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책을 읽은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내가 읽기는 읽었나 싶을 정도로.
이번 동화책을 읽고, 나도 어릴 적 동화를 읽으며 자랐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여기에 실린 동화 중에서 기억하고 있는 동화가 많았는데 디테일한 부분은 기억이 안나지만 큼직한 사건은 기억 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읽어본 동화책은 어릴 적 읽어본 동화책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어릴 적 읽어본 동화책은 맑기만 했는데, 지금 읽어본 동화책은 삶의 어두운 부분까지 적어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림형제가 그냥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쓴 것이 아니라 이 동화를 읽었을 때 나이에 따라 다른 부분들을 느낄 수 있도록 써 놓은 것 같았다.
동물들의 그림동화는 동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엮여 있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동물은 고양이였다. 그림형제도 나처럼 고양이에 빠져 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단연 장화신은 고양이. 방앗간 주인의 세 아들의 등장으로 시작하는 이 동화는 셋째 아들의 성공담을 이야기 하고 있다. 당연히 장화신은 고양이가 그의 성공을 이끌어 주었다. 첫번째, 두번째 형은 도움이 되는 동물을 물려받았지만, 아버지에게서 고양이를 물려받은 셋째는 상심에 빠진다. 고양이는 농사에 아무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말하는 고양이였고, 셋째아들에게 장화를 하나 사다달라고 말한다. 아들은 장화를 사다주었고, 그길로 왕에게 가 꿩고기를 바친다. 꿩고기를 바친 임금님은 감동을 해서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는데, 고양이는 기지를 발휘해 그 마을의 최고 부자인 마술사를 찾아가 그를 처치(?)하고 셋째 아들을 왕에게 어필 해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