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그림동화 발도로프 그림책 15
그림 형제 지음, 한미경 엮음, 다니엘라 드레셔 그림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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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을 읽은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내가 읽기는 읽었나 싶을 정도로.

이번 동화책을 읽고, 나도 어릴 적 동화를 읽으며 자랐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여기에 실린 동화 중에서 기억하고 있는 동화가 많았는데 디테일한 부분은 기억이 안나지만 큼직한 사건은 기억 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읽어본 동화책은 어릴 적 읽어본 동화책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어릴 적 읽어본 동화책은 맑기만 했는데, 지금 읽어본 동화책은 삶의 어두운 부분까지 적어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림형제가 그냥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쓴 것이 아니라 이 동화를 읽었을 때 나이에 따라 다른 부분들을 느낄 수 있도록 써 놓은 것 같았다.


동물들의 그림동화는 동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엮여 있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동물은 고양이였다. 그림형제도 나처럼 고양이에 빠져 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단연 장화신은 고양이. 방앗간 주인의 세 아들의 등장으로 시작하는 이 동화는 셋째 아들의 성공담을 이야기 하고 있다. 당연히 장화신은 고양이가 그의 성공을 이끌어 주었다. 첫번째, 두번째 형은 도움이 되는 동물을 물려받았지만, 아버지에게서 고양이를 물려받은 셋째는 상심에 빠진다. 고양이는 농사에 아무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말하는 고양이였고, 셋째아들에게 장화를 하나 사다달라고 말한다. 아들은 장화를 사다주었고, 그길로 왕에게 가 꿩고기를 바친다. 꿩고기를 바친 임금님은 감동을 해서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는데, 고양이는 기지를 발휘해 그 마을의 최고 부자인 마술사를 찾아가 그를 처치(?)하고 셋째 아들을 왕에게 어필 해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마법사님! 아주 작은 짐승, 그러니까 예를 들어 쥐로 변신할 수도 있으실까요? 그렇다면 정말 어디에도 견줄 수 없는 대단한 경지가 분명합니다. 정말 마법사님께선 어떤 마법사보다도 실력이 대단하지만, 아마 그것까지는 무리겠지요?

본문 26페이지


장화신은 고양이가 마술사를 쥐로 만들어 잡아먹기 위해 부리는 술수인데, 장화신은 고양이가 말을 참 예쁘게 해서 마술사가 꼬임에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예의있고 조심스레 이야기 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말을 예쁘게 해서 누군가가 내게 마음이 빼앗겨 도움을 준다면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동화의 주제는 말을 예쁘게 하자가 아니긴 하다.

이 책은 우리의 동심을 자극해서 옛날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었다. 한 번 읽어보면 다시 어린 시절로, 그것도 아주 어릴 때로 돌아가는 신비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와 채성모의 손에잡히는 독서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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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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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필 스터츠' 박사가 쓴 마음과 우리 내면에 관한 책이다.

처음에는 정신과 진료 규정집을 놓고 환자를 대했다면 나중에는 내담자를 모종의 유전적, 정신적 이상 징후의 집합체로 보지 않고 그저 한사람의 인간으로 보아주기를 시도했다.


그 후 내담자들은 자신의 길을 향해 갈 수 있었고, 필 스터츠도 우주의 거대한 순환과 진리를 통해 내담자들과 공감하고, 그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매일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특별한 세계에 대한 환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세계는 망상의 영역에나 있지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문 34페이지


우리가 우리의 결정이 모두 맞는 것이고, 그럼에도 틀린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우리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처럼 힘들어한다. 하지만 우주는 그렇게 멈춰있지 않다. 우주는 항상 바뀌기 때문에 상황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 하게 되면 다소 불행할 수 있다.


자신이 옳다는 걸 포기하는 데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에고는 자부심에 중독되어 있거든요. 평가 하려는 그 순간 평가를 방해하세요.

본문 38페이지


우리는 세상이나 사람에 대해 쉽게 평가한다. 평가를 놓아버리면 우리 정신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열리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마음을 더 활적열어 그 안으로 밀려드는 즐거움을 느껴본다. 마음을 열어두고 살아갈 때 인생은 한결 나아진다.


모든 사람은 자기 삶에서 태도를 분명히 하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자신에게 겨누어지기 마련인 증오와 오해를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요.

본문 54페이지


사람들은 자신에게 씌워진 증오와 오해를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면 고통은 더 심해진다. 그 대신 고통에서 더 높은 차원의 의미를 찾고, 증오와 오해를 우리의 진정한 개인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남들에게서 독립적인 자아를 발견해야만 우리는 진실로 어른이 된다.


