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
지카우치 유타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이 책은 증여에 관한 책이다.

증여란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는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증여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책에서의 증여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증여라는 개념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그 책에 따르면 영장류의 골격은 본래 직립 보행에 적합하지 않다. 또한 그당시 인간의 뇌는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 훨씬 커지고 있었다. 인간의 아기는 큰 뇌로 좁은 산도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아이가 뇌가 작을 때 (아주 어린 아기일때)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인간은 조산을 하게 진화해왔다.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를 엄마가 케어하며 엄마는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되는데, 그래서 부족국가가 필요했고, 그래서 증여라는 개념이 생겨났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인간이 되어 말 그대로 대지에 일어선 순간부터, 즉 인류의 여명기부터 '타인에게 받는 증여'와 '타인에게 주는 증여를 전제로 살아가는 것이 운명처럼 정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20페이지


증여의 종류는 일단 '선물' 이 있는데, 누군가에게서 물건을 건네받는 순간, 그 물건은 더이상 물건이나 상품이 아니게 된다. 선물에는 물건으로서의 가치, 즉 상품 가치에서 벗어난 무언가가 있다고 무의식중에 느낀다. 선물에는 상품가치, 시장 가치에 담기지 않는 '잉여'가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잉여가 그저 상품이었던 선물(예를 들면 백화점에서 산 손목시계 따위) 에 유일무이한 성질,다르게 말하면 고유성을 부여한다.


증여의 특징은 또 있다. 바로 선물을 받는 쪽이 아니라 주는 쪽, 즉 발송인이 되는 게 때로 더 기쁨을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연애중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무언가를 선물하려 하는데, 상대가 선물을 거부하는 비극이 벌어질 때가 있다. 증여의 수취거부 바로 관계의 거부다. 왜 증여가 관계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증여에는 반드시 답례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감사는 감사를 불러 일으키고 그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불러 일으킨다. 증여를 받아 주었다는 것은 상대방이 나와 무언가 관계를 맺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부모의 사랑도 증여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부모는 사랑이라는 형태로 아이에게 사랑을 증여한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일방적인 증여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그렇지만 '무조건 적인 사랑'이 아니다. 자신이 부모에게 받은 사랑의 부채의식이 내가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방법이 된다. 즉 '부채의식'이 시동을 걸어 증여는 차례차례 전해진다.


자기 이익을 바라고 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선의에서 비롯된 일방적인 증여라고 위장하는 것을 우리는 위선이라고 부릅니다.

본문 47페이지


이것을 계산 가능한 증여라고 한다. 이것은 사실 더이상 증여가 아니다.

증여의 핵심은 부채의식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또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배푸는 것이 그 예이다. 증여의 핵심 두번째는 신뢰다. 나를 수단으로 이해하는 사회에서는 맑은 마음의 증여가 있을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믿는 사회에서만 증여가 생길 수 있다.


이 책은 증여라는 것을 계산하지 않는 친절이라 표현하며 증여의 의미와 증여의 종류 특성등을 탐구하며 우리 사회에서 왜 증여가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역설한 책이다. 사회의 한 단면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 봤으면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