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 원자력과 석유 없는 세상을 준비하는 에너지 프로젝트
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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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과 석유의 시대’가 3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던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의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가, 3년이 지난 뒤에 재판되어 나왔다. 비록 개정판은 아니지만, 새로 쓴 머리글과 2010년 『녹색평론』에 발표했던 글이 추가되었다. 왜 이 책이 3년 만에 다시 재판 돼야 했을까?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그 자신의 에너지 종말론에 대한 책임감 때문일까? 분명한 사실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그의 종말론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 사고는 현재 진행 중이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을지 지금으로서 예상할 수 없는 지경이다. 공교롭게도 강양구 기자의 3년 전 예언은 들어맞았다. 원자력에 의존한 우리 ‘아톰의 시대’는 진정 그 끝을 고민할 때가 온 것이다.

비록 3년 전에 나온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가 동일한 위기 속에 있기 때문이다. 아니, 더 심각한 위기에 처했기 때문일 것이다. 원자력 에너지의 위험성과 석유자원 고갈을 경고하는 책은 많이 있지만, 현직 기자의 취재력에 바탕을 둔 이 책은 우리나라가 처한 에너지 위기의 현실을 훨씬 더 낱낱이 보여준다. 총 열 챕터에 걸쳐 우리나라가 얼마나 석유자원과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체 에너지 개발에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각 챕터의 마지막엔 ‘깊이 읽기’, ‘생각하기’, ‘읽을거리’를 첨가해서 에너지 문제에 더 심도 있게 접근하게 한다. 그중에서 광주를 ‘태양의 도시’로 만들려는 민관 협동 단체와 주민들의 노력은 눈물겹게 읽힌다. 그동안 유럽의 태양 마을 성공사례만을 접했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에너지 문제에 관한 터무니없는 낙관성을 문제 삼는다. ‘원자력 발전소의 필요성’을 묻는 한 설문조사에 93퍼센트의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의 시점에서 보자면, 93퍼센트라는 저 숫자가 보여주는 낙관성은 얼마나 터무니없는 가. 무관심과 무사안일한 태도로는 해결할 수 없을 만큼 ‘아톰의 시대’의 종말은 목전이다. 그러므로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의 재출간이 더 없이 반가워해야 한다. 이번엔 진정 ‘코난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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