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쇄신 -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다
네이선 가델스.니콜라스 베르그루엔 지음, 이정화 옮김 / 북스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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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잡힌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


 인터넷과 SNS의 등장으로 차별과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한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건 좋지만, 무분별한 자유로 인해 공화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역사 속 모든 공화제는 무질서로 인해 무너졌다. 따라서, 저자는 거버넌스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금, 사회 통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거다. 체계적인 질서를 갖춘 '숙의 민주주의'를 향해 민주주의를 '쇄신'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숙의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여러 사회 제도(상원과 하원의 명확한 역할 분담, 심의기구 등)를 설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 기업이 스스로 자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다. 현 민주주의의 위기는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하는 차별과 편향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불평등


 저자는 좌파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깊어질 불평등을 어떻게 통제할지 고민한다. 마르크스부터 슬라보예 지젝, 피케티 등 유명한 사회주의 학자의 이론을 참고한다. 현 자본주의는 생산(노동자)과 소유(자본가)가 분리돼있어, 4차 산업혁명으로 AI와 기계가 기존 노동자를 대체하기 시작하면,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주식과 자본의 소유권을 중대한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현 자본주의 분배 방식으로는 불평등을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기본 소득 같은 선분배 정책과 기업을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보편적 기본 자본과 같은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공산주의는 틀림없이 실패했지만, 불평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현재, 사회주의 이론도 상당히 유의미하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투키디데스 함정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지금, 저자는 중국을 압박하는 건 오히려 중국 공산주의 정권에 명분을 줄 뿐이라고 경고한다. 중국은 유교적 질서와 공산주의 통제에 길들여 있는 사회다. 중국을 압박할수록, 중국은 오히려 서구의 압박을 빌미로 통제를 더욱 강화한다. 비록, 중국의 체제에 문제가 있더라도, 미국과 유럽이 해야 할 건, 중국이 스스로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거다. 따라서, 저자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중국에 강요할 게 아니라, 현재 중국이 채택하고 있는 사상보다 두 사상이 더 낫다는 걸 증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두운 세계화와 개방사회


 종속이론이 설명하듯, 세계화는 불평등과 경제적 혼란을 야기했다. 상호 호혜를 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가 타국을 희생시켜 자국의 이익을 취하는 일방 이득의 관계로 변질했다. 서로 이익을 얻기 위해 체결한 자유무역 관계가 착취하는 국가와 착취당하는 국가로 나뉘었다. 저자는 긍정적 민족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즉, 자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세계의 통합이 필요하다. 무조건 개방할 게 아니라, 보호무역도 필요하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조건 없이 개방된 사회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합리적인 순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민자에게 무조건적인 자유를 허용할 게 아니라, '조화를 이룬 다양성', 기존 사회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으로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


중요한 건, 균형!


 여러 주제를 살펴보지만,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균형'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요지다. 극단적인 주장이 제기되고, 타인을 차별하는 사상이 대두되고, 인기영합주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현재 정치·경제 제도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사이의 균형, 신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의 균형,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의 균형, 다원주의와 민족주의 사이의 균형, 개방주의와 폐쇄주의 사이의 균형, 각각의 균형점을 찾고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저자는 중국이 어떤 방향을 채택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중국이 안 좋은 선택을 할 것을 우려한다. 세계도 마찬가지다. 각 나라가 어떤 해결책을 채택할지,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무도 모른다. 좋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 두려울 뿐이다. 아무리 올바른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강제하는 순간 올바른 선택이 아니게 된다. 세계가,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강제할 게 아니라,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보여주고, 스스로 노력하도록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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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행동경제학 - 행동 설계의 비밀
마이클 샌더스.수잔나 흄 지음, 안세라 옮김 / 비즈니스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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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이 말하는 바람직한 사회


 심리학과 경제학의 학제 간 연구인 행동경제학으로 바람직한 사회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내적·외적 요인을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생소한 유럽과 미국의 시사가 어렵지만, 저자가 시사 분석을 통해 내놓는 결과는 상당히 유의미하다.


 저자는 '소속감'과 '사회적 신뢰'에 주목한다. 사회 구성원이 보다 소속감을 많이 느낄수록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고, 사회적 신뢰가 형성된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사회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구성원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소속감을 나눌 수 있도록, 사회적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불평등을 어떻게 통제하느냐다. 불평등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다양한 사회 집단을 형성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사회적 신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구성원이 호의적으로 집단의 일원이라고 인정해줄 때 느끼는 '소속감'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다. 소속감은 인간에게 안정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성향이 반대인 사람에게 끌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과 유사하다고 느낄수록 친밀감을 느낀다. 저자는 '경험적으로 여러 가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끼리 서로 끌린다.'라고 이야기한다. 비슷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이 모여 집단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나눈다. 무엇보다 먼저 소속감을 주는 건 가족 관계다. 부모님의 사랑, 형제자매 간 우애 속 안정을 느끼는 건, '가족'이라는 집단이 소속감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차츰 성장하면서 학교, 동아리, 직장 등 여러 사회적 자본을 획득해가며 가족 관계가 아닌, 타인과 소속감을 나누기 시작한다.


