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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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억력 마스터가 전하는 기억법


 암기를 쉽게 하는 기억술 '기억의 궁전'을 국제 기억력 마스터가 가르쳐준다. 기억의 궁전을 독자가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글로 설명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만화로 기억의 궁전을 가르쳐준다. 글로 어떻게든 설명하려고 추상적인 용어를 써가며 독자를 머리 아프게 하지 않는다. 덕분에, 기억의 궁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림을 보며 바로 따라 할 수 있다. 독자는 저자가 유도하는 대로 따라가면 기억의 궁전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기억의 궁전 유래와 원리를 설명하지 않는다. 기억의 궁전이 어떻게 등장했으며 원리는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찾아보자. 하지만, 기억의 궁전을 훈련하고 싶다면 이 책만 한 게 없다.


기억의 원리

 

 기억의 궁전을 이해하기 위해서 인간이 '기억'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문명이 발흥하기 전 인간에게 기억은 생존의 문제였다. 눈앞에 있는 과일이 독이 들었는지 먹을 수 있는 건지 구분하려면 '특성'을 기억해야 했다. 나침반과 지도조차 없던 시절에 사냥을 마치고 가족에게 돌아가려면 '위치'를 기억해야 했다. 맹수를 피하려면 맹수의 특성과 서식지를 기억해야 했다. 인간은 척박한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간과 특성을 기억'해야 했다. 덕분에, 우리는 공간과 특성을 다른 것보다 쉽게 기억한다. 수학 공식보다 동네길 외우는 게 더 빠르다. 상대방의 특성을 기억한 첫인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의 궁전은 이걸 응용한다. 기억하고 싶은 정보를 인상적인 형상으로 치환하고 익숙한 공간에 배열하는 게 핵심이다.


 기억의 궁전이 만능은 아니다. 기억의 궁전은 주로 '단기 기억'에 유효하다. 기억의 궁전에 보관된 정보를 체화하고 응용하는 단계인 '장기 기억'이 되려면 기억의 궁전을 계속 방문해야 한다. 기억의 궁전으로 수학 공식을 외웠다고 바로 응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식의 이해를 요구하는 응용문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저자는 기억의 궁전을 기억의 보조 바퀴로 표현한다.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지만 익숙해지면 떼버리는 보조 바퀴처럼 기억의 궁전도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면 필요 없다. 기억의 궁전은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도록 유도하는 촉매 역할이다.


 학교에서 노래로 공식이나 개념을 외운 적 있을 거다. 발음이 비슷한 동물이나 사물로 공식을 문장으로 변환해 외운 적 있을 거다. 이게 모두 기억의 궁전 응용이다. 수험생이라면 기억의 궁전 훈련은 필수다. 공부의 효율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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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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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와 인공지능의 쓸모


 확률과 통계, 그리고 이를 응용한 인공지능이 어떻게 세상의 발전을 이끄는지 소개한다. 책 제목과 달리, 수학 전체를 다루지 않는다. 수학 중 확률과 통계로 한정된다. 번역자가 원(原)제목(AIQ : How People and Machine are Smarter Together)과 내용(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서 동떨어진 한글 제목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 있다. 확률·통계 이론이 등장한 역사와 원리를 소개하고, 그 이론이 어떻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에서 이용되는지 보여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원리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기본 이론인 통계와 확률을 설명하는 구조. 단락 끝에는 어려운 이론을 다시 한번 설명하거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어디까지 발전했고, 어떻게 이용됐으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한다. 


 어려운 수식은 과감하게 생략했다이론의 등장 배경과 응용 사례를 같이 설명한다. 이론의 원리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분산과 표준편차, 조건부확률 등 학교에서 원리와 쓰임도 모른 채 공식 암기로 배우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통계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배울 게 많은 책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잘 모르는 사람이 개괄적으로 살펴보기에 최적인 책이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그걸 사용하는 인간에게 달렸다


 저자들은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인공지능에 의해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생활은 편해지고 수명이 늘어나며 사회는 더 평등해진다는 거다. 실제로 저자의 생각처럼 인공지능이 더 나은 사회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 가짜 뉴스 등 인공지능이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적절한 용도로 쓰이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도구와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을 가를 수 없다. 어떤 범죄자가 식칼로 사람을 죽였다고 하자. 범죄자가 나쁜 거지, 범죄자가 이용한 식칼이 잘못된 건 아니다. 식칼이 그 자체로 문제라면 식칼을 금지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금지하는 걸 어떤 사람이 동의할까. 도구와 기술의 좋고 나쁨은 전적으로 그걸 사용하는 인간에 달렸다. 식칼이 사람 죽이는 데 이용된다고 식칼을 금지하거나 규제해보자. 식칼이 금지되면,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없을뿐더러 생활이 불편해진다. 규제로 식칼을 구매하거나 사용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사회주의 국가의 생활이 어떤지 체험하게 된다. 엄격히 규제돼도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무기'와 달리, '식칼'은 일상생활이 편리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이를 규제하거나 금지하면 국민 전체가 불편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바바리맨 잡겠다고 바바리코트를 금지하는 꼴이다.