생각함으로써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믿음은 우리를 위안 하지만, 그 위안은 거짓입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의 모든 면모를 파악하고 분석했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입니다. 그런 일은 움직이지 않는 세계에서만 가능할 테니까요.

본문 76페이지


모든 걸 알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망상에는 강렬한 매력이 있다. 만일 고정된 세계에 살고 있어서 세계를 완전히 알 수 있다면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합당할 것이다. 그러면 참 좋겠지만,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원히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망상은 오히려 나쁜 의사결정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좋든 나쁘든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훌륭한 결정을 내려서 그 다음부터는 불확실성에서 면제되고 무언가를 다시 결정할 일도 없어지리라는 믿음은 버리는 것이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은 구절에 밑줄을 그었다. 이 책은 내가 항상 함정에 빠져 있는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거의 모두가 하는 생각에는 오류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내면이 흐트러지고 인생이 힘든 것이라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었고, 2회독 3회독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책이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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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안드레아 칼라일 지음, 양소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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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불행의 씨앗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저자는 노년의 풍요로움과 빛나는 시간에 대하여 생각해왔고, 그것을 글로 옮겼다.


노년기가 오래 지속 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언제 어떻게 갑자기 줄어들지 모른다는 것도 잘 안다. 물론 인생의 어느 때나 마찬가지이지만 노년기에 접어들면 그 인식이 더 날카로워진다.

본문 22페이지


노년에는 청년기 보다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되고 그럼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다.

저자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한다. 덤불 속 작은 새들, 거미가 거미집을 짓는 것, 빨간 튤럽 옆 벤치에 앉은 사람까지.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새롭고도 소중한 모든 것들을 예사로 보지 않는다.


저자는 70대가 되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평생을 살아온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이렇게 지금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감탄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노년의 기쁨이자 멋진 자세이다.


우리가 정확히 어디에 있고, 여기 있는 동안 무엇을 탐구해야 할지 묻는 것은 언제든 늦지 않다. 노년에 들어 스스로에게 나만의 질문을 던지며 인간으로서의 지혜를 이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작가. 최대한 많은 호기심과 감사의 마음을 발휘할 때 많은 것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노년기는 두번째 성년기라고 표현하며 또 다시 어린이 된 시간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런 자세는 마음을 가볍게 하고 생활을 활기차게 한다.


사람들은 노년기를 성년기위 연장선으로 보지 않는다. 신체적 변화를 고려하면 이런 인식은 어느 정도 합리적이다. 이런 변화 때문에 신체가 인생의 또 다른 진영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본문 68페이지


작가는 노년기에 들어와서 글쓰기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 글을 쓰는 행위는 그가 붙잡을 무언가였다. 책상 앞에서는 항상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글쓰기는 어린 시절부터 하고 있었지만, 노년기에 와서 글쓰기의 힘에 대해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노년기에 대한 글을 찾아 읽을수록 우리는 '노인'을 한 무리의 집단으로 보도록 배워왔다. 이런 관점은 모두가 각자 이 시기를 다른 방식으로 경험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게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에 이르는 성장 과정이 모두 다르듯이 노년기 역시 각자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쩌다 이렇게 나이가 들었을까, 하고 비교적 젊은 '노인'이던 시기에 혼자 조용히 자문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내 대답은 '그야 내가 태어난 지 오래되었으나 당연히 나이가 들었지.'(중략) 막상 내게 이 일이 닥치니 정말 놀랍다.

본문 95페이지


우리모두가 자연의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노년기에 와서 깨닫게 된다. 그만큼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초연해 지고 그것을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노년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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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불편한 진실 - 7가지 테마로 본 인류 사회의 기만과 위선
태지향 지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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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모두 옳은 것일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 책.

7가지 테마로 우리가 전혀 의심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의 실체를 낱낱히 밝히는 책이다.

작가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이란 권력이나 다양한 욕망이라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 대의를 외치거나 무언가를 창조하고 아름답게 꾸민 것들이라는 것이다. 주변에 존재하는 일상의 오류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그 안에 자신을 가두고 그것의 고상함을 말하며 행복하게 복종해왔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의심하며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 책의 주제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한 회의와 저항이고, 미래에 대한 외침이다. 우리에게 참이라는 가치로 견고히 유지되고 있었던 것들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재평가하여 진실에 접근해 보는 것이다.


우리가 고상하다고 생각한 철학, 예술, 종교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국가에 대한 위선을 파해치며 정치와 문화에 대한 목적을 다시 한번 고찰해 보며 인간의 권력과 계보에 대해 비판한다. 세상은 기만으로 돌아간다는 시니컬한 제목부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까지 나와 있는, 지식과 생각이 꽉꽉 담긴 책이다.


