북한의 문제점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대형서점들이 활개를 치고 자그마한 서점들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유럽의 특성있는 서점들을 찾아 하나의 루트로 묶었다. 오래된 성당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반해 한번쯤 방문하고 싶게 만들었고, 개인이 유럽의 북스토어들의 정보를 웹싸이트에 올려 공개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우리나라엔 특이한 서점이 없나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환경문제에 관한 그린 루트. 여기에 속한 이야기는 충격을 금치 못하게 했다. 해수면이 점점 상승해서 하루 아침에 집이 사라지는 마을이 있고, 댄스 클럽의 바닥을 전기를 발생하는 장치를 넣어 사람들이 그 위에서 춤을 출수록 전기가 발생되는 신기한 곳도 있었다. 

유럽이라는 곳은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나는 곳이기에 특색있는 이야기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여러 루트가 담겨있는 이 책으로 인해 유럽의 역사와 환경 그리고 그들의 생각까지 한 곳에서 모두 느낄 수 있어 유럽에 관한 한 편의 다큐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럽으로의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남들과 똑같은 시선이 아닌 유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참 유럽을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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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정원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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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할머니의 그림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에 위로가 필요할 때 찾는 책이다.
이번에도 역시 몸과 마음이 너무나 지쳐 타샤 할머니의 그림으로 위로를 받고자 이 책을 선택했다.
이번에 집어든 <타샤의 그림 정원> 은 사적인 이야기가 전혀 없다.
이 책에서 타샤 할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림으로서만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만난 할머니의 책은 할머니의 일상 이야기와 함께 그림이 들어있었는데 이 책은 오로지 할머니의 그림에다가 그것에 영감을 준 글귀들을 모아 실은 책이라고 한다. 그림과 어울리는 글들이 많아서 용케 잘 찾아냈다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니 역시 책은 표지도 꼼꼼이 잘 봐야되는구나 라고 반성을 했다(앞표지에 버젓이 적혀있음).
타샤 할머니 그림의 풍경으로 코네티컷 주 레딩에서 자란 유년기의 추억이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상상일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의 풍경 그 자체라니 놀랍기만 하다.
그림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렇게 자연이 살아있는 곳에서 아이들이 자란다면 참 좋을텐데 라는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현대의 아이들처럼 전자기기가 없어도 자연에서 뛰어놀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이는 아이들이 마냥 부럽다.
그리고 그림에는 타샤 할머니의 손자들과 코기가 꼭 등장한다. 꽃과 나무, 그리고 동물(코기와 고양이 등)이 필수적으로 등장해서 그런지 동화스러운 아기자기한 느낌이 잘 살아나는 것 같다.
타샤 할머니의 어릴 적 모습도 간혹 등장한다고 하는데 할머니는 그 시절이 많이 그리우셨던 것일까... 아니면 손자들과 같이 그림처럼 뛰어놀며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싶으셨던 것일까... 
타샤 할머니의 그림에서만 묻어나오는 고요한 느낌이 너무 좋았기에 그리고 그에 맞춰진 글도 좋아서 책을 다 보고나니 마음이 평화로워진 것 같다. 다음에는 어떤 책으로 할머니를 만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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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 이모탈 시리즈 2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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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탈 시리즈 2편인 블루 문.
1편인 에버모어를 본 후 거의 일년만에 2편을 집어들었다.
사실 2편 출간 소식을 듣고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어느덧 기억 저편으로 떠나보낸 후
3편인 섀로우랜드 출간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읽어보았다.

1편에서는 에버와 데이먼의 첫만남(뭐... 사실 에버가 계속 환생을 거듭해서 첫만남은 아니지만...)이야기에
드라나까지 합세하여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2편은 데이먼의 위기와 에버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펼쳐진다.
새로운 등장인물 로만이 나타나면서 둘의 사랑이 위기를 맞는다.
전혀 딴 사람으로 변한 데이먼과 데이먼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에버.
로만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에버는 결국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환상의 공간인 서머랜드. 낙원같은 그 곳이 현실세계와도 이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지는 그 곳은 비록 에바 아줌마에게는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곳이 되어버렸지만
에버에겐 데이먼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 앞에 서머랜드와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면 우린 과연 무엇을 소망하게 될까...

초반에는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 중반에는 데이먼과 에버의 위기 후반에는 에버의 선택에 의한 결말로 이루어져있다.
에버모어에서 둘의 사랑을 확인했으니 이제 시련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수순에 의해
둘의 사랑에 위기가 찾아온다는 큰 틀만 갖고 400여페이지의 어마어마한 분량으로 늘여놓은 블루 문.
눈에 띄는 에피소드없이 지루하게 늘여놓은 것 같다는 인상이 든 이번 편은 긴장감이 조금 떨어졌다. 
총 6부작이기에 벌써부터 남자주인공인 데이먼을 죽이지 않겠지란 생각때문이었을까
그의 위기가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았기에 조금 지루했다.
뭐 에버의 선택은 좀 놀라웠지만 말이다.
3편인 섀도우랜드에서는 블루 문보다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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