 우리나라에 식칼을 금지하는 정책과 법안이 많다. 악용 가능성 또는 부작용만으로 과감히 철퇴를 내린다. 에너지와 교통·통신, 의료까지 광범위하다. 탈(脫)원전 정책이 대표적이다. 식칼을 금지·규제할수록 경제는 침체한다. 불필요한 과잉 대응에 에너지가 낭비되고, 국가 간 경쟁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는 침체하고 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끈 기존 산업이 한계에 달해 청년실업과 저출산이 등장했다.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이 등장해야 하지만, 전문가도 모를 정도의 많은 규제가 가로막는다. 경제 포럼에 초청된 기술자나 사업가 모두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정치권은 기득권을 눈치 보며 슬그머니 규제를 신설한다. 후진적인 정치계와 기득권 때문에 우리나라 전망이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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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방식 - 자본은 어떻게 당신을 지배해 왔는가? Insight Series 1
유기선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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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 입문서


 '경제와 자본주의'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방대한 양의 경제학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걸 보면, 저자가 경제에 대해 보통의 이해도를 갖춘 게 아니라는 걸 느낀다. 자본주의, 주식 제도, 화폐와 금융, 경제학, 경제사(史)를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자본주의를 개괄적으로 파악하는 데 이만한 책이 없다. 


 단락 끝에 내용 요약을 첨부해서 경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어려운 용어는 주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깔끔한 문장이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꼼꼼한 참고 문헌은 독자가 깊은 경제 지식을 습득하도록 유도한다. 여러모로 정성이 들어간 책이다.


 교양서로 자본주의를 다루는 책은 좌파 이데올로기가 스며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도 마르크스를 인용하고 신자유주의에 비판적인 어조다. 하지만,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좌파라기보다 케인지언(Keynesian)에 가깝다. 그마저도 이념적 편향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중도(中道)의 시선이 느껴진다.


중용(中庸)의 삶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 입대하기 전 "모든 줄은 중간에 서라."는 조언을 들어본 경험이 있을 거다. 조언에는 맨 앞에 서면 여러 부림을 받아 피곤하고 맨 뒤에 서면 뒤 떨어진 사람으로 핍박받는 현실이 반영돼있다. '적당히'가 군대 생활의 미덕이다. 비단 군대만의 일이 아니다. '적당히'는 학문, 정치 등 인간 사회 모든 곳에서 중요하다.


 극단에 선 사람은 원칙주의자다.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고집한다. 융통성 없이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이다. 이들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안정시키기도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사회의 진보를 가로막기도 나락으로 이끌기도 한다. 중세 유럽에서 광신도에 의해 갈릴레이 같은 위대한 학자가 화형당했다. 성리학을 고집하는 사림 세력이 집권하면서 조선은 은자(隱者)의 나라라 불리며 쇠퇴했다. 현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중동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 이념도 다르지 않다. 사회주의를 고집한 좌파 세력은 사회주의에 반대하는 일반인을 학살해가며 꿈을 이뤘지만, 결과는 시궁창이었다. 자유주의를 찬양하던 우파 세력의 자유방임이 경제 붕괴와 세계 대전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은 일관적이지 않고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정말 다양하다. 그런 인간이 모인 사회이기에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에는 틀린 게 지금은 맞다. 따라서, 중용(中庸)의 정신이 중요하다. 극단의 가운데 서서 편향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겸손과 존중이 핵심이다. 조선왕조 개창을 반대하는 원칙주의자 정몽주에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라고 이야기했던, 신진 사대부 세력은 세종을 거쳐 조선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종교가 지배하는 삶 속에서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던 사람들에 의해 르네상스가 펼쳐진다. 스스로 국가적 정체성을 용광로(Melting pot)가 아닌 샐러드 그릇(Salad bowl)이라며 다양한 인종, 문화, 사상을 존중하는 미국은 세계 패권국이 됐다.


 우리나라에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신이 필요하다. 내가 정답이 아니라는 겸손과 다른 의견을 경청하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중용의 자세가 필요하다. 여전히 자기가 옳다며 피 튀기게 싸우는 정치판을 보며 갈 길이 멀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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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 리더들의 성공비결 논리학을 주목하라!
치루루 지음, 권소현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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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논리적 사고의 중요성


 중국 교사인 저자가 논리학자들의 이름을 빌려 논리적 사고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귀납추론, 오컴의 면도날,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등 논리학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게 아닌, 논리학이 일상에서 어떻게 응용되는지 '소개'하는 데 주력한다. 때로는 논리학이 아닌 철학을 설명한다. 철학의 이데아(Idea; 관념)를 소개하는 등 논리학과 거리가 멀다. 연역법, 귀납법, 변증법 등 기본적인 논리학 개념도 설명하지 않는다. 3단 논법 같은 논리학을 기대했다가 실망할 수 있다. 리학보다는 논리적 사고와 철학적 사유의 중요성을 보이는 책이다.


