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아만 따라와 (양장) 보림 창작 그림책
김성희 지음 / 보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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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의지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처럼

든든한 사실도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이 험난한 세상을 한 발 한 발 걸어나가며 성장하는 우리.

사람이란 어쩌면 누군가의 손을 잡기 위해 태어났는지 모르겠네요.

여기 <형아만 따라와>하며 동생과 손 꼭 잡고 걸어가는 용감한 형아가 나오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작은 손전등을 든 동생의 손을 꼭 쥐고 환한 가로등 불빛을 따라 힘차게 걸어가는 형아,

그리고 불빛 뒤로 어두운 곳에는 동물 친구들이 형제를 다정하게 바라보네요.

자, 함께 이 형제의 모험을 따라가 보지요.

표지를 넘긴 면지에는 형아와 동생이 비추는 빛이 책의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것 같은데

마치 모험을 시작하러 책을 보는 우리의 내면으로 걸어들어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장을 더 넘기면 가로등이 노란 제목만을 비춰주고 있어요.

"형아만 따라와."라는 말이 듬직해 보입니다.

한 장을 더 넘기면 이 책의 주인공 형제가 보이는데요.

어린 동생을 안고 자신을 가리키며 형아만 따라오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형아는 자신만 따라오면 어디든 괜찮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용감한 형아니까요.


무서운 호랑이가 나타나도, 울퉁불퉁 악어가 노려봐도,

커다란 하마가 비켜주지 않아도, 캄캄한 박쥐 동굴에 들어가도,

온통 어두워서 길이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형아는 형아만의 재치로 그 모든 위기를 넘깁니다.

형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어른인 제 눈에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비쳐서 슬그머니 웃음이 나더군요.

그리고 정말 그 모든 문제가 거짓말처럼 문제가 아니게 되어버립니다.

이쯤 되면 형아는 용감한 마법사라고 해도 좋을 거 같네요.

이제 형제는 머지않아 곧 집에 도착하게 될 것 같고 이 모험은 막을 내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아니, 글쎄! 용감한 우리의 형아!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는 그 형아에게 갑자기 시련이 닥치지 뭡니까?

용감한 형아를 두려움에 휩싸이게 한 존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그런 형아를 구해준 용감한 이는 누구였을까요?

그것은 그림책 <형아만 따라와>를 직접 보시고 확인해 보세요.

깜짝 놀랄 반전의 묘미까지 갖춘 정말 매력적인 그림책이네요.

모두가 마음 속에 두려운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

그렇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있다는 사실.

그 힘이 함께라는 사실을 참 유쾌하고 다정하게 전달해주는 그림책 <형아만 따라와>

목판화로 작업하시는 김성희 작가님의 그림책이라

작가님의 정성이 한 번, 또 한 번 겹치고 겹쳐서 빠져나갈 틈이 없어

그 따뜻함이 두툼하고 넉넉하게 전해져오는 것 같습니다.

마치 작가님이 한 손으로 덮고 다시 나머지 한 손으로 덮어

마음을 다독다독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이 그림책 덕분에 목판화 그림책이 주는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 좋았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고 싶네요.


마지막 장을 덮기 전에 마지막 면지를 살펴볼까요?

처음 표지의 면지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향하던 전등 불빛이 이제는 아래에서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모험이 시작된다는 의미처럼 제게는 다가옵니다.

그래서 떠올려 봅니다.

<형아만 따라와>의 용감한 형아처럼

내 손을 잡고 이끌어주는 사람을요.

바로 지금 곁에 함께 있는 사람들.

제게는 바로 신랑과 아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

사실 신랑과 부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먼저 손을 잡아주었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신랑이 제 손을 잡아 이끌 때가 더 많답니다.

우리 둘은 그렇게 서로를 만난 후로

손을 꼬옥~ 맞잡고 함께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선물처럼 찾아온 두 아이들.

지금은 두 아이의 손을 엄마인 제가 잡아 이끌지만

언젠가는 아이들이 제 손을 먼저 잡아주겠죠?