 하지만, 집단이 구성원에게 소속감을 주지 못할 때, 집단에서 차별1과 배제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은 낮은 소속감을 느낄 때, 소속감을 충족하기 위해 반작용으로 여러 행동을 한다. 이직이나 전학같이 자신에게 소속감을 주는 다른 집단으로 이동한다. 시위나 내부고발처럼 여러 장치를 이용해 차별에 강력히 저항한다. 소득에 맞지 않는 명품을 구매하는 등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억지로 맞춘다. 심지어, 자신의 소속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집단을 차별하는 데 동참하기까지 한다.


 사회적 자본은 소속감을 불러오고, 소속감은 사회적 자본을 강화한다. 사회적 자본과 소속감은 불가분 관계에 있다. 사회적 자본이 풍부할수록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소속감을 느끼기 쉽다. 따라서, 저자는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사회적 활동을 국가가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다수가 좋아할 만한 사회적 활동만이 아니라, 소수를 위한 사회적 활동도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거다.


 사회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을 신뢰하고 포용하는 '사회적 신뢰'는 국가를 원활히 작동하도록 한다. 사회적 신뢰가 낮다면, 국가는 흔들린다. 분열하고 퇴보하기 시작한다. 우리와 타인으로 구성원을 구분하는 행동은 사회적 신뢰를 깨뜨린다. 사회에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집단이 부족해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울수록 사회적 신뢰를 형성하기 쉽지 않다. 특히, 불평등은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사회적 신뢰는 불평등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있을 정도다.


 사회가 평등할수록 강한 사회적 신뢰를 형성한다. 평등할수록 친밀감을 느끼기 쉽고, 다른 구성원을 구분하고 차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핵심은 다원주의와 불평등 해소다.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1. 보이는 차별도 무섭지만, 암묵적인 편견도 소속감을 저해한다. 암묵적인 편견은 자신이 차별하고 있다는 걸 인지 못 하는 경우와 잘못된 편견이라는 걸 알면서도 행동은 다르게 하는 경우다. 암묵적인 편견을 극복하는 방법은 차별적인 정체성보다 자신과 공유하는 상위의 정체성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거다. 전라도와 경상도 출신이 아닌, 같은 한국인으로 바라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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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본질 EBS CLASS ⓔ
구대회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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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기초 상식


 커피 기초 상식을 담았다. 커피 재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각 원두의 특징은 무엇인지, 어떻게 커피를 우려내는지 등 누구나 커피를 마시면서 궁금했을 내용이 담겨있다. 커피의 기초 개념을 담았다고 하지만, 상당히 전문적이고 디테일하다. 커피 전문용어가 쏟아진다. 단순히 카페인을 목적으로 커피를 찾던 사람은 심오한 커피 세계를 경험할 거다.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추출한 커피를 물에 섞어주던,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어 보이던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보게 된다.


 1부에서는 '생두'와 관련된 기초 개념을 설명한다. 커피나무의 재배와 수확, 커피 품종과 특징, 생두의 정제법이 담겨 있다. 커피 재배 조건이 무엇이고, 커피를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기 어려운 이유를 알게 된다. 전문적인 카페 카운터에 쓰여있는 원두 원산지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원두'와 관련된 기초 개념을 설명한다. 원두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생두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과정인 '로스팅'을 담았다. 다양한 로스팅 방법과 거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원두를 알 수 있다. 다양한 원두를 취향에 맞게 혼합하는 '블렌딩'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커피 추출 과정'을 설명한다. 커피 원액인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장비가 핵심이다. 커피를 가는 그라인더부터 핸드드립과 에스프레소 머신, 캡슐 커피의 원리와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커피도 음료라서 '물맛'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연수기와 정수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1

 4부에서는 다양한 커피 메뉴를 설명한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카페라테와 카푸치노, 카페모카와 캐러멜마키아토, 콜드브루 등 카페의 메뉴판을 장식하는 수많은 종류의 커피를 만난다. 겉보기에는 별 차이 없어 보이던 커피 메뉴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좋은 가성비 카페가 어디인지 알게 된다. 동네 편의점 아메리카노와 값비싼 커피 전문점의 아메리카노의 차이를 이해하게 된다. 카페인 섭취 목적으로 마시던 커피를 음미하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자.


  1. 미국 뉴욕 맨하탄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보면, 물맛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미국 스타벅스는 정수된 물이 아닌 수돗물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커피에서 불소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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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손실 제로의 법칙 - 손실은 최소화하고 성과는 극대화하는
시미즈 가쓰히코 지음, 권기태 옮김 / 성안당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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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실에 주목하라!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기업을 경영할 때 보이지 않는 손실인 '기회손실'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어떤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적인 손실과 달리, 기회손실은 '하지 않은 행위' 또는 '할 수 없었던 행위'로 인해 발생한다. 일반적인 의사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의사 결정에 반영하면 안 되는 매몰 비용이 대표적인 기회손실이다. 기회손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고, 모르는 새 누적돼 큰 손실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만 남기는 간소화 절차로 기회손실을 제거해야 한다. 경영에서도 오컴의 면도날이 필요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회손실을 '결정의 기회손실', '프로세스의 기회손실', '후회의 기회손실', '경영자의 기회손실', 네 가지로 나누고, 각 기회손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예방 또는 방지할 수 있는지를 본문에 담았다.


