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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쓸모 - 불확실한 미래에서 보통 사람들도 답을 얻는 방법 ㅣ 쓸모 시리즈 1
닉 폴슨.제임스 스콧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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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johnpotter04/221897843814

 | 통계와 인공지능의 쓸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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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과 통계, 그리고 이를 응용한 인공지능이 어떻게 세상의 발전을 이끄는지 소개한다. 책 제목과 달리, 수학 전체를 다루지 않는다. 수학 중 확률과 통계로 한정된다. 번역자가 원(原)제목(AIQ : How People and Machine are Smarter Together)과 내용(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서 동떨어진 한글 제목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 있다. 확률·통계 이론이 등장한 역사와 원리를 소개하고, 그 이론이 어떻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야에서 이용되는지 보여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원리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기본 이론인 통계와 확률을 설명하는 구조다. 단락 끝에는 어려운 이론을 다시 한번 설명하거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어디까지 발전했고, 어떻게 이용됐으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한다.
어려운 수식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이론의 등장 배경과 응용 사례를 같이 설명한다. 이론의 원리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분산과 표준편차, 조건부확률 등 학교에서 원리와 쓰임도 모른 채 공식 암기로 배우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통계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배울 게 많은 책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잘 모르는 사람이 개괄적으로 살펴보기에 최적인 책이다.
 | 인공지능의 미래는 그걸 사용하는 인간에게 달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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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인공지능에 의해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생활은 편해지고 수명이 늘어나며 사회는 더 평등해진다는 거다. 실제로 저자의 생각처럼 인공지능이 더 나은 사회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 가짜 뉴스 등 인공지능이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적절한 용도로 쓰이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도구와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을 가를 수 없다. 어떤 범죄자가 식칼로 사람을 죽였다고 하자. 범죄자가 나쁜 거지, 범죄자가 이용한 식칼이 잘못된 건 아니다. 식칼이 그 자체로 문제라면 식칼을 금지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금지하는 걸 어떤 사람이 동의할까. 도구와 기술의 좋고 나쁨은 전적으로 그걸 사용하는 인간에 달렸다. 식칼이 사람 죽이는 데 이용된다고 식칼을 금지하거나 규제해보자. 식칼이 금지되면,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없을뿐더러 생활이 불편해진다. 규제로 식칼을 구매하거나 사용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사회주의 국가의 생활이 어떤지 체험하게 된다. 엄격히 규제돼도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무기'와 달리, '식칼'은 일상생활이 편리하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이를 규제하거나 금지하면 국민 전체가 불편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바바리맨 잡겠다고 바바리코트를 금지하는 꼴이다.
우리나라에 식칼을 금지하는 정책과 법안이 많다. 악용 가능성 또는 부작용만으로 과감히 철퇴를 내린다. 에너지와 교통·통신, 의료까지 광범위하다. 탈(脫)원전 정책이 대표적이다. 식칼을 금지·규제할수록 경제는 침체한다. 불필요한 과잉 대응에 에너지가 낭비되고, 국가 간 경쟁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는 침체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끈 기존 산업이 한계에 달해 청년실업과 저출산이 등장했다.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이 등장해야 하지만, 전문가도 모를 정도의 많은 규제가 가로막는다. 경제 포럼에 초청된 기술자나 사업가 모두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정치권은 기득권을 눈치 보며 슬그머니 규제를 신설한다. 후진적인 정치계와 기득권 때문에 우리나라 전망이 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