손에 손 잡고 가는 길에 무슨 일을 만나도, 무슨 문제가 생기더라도 괜찮습니다.

내 곁에 있는 바로 당신들 덕분에 아무 걱정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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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詩作 - 테드 휴즈의 시작법
테드 휴즈 지음, 김승일 옮김 / 비아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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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적인 순간'이 있다.

그래서 인생이 반짝이고 빛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살고 있고, 그런 순간을 발견하며 살기를 원한다.

그런 생각 덕분에 '시'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살고, 언젠가부터는 그런 '시를 쓰는 삶'을 꿈꿔 오고 있다.

그래서 참 반가운 책이었던 <오늘부터, 詩作(시작)>

이 책을 읽고 나면 오늘부터 시작(詩作)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 같은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우선 이 책의 지은이는 영국시인인 테드 휴즈(1930~1998)로 1984년에 국가 경조사에 공적인 시를 짓는 영국의 계관시인으로 임명되었다고 한다. 인정받는 시인인 그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BBC 특별프로그램을 위해 준비한 내용을 모은 책이 바로 <오늘부터, 詩作(시작)>

첫째 날은 동물, 둘째 날은 바람과 날씨, 셋째 날은 사람들에 관해 쓰기를, 넷째 날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다섯째 날은 풍경에 대한 글쓰기를,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은 소설을 시작하고 계속 쓰는 것에 대해, 여덟째 날은 가족, 아홉째 날은 달에 사는 생물에 대해 쓰는 것으로 모두 9일 간의 글쓰기 수업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시의 소재를 하나 둘 풀어놓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시 쓰기를 독려한다. 그러면서 해당 소재를 잘 표현한 좋은 시들을 소개하고 어떤 점이 좋은 시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동시에 각 챕터의 말미에 '시인의 노트'가 있어 작가의 조언과 더불어 선별한 좋은 작품들을 소개해 놓고 있다. 이런 저런 다양한 관점에서 쓰여진 시들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돕는 한편 그 시들을 모방해 보면서 연습해 보라고 권하고 있다. 시 한 편 한 편이 다 다른 시인들의 다 다른 스타일과 감성을 표현하는 독자적인 시들이지만 분명 작가가 그 시들 안에 흐르는 공통된 정서를 발견하고 나만의 시로 풀어내기를 바란다는 점이 잘 느껴진다. 물론 작가가 염려한 것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난해한 시도 있지만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면서 그 의미를 헤아려보는 시간도 분명 가치있는 도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시 쓰기에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이틀 간의 소설 쓰기 시간 역시 흥미롭고 알차다. 재미있게 쓰는 것이라는 단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며 진짜 관심있는 것을 찾아 글을 쓰면 삶조차 더 흥미로워진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동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이 책은 글쓰기와 삶에 대한 이야기로 갈무리 된다.

"글쓰기에서는,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삶보다 중요한 게 없습니다."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즈가 알려주는 쓰기 비법이 궁금해 펼쳐든 <오늘부터, 詩作(시작)>

쓰기란 결국 살아가는 것을 써내려가는 일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진정한 자신만의 경험을 소유하기 위해, 다시 말하면 진정한 자신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것이 바로 시라고,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언어로 표현할 말을 찾는 순간을 시라고 부른다는 사실.

오늘부터, 진정한 나를 되찾는 시작이 시작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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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1~5 세트 (미니미니북) - 전5권 더클래식 세계문학 미니미니북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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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른이 되고나서 만나는 좋은 친구들도 많지만

어린 시절 친구만큼 서로에게 스스럼없고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 친구는 드문 것 같다.

특히나 책 속에서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멜로디만 나오면 자연스레 흥얼흥얼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라며

추억의 애니메이션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도 잊지 못할 아니 잊을 수 없는 친구 빨강 머리 앤.


10대 때 보았던 앤 이야기와 애니메이션 삽화를 몇 십년이 흐른 지금 다시 만났지만,

변함없는 앤의 매력에 정말이지 말 그대로 홀딱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다양한 버전의 앤이 나오고 있지만 이 미니미니 세트는 정말 정말 작고 작아서 책 한 권이 한 주먹에 쏙 들어온다.

