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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청소부 마담 B
상드린 데통브 지음, 김희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2월
평점 :
[범죄 청소부 마담 B]는 범죄 스릴러 소설이다. 주인공의 이름 블랑슈 (마담 B)는 범죄자들의 의뢰를 받고 범죄 현장, 특히 살인 현장을 말끔히 청소하는 것이 직업이다. 20년 전 어머니의 연인이었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양부 아드리앙과 함께 하고 있다.
어느 날 범죄현장에서 20년 전 자살이라고 믿고 있는 엄마의 스카프가 발견된다. 누가 엄마의 유품을 가져다 놓은 지에서부터 이 소설은 결말이 이어질 때까지 계속 독자들에게 의문점을 생기게 한다. 그리고 블랑슈가 생각하는 의문과 독자가 생각하는 의문의 답이 미묘하게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소설을 읽으면서 느껴보기도 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에서부터 갑자기 양부 아드리앙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캉탱이 거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비롯한 그 후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흩어진 퍼즐 조각 같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단서와 어떤 맥락에서부터 추리를 해가면서 읽어야 할지 초반에는 조금 난감했다. 하지만 구세주, 세드릭의 등장에서부터 블랑슈와 세드릭의 추리는 독자들에게 이 소설에서 밝히려고 하는 진실에 가까워지려고 하지만.....
"아드리앙의 행부터 시작했다.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_p.186
블랑슈는 처음엔 용의자를 아드리앙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사실 소설에서 처음에 의심되는 용의자는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범죄 스릴러를 많이 읽어본 독자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근데. 이 문장에서 미묘한 느낌이 있다. 아드리앙을 한 면만 보지 말고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면서 보면... 소설의 결말을 예측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카트린 바르작이 지워지지 않도록 은에 새기려고 한 명령문. '절대 그녀에게 손대지 마."_p.193
주인공 블랑슈의 어머니가 양부 앙드리앙에게 준 반지 안쪽에 새겨진 명령문의 진짜 의미를 소설 중반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소설의 결말을 보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 즉 블랑슈에게 손대지 말라고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를 추측해 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의 의도가 선했다는 점은 의심하지 않았다. 그가 했던 모든 일은, 오직 그녀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였다."_p.369
양부, 앙드리앙이 블랑슈에게 했던 지난 20년간의 행동들이 선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블랑슈는 가스라이팅과 함께 양부에게 길들여졌다. 그 의도가 선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블랑슈가 생각하는 과거는 진짜 과거가 아니라는 점이 이 소설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다.
[범죄 청소부 마담 B]는 의문에 의문을 가하는 방식으로 소설에 깊이 빠져들도록 만들어 준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들의 관계는 몇 번 읽다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소설의 읽는 흐름에 방해되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다. 블랑슈의 어머니의 20년 전 유품이 발견된 것이 블랑슈와 연결된 하나의 인물이 아니라 인물들 간의 또 다른 연결고리가 있어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뇌가 양옆으로 확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마담B(블랑슈)는 범죄 현장을 청소하는 청소부이지만, 정작 자신의 과거, 어머니의 죽음과 관견 된 사실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채 20년을 보냈다. 하지만 소설의 결말을 통해서 블랑슈는 범죄현장의 청소부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청소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을 통해서 과거에 기억하기 싫은 장면과 대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것을 청산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가 아니라 밝은 미래를 향해 가고 싶은 독자라면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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