결정의 기회손실

 결정의 기회손실은 '기회비용'을 의미한다. 어떤 선택으로 포기해야 하는 가치가 기회비용이다. 어떤 선택과 행위로 할 수 없게 된 다른 선택과 행위가 기회비용이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선 반드시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기회비용도 '비용'이기 때문이다.


프로세스의 기회손실

 프로세스의 기회손실은 계획에 나무나 많은 시간과 자금을 들이는 걸 의미한다.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해도 부족할 소중한 자원인 인력과 시간, 그리고 자본을 낭비하는 거다.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미래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은 핵심만 추려 간소화해야 한다. 계획에 투자할 자본을 실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후회의 기회손실

 후회의 기회손실은 의사 결정 이전 후회의 기회손실, 의사 결정 이후 후회의 기회손실, 두 가지로 나뉜다. 의사 결정 이전 후회의 기회손실은 잘못된 결정을 피하고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심사숙고하느라 어떤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걸 의미한다. 위의 프로세스의 기회손실과 겹친다. 의사 결정 이후의 기회손실은 지난 행위에 미련과 후회로 낭비하는 걸 의미한다. 과거는 빨리 털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


경영자의 기회손실

 경영자의 기회손실은 경영자의 부적절한 판단 의미한다. 경영자도 사람이기에 실수하기 마련이다. 그들도 인지 편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확증 편향부터 근시안, 그리고 편견까지 다양한 편향이 경영자를 잘못된 판단으로 이끈다. 경영자가 스스로 최대한 편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기회손실을 피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파악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불필요한 것에 자원을 낭비해선 안 된다. 선택과 집중에는 객관화가 필요하다. 심리학에서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자기 객관화를 하라고 하듯, 경영도 객관화를 통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보이지 않던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선, 인지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객관화는 필수다. 인생도, 연애도, 사업도 객관화된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걸러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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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읽는 말 -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
로런스 앨리슨 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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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를 활용하라!


 범죄 심리학자인 저자는 범죄자를 다룰 때 사용하는 대화법을 '일상'에 적용한다. 범죄자 심리와 대화 패턴 분석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례가 부모와 자식 관계같이 일상 관계에 집중됐다.


 저자는 '라포르'를 강조한다. '라포르'는 심리학에서 상호 신뢰관계를 의미한다. "쟤랑 말할 때는 항상 무언가 통한다.", "함께 있으면, 영혼을 이해받는 거 같아."라는 느낌을 주는 관계가 라포르다. 저자는 라포르를 형성하면, 수많은 대인관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라포르에는 HEAR 원칙이 있다. HEAR 원칙만 지키면 어떤 상황이든, 어떤 상대방이든 라포르를 형성하여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다.


Honesty(정직함)

 자신의 의도나 느낌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간접적으로 돌려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거짓말로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Empathy(공감) 

 상대방의 신념이나 가치를 이해한다. 자신의 가치관으로 상대방을 투영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자기 입장만 생각할 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Autonomy(자율성) 

 상대방의 자유 의지와 선택을 보장한다. 설령 옳은 일일지라도, 상대방에게 무조건 따르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스스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Reflection(복기)

 대화가 목표에 맞게 흘러가도록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되짚는다. 의미 없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대화 의도를 파악하고 자신이 상대방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명확히 표현한다.


 저자는 사람의 대화 성향을 티라노사우루스, 사자, 원숭이, 쥐, 네 동물로 구분한 뒤, 강력하고 포악한 티라노사우루스, 정의롭고 리드하는 사자, 조율하고 협조하는 원숭이, 겸손하고 순응하는 쥐로 각 동물에 성질을 부여한다. 그리고 각 동물을 건강한 동물과 불건강한 동물로 나눈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불건강한 동물에서 건강한 동물이 될 수 있을지 가르쳐준다. 공격적으로 상대방을 비하하는 불건강한 티라노사우루스와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강한 티라노사우루스, 약하고 갈등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불건강한 쥐와 겸손한 태도로 상대방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건강한 쥐처럼 각 성향이 어떻게 HEAR 원칙을 지키며 라포르를 형성할 수 있을지 보여준다.


 요점만 따지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커뮤니케이션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겸손하게, 인내심을 갖고, 상대방의 대화에 집중하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는 거다. 저자는 '겸손한 쥐'가 최종 승리자라고 한다. 약해 보이고 무시당하기 쉽지만, 결국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건 겸손한 쥐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는 대화의 태도가 라포르를 형성하는 데 최고라는 거다. 모름지기, 겸손이 최고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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