크기는 비록 작을지 몰라도 빨강 머리 앤의 측량 불가능한 매력은 고스란히 들어 있는 빨강 머리 앤 미니미니 세트. 앤의 사랑스러움이 압축되어 있어 보고 있노라면 그 앙증맞음에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고,

책 속의 앤을 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기대감과 설렘으로 마음이 간질거린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정말 작은 크기의 책이라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던 <빨강머리 앤> 미니미니북.


겉모습에 대한 평은 이 정도로 하고 속내를 들여다 보도록 하자.

겉모습에 속지 말라는 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어쩜 이리 잘 어울릴까?

겉모습은 시작에 불과하고 작은 책이 눈물을 쏙 빼놓을 것이다. 매워서가 아니라 감동적이라서 ^^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 했던 고지식한 마릴라와 무뚝뚝하고 말수는 없지만 마음은 따뜻한 매튜 남매가 사는 초록지붕에 상상력 넘치고 감수성으로 똘똘뭉친 빨강 머리 앤이 찾아 오고 우여곡절 끝에 세 사람은 함께 살게 된다.

처음엔 상상력 천재인 앤의 엉뚱함에 혀를 내두르던 주변 사람들도 차츰 앤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든다.

에이번리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앤만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워가며 영혼의 친구 다이아나와 우정을 쌓아가는 앤의 사랑스러운 성장기를 읽다 보면 앤을 응원하는 동시에 앤에게 격려받고 응원받는 기분이 든다.

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앤의 다양한 매력에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작가로서의 능력과 이 책의 문학적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앤이 만들어낸 상상의 친구들이 외로움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참 뼈아프게 다가오기도 하고 동시에 그 상상이 이 아이를 강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상상의 또 다른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요즘 공부머리보다 상상력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는데 그것이 새로운 자본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관점을 좀 씁쓸하게 바라보던 차라 그런지 반가운 기분마저 들었다.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된 세 사람, 보통 어린 아이를 입양하는 것을 선호하는 데 거의 다 큰 아이를 입양한 것, 남자아이를 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무도 자신을 원하지 않음을 슬퍼하는 앤의 모습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기고 있는 요즘의 모습과 어떤 접점이 되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남자아이이건 여자아이이건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몽상가인 앤과 현실적인 어른의 표본인 마릴라가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 같지만 점차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가고 있는 모습에서 다양한 각자가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과정의 따뜻한 서사가 마음에 번져왔다.


모든 책들이 그러하지만 같은 책이라도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들을 남기는데, 이번에 앤을 만나면서 앤의 성장보다는 앤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부모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마릴라와 매트가 부모로 성장하는 모습과 앤과 함께 가족이 되어가는 그 모습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요 작디 작은 책이 가진 어마어마한 힘이라니, 그것은 모두 '순수한 영혼에 불처럼 뜨겁고 이슬처럼 맑은' 빨강 머리 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

우리에게 빨강 머리 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이고 기쁜지....

앤, 넌 내 영원한 마음의 친구야!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잘 부탁해! ^^

마지막으로 오래 오래 내 귓가를 맴돌던 앤의 숨결 같은 속삭임을 남겨 본다.

"아, 살아 있다는 것도, 집에 간다는 것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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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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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교육 과정에서만 만났던 철학자들을 다시 소환해 보고 현대철학을 이끄는 뉴페이스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펼쳐든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아닌게 아니라 그리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각 철학자들의 사상을 간단히 요약해 놓았다는 점이 좋기도 하면서 동시에 제대로 알았다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느낌을 남기는 책이다. 제목처럼 하룻밤에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으로 서양철학의 계보를 개괄하고 있기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고대와 중세부터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많은 철학자들을 금세 만나볼 수 있다.