그중 나는 죽음에 관한 개념을 이야기 한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우리가 죽음을 무서워하고 경멸하는 것은 죽음에 어떤 가치도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죽음에 공포라는 의미를 잘못 부여하기 때문이다. 결국 삶과 죽음은 자연현상이지만, 무지나 어떤 목적을 위해 우리가 본질을 왜곡한 것이다.


그 왜곡의 근거는 우리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착각이었고, 삶과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는 대신 부정하고 기만해야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편안하게 죽음을 잊으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아, 그러네' 하고 생각했던 부분은 천국이라는 것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그것의 자세한 묘사가 이제껏 없엇다는 것이다. 그것을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데는 다들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지옥의 개념은 구체적이다. 책으로도 영화로도 많이 나와 있다. 종교는 우리에게 천국의 행복보다 지옥의 공포를 강조해 종교를 믿도록 만들어 왔다.


자연에서 죽음이란 공평을 지향하는 정의이며, 내가 죽음으로써 다른 생명은 창조되고 삶에 의미가 부여되며, 대지는 그것으로 풍요를 노래 할 수 있게 된다.

본문 105페이지


죽음을 위한 삶도, 삶을 위한 죽음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삶과 죽음을 외곡하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갈등과 공포와 무의미한 것들로 아름다운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무로 자신의 삶을 위해 죽음을, 죽음을 위해 삶을 진지한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삶이 고통스러웠다면 죽음은 더 친근할 것이고 삶이 행복했다면 죽음을 더 불행할 것이겠지만 행복이 꼭 좋은 것도, 고통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삶이 끝나면서 죽음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은 항상 같이 시작되고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본문 108페이지


죽음과 삶도 지금의 개념 말고, 다른 눈으로 그것을 본다면 더 나은 진리, 또다른 진리를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맞다고 믿고 있었던 부분을 한 번 비틀어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을 많이 주는 책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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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제멋대로 한다 - ‘할 수 있다’의 과학
이토 아사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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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을 잡아 끄는 책. 몸은 제멋대로 한다. 뇌과학과 몸에 대한 이야기 인것 같기도 하고,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한 이 책은 사실은 과학과 몸과 뇌 세가지의 관계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의 주제는 기술과 신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현재 이공계에서 진행중인 연구의 성과를 참조하면서 '기술의 힘을 빌려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된다.' 라는 경험에 주목한다.


이 책은 '기술과 신채의 관계' 라는 오래된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와 동시에 '할 수 있게 되다.'라는 매우 흔한 상황에 주목하여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게 하기 위해 쓰여졌다.

우리가 아무리 의식적으로 '현실'과 '가상' 사이에 선을 그어 놓는다 해도 몸은 경계선을 쉽사리 넘나든다. 몸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자유분방하다. 몸의 자유분방함은 어떻때는 위험에 처하게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말은 '속고 있다' 라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의식이 몸을 지배한다'라는 말은 처음부터 틀린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 실재로 우리의 의식은 자신의 몸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일을 습득할 수 있다.

첫번째 이야기는 피아니스트와 기술, 그리고 뇌의 관계를 말하는 챕터였는데, 기술이 피아니스트의 몸을 남김없이 쓸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기술의 역할이라고 이 연구에 참여한 후루야씨는 말한다. 그 말은 몸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품고 있다. 피아노 연주든 무엇이든 지속 가능한 표현이란 개개인의 몸에 지닌 한계와 가능성 안에서만 이루어 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기술은 '내가 모르는 내 몸'을 일깨워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두번째 이야기는 야구와 기술과의 관계를 말해주는 챕터였는데, 야구를 하는 구와타씨와 실험을 함께 한 이야기였다. 그는 본인이 공을 던질 때 인간이라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흔들림을 의식하지 않는다. 당사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자세를 조정하지 않는다. 전부 똑같은 감각으로 던진다. 그렇다고 구와타가 둔감한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음직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신기한 것은 손의 감각과 운동의 엇갈림이 발생한 것이다. 그것을 기술로 둔갑시키는 것이 기술자의 몫이다. 여기서 몸의 자유분방함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의식을 추월하는 몸의 자유분방함은 몸의 가능성이 드러난 것이다. 몸의 자유분방함을 뇌로 제어하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법과 윤리가 그것을 잡아줄 것이다.


이 밖에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 책은 조금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몸과 기술이라는 주제로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흥미를 준다. 집중해서 읽어보면 아 이게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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