 유명 논리학자가 강단에서 강의하는 방식으로 책을 썼다. 회화체로 쓰였고, 사례를 통해 개념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철학을 인용하며 설명해 논리학을 쉽게 설명하려는 목적에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다. 무엇보다, 논리학자가 자신의 개념이 아닌 다른 학자의 개념을 설명해 창시자를 혼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뷔리당이 게임이론의 내쉬 균형을 설명하면서 존 내쉬가 고안한 거라고 밝히지 않는다. 심지어, 뷔리당의 설명이 내쉬 균형이라 불린다는 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뷔리당이 내쉬 균형의 창시자로 착각할 수 있다. 논리학 개념을 배운다기보다 논리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데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한다.


논리적 오류가 지배하는 세상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면 논리적 오류 세상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부터 피장파장의 오류까지 별의별 오류를 다 만난다. 심지어, 글쓰기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언론까지 논리적 오류를 저지른다. 뛰어난 글쓰기 실력으로 독자를 '코끼리를 만지는 장님'으로 만든다. 언론 기사나 사설에 논리적 오류가 없더라도 읽는 독자가 논리적 오류를 범하도록 하는 마법(주로, 기사의 레이아웃을 이용한다)을 부린다. 통계 그래프의 시각 효과(그래프 X축 또는 Y축 한쪽을 늘려 효과를 극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를 이용해 판단을 흐리게 하는 건 약과다. 문제는 이게 '선동'이라는 거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선동하기 위해 논리적 오류를 이용한다. 논리적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은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들의 의도대로 끌려다닌다.


 민주주의의 번영에는 일반 시민의 수준 높은 논리적 판단력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이 명료하고 이성적으로 정치 판단을 할수록 민주주의는 원활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선동에 의해 민주주의가 중우정치(衆愚政治)로 변질하면 국가는 쇠락한다. 선동에 속은 구성원은 국가를 위한다는 게 국가를 멸망시키는 거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 나치에 속아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동참한 수많은 독일인을 생각해보자. 논리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논리적 오류를 간파하지 못하고 선동이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주변의 사기꾼을 판별하지 못한다. 논리적 판단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거다. 논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달리 있지 않다. 살면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공부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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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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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본 유명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는 2004년에 출판됐다. 덕분에, 소설의 배경이 1990년대이다. 스마트폰 시대인 지금과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다. 저자의 다른 작품인 <백야행>과 같이 읽으면 재미는 배가 된다. 열린 결말이지만 두 소설이 서로 이어진 느낌을 받아, 같이 봤을 때 재미는 배가 된다. 결말이 허무한 게 흠이지만, 킬링 타임으로 최고다.


소시오패스(Sociopath)와 잔혹한 사랑


 소설에서 악녀 신카이 미후유와 그녀를 끝까지 보필한 미즈하라 마사야, 두 인물이 핵심이다. 저자는 여주인공 신카이 미후유의 소시오패스(Sociopath)와 남주인공 미즈하라 마사야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소시오패스 신카이 미후유의 가면이 점점 밝혀져도, 그녀를 버리지 못한 미즈하라 마사야의 선택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다. 자신의 범죄를 감춰준 여자에 빠진 남자가 토사구팽(兎死狗烹)당했다는 걸 깨달아도 그녀를 위해 희생한다.


 이 책은 헌신적인 사랑을 꿈꾸게 하는 로맨스와 반대로 사랑의 잔혹성을 부각한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을 통해 '사랑'이라는 단어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일반 대중에게 사랑은 헌신(獻身)의 상징이다. 부모님의 사랑처럼 흔히 생각하는 사랑은 제한 없는 애정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소유'를 '사랑'으로 표현한다. 사랑한다면서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사랑한다면서 독점하려고 한다. 사랑한다면서 폭력을 행사한다. 여주인공처럼 '사랑을 속삭이며 이용'한다. 여주인공보다 더했던 존재가 역사 속에 실존한다. 사랑을 이용해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은 사례가 있다. 남주인공처럼 '사랑을 핑계로 범죄'를 저지른다. 살인과 강간 같은 중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용인해서는 안 될 범죄를 묵인한다. 그들에게 사랑은 '소유욕'에 불과하다. 


 제목 환야(幻夜)의 한자 훈독인 허깨비 밤이 가리키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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