책은 시대별로 크게 3장으로 나뉘어 있다. 우선 철학의 싹을 틔우기 시작한 '1장 사색하는 사람의 기원'에서는 고대와 중세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예수 그리스도, 바울,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를 다루고 있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2장 신을 파헤치는 사람들'에서는 방밥적 회의론자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유명한 데카르트, 범신론자인 스피노자, 이성이 아닌 개인의 감각과 경험을 통한 인식에 중점을 둔 경험론의 로크, 버클리, 흄, 합리론과 경험론을 넘어선 비판철학의 칸트, 변증법의 헤겔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간적으로 가장 가깝지만 가장 낯선 현대 사상가들이 '3장 인간에게 존재를 묻다'에서 등장한다. 근대 사상의 거인 헤겔을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현대 사상. '죽음에 이르는 병'인 절망이라는 질병을 통해 실존주의를 이야기하는 키르케고르, 최고의 가치로서 신을 대신할 초인의 출현을 기대한 니체, 인간의 잠재의식에 노크를 한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 눈 앞의 현상을 의식의 환원을 통해 그 본질을 인식하는 현상학의 후설, 근대적 세계관을 버리고 이미 세계 안에 자신이 있음을 발견하고자 한 하이데거, 본질을 앞서는 실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실존주의자 사르트르, 후설의 초월론적 주관성을 상호주관성으로 확장시킨 메를로퐁티, 언어를 기호화하여 논리적으로 과거의 철학을 분석하고 비판한 비트겐슈타인, 언어와 언어의 관계를 분석하여 세계의 구조를 알고자 한 구조주의자 소쉬르와 레비스트로스, 사적유물론의 마르크스, 마르크스주의에 정신분석의 충층적 결정 개념을 적용해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사회의 깊은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구조라고 본 알튀세르, 우리 내면에 각인된 에크리튀르와 외부에 쓰인 에크리튀르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탈구축을 이야기한 후기구조주의자 데리다, 욕망하는 기계인 인간에게 노마드적인 도주를 권하는 들뢰즈, 기호론의 시조인 퍼스, 실험적 효과를 중시하는 퍼스의 프래그머티즘을 개인의 심리적 영역에서 얻어진 특수한 경험에 적용시켜 '믿는 의지'를 강조한 제임스, 과학이 '사실 판단'을 윤리학이나 미학이 '가치 판단'을 각각 다루며 가치가 먼저 존재한다는 고전 철학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가치 판단은 사실 판단으로부터 도출된다는 듀이, 진리란 어딘가에 최종적인 근거를 갖는 게 아니라 당장의 신념에 의해 지탱되며 항상 개혁의 가능성을 남기는 일종의 착각이라 말한 로티에 이르기까지 책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 서양철학의 주역들과의 데이트까지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이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정리 잘해주는 선생님의 칠판을 보는 것처럼 요약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표도 나름 점수를 주고 싶다. 그 표를 토대로 살을 더 붙여가며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나만의 정리를 해보기도 했다. 또, 이 책만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 철학이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표현들이 행간에 녹아들어 있어 그런지 철학의 역사를 마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는 점이다. 철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상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 힌트 같은 이야기가 생각할 거리를 선물처럼 막 안겨준다. 선물을 풀어보는 과정이 바로 철학하는 시간이고 선물은 나만의 질문과 답이 될 것이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책은 쉽고 빨리 읽히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하나의 철학을 깊게 사유하기 위한 물꼬를 터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실 그래서 궁금해진 철학자들의 사상을 찾아서 제대로 사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치밀하게 계획된 계산이자 부록. 개인적으로 고대와 중세에서 멈춰 있던 서양 철학의 사조가 근현대에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그 흐름을 훑을 수 있어 의미있는 책읽기 시간이었다. 본격 서양 철학을 공부하기 전에 그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개론서가 되어 줄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서양철학의 역사를 읽어가며 내 존재와 인생에 대해 좀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철학하는 시간도 함께 갖는다면 하룻밤에 읽기에는 쉽지 않은 책이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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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냥반 이토리 - 개정판
마르스 지음 / 라떼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귀한냥반 이토리! 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일상 그리고 넘나 멋진 귀한 모습들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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