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로서의 고충을 말하는 부분은, 원태연의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작사가로서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스로를 일어서게 한다는 그의 말이 멋있게 느껴졌다.
유미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를 작사 하던 때를 회상한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다. 거금의 돈과 멋진 숙소를 잡아 주고 그 안에서 가사가 나오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는 규칙. 그래서 글이 써지지 않았지만 '너답게 써' 라는 한 마디에 용기를 내어 멋진 가사를 탄생시킨 일화는 재미를 넘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이 책은 문장이 짧다. 긴 문장이라도 끊어 끊어서 글자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배치했다. 마치 가사를 보는 것 같은 구조로 써 있는 글들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라디오 테이프 처럼 A면과 B면이 있어서 책을 중간까지 읽으면 B면이 시작되면서 거꾸로 뒤집어서 읽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책을 편집하고 기획한 사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였다.
작사가도 글을 쓰는 사람이다. 역시 작사가라서 그런지 글이 술술 읽히고, 그의 글은 단정하고 친절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