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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부의 원칙 - 행동투자학의 최전선에서 밝혀낸
대니얼 크로스비 지음, 조성숙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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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동경제학, 그리고 투자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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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에서 파생된 행동투자학을 소개한다. 인간의 행동과 밀접한 관련 있는 심리가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저자가 설명하는 행동투자학의 요지는 간단하다. 겸손이다. 저자는 말미에 모멘텀 투자와 가치 투자 모두 각각의 장점이 있다며, 이 둘의 결합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한다. 시장은 재귀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 흐름에 타기 위해서는 모멘텀 투자와 가치 투자를 적절히 결합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최종 결론이다. 재귀성을 간파하고 두 투자 기법을 결합하는데 필요한 게 행동투자학이다.
심리학, 경제학과 투자 이론, 미국 시사가 책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에 마냥 쉬운 책은 아니다. 내러티브와 회화체를 사용해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노력한 게, 미국 시사에 익숙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더 어렵다. 그래도 핵심은 명확히 전달하기 때문에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무엇을 투자해야 할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가르쳐준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원칙만 지킨다면 어떤 투자를 하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을 거다. 주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 행동투자학? 겸손이 답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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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투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간 심리로 에고, 보수주의, 주의집중, 감정의 지배, 네 가지를 소개한다. 행동투자학은 심리가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통제하면서 투자하는 걸 의미한다.
자아와 자존감을 뜻하는 에고는 삶에 필수 불가분한 요소지만, 투자에서는 다르다. 에고는 자기 자신을 과신하는 확증 편향을 일으킨다. 자기 생각에 맞는 근거만 찾고, 반대되는 근거는 거부한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확증 편향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고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보는 주된 원인이다.
보수주의는 익숙한 것만 추구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보수주의는 생존에 중요한 요소였다. 익숙하지 않은 건 피하는 건, 위험을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도 아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에서 보수주의는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지난 투자의 매몰비용을 신경 쓰느라 손실을 키운다. 손실이 두려워 중요한 순간에 행동으로 나서지 못한다.
가용성 휴리스틱이라고도 하는 주의집중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정보가 아닌 쉽게 떠오르는 정보에 의존해서 의사결정 하는 걸 의미한다. 저자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이 주의집중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공포감을 주는 스토리가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공포 영화를 본 뒤 밤거리를 피하고 불을 켜고 자는 등의 행위는 인간의 행위가 휴리스틱에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다. 많은 사람이 휴리스틱에 의한 투자 결정으로 손해를 본다.
인간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감정의 영향에 벗어날 수 없다. 감정은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지만, 투자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강한 감정은 휴리스틱 의존도를 높인다. "이성을 잃었다."라는 말이 모든 걸 설명한다. 좋은 기억이 강하게 남을수록, 나쁜 기억이 강하게 남을수록 이성적인 판단이 쉽지 않다.
저자는 위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디세우스의 세이렌 일화를 소개한다.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에 흔들려도 세이렌을 따라가지 못했다. 투자자도 마찬가지로 행동을 제한하는 투자 규칙이 필요하다. 규칙에 맞게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편향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투자 규칙은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 전략'이다. 그리고 두 투자 전략의 근저에는 행동투자학 핵심인 '겸손'이 있다. "잘 모르겠습니다."와 "내가 틀렸습니다."라고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자신의 판단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자신이 아는 게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이견을 경청하고 한 발자국 떨어져 제삼자의 시선으로 문제를 봐야 한다고 한다. 가치 투자든, 모멘텀 투자든, 재귀성이든 겸손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