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 -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와 오색달팽이의 플로깅 이야기
이자경 지음 / 담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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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이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우리에게 무척 생소한 이 단어는 조깅하면서 보이는 쓰레기를 줍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엄청난 러너는 아니지만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달리는 편이다. 달리면서 하늘을 보고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면 기분이 아주 좋다. 또 내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처럼 쓰레기를 줍지는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오늘 달렸는데 바닥에 있는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 주변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는 인상적인 부분이 참 많다. 앞에서 언급했던 플로깅을 비롯하여 지구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저자의 경험과 함께 잘 제시된다. 저자가 직접 쓰레기를 줍고 쓰지 않는 물건을 주변과 나누며 얻은 소소한 경험들이 독자에게 재미있게 잘 다가온다. 무엇보다 저자의 아이들이 함께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부분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아이가 있거나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들이라면 육아에 대한 고민이 분명 있을 텐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이 책에 잘 나타나 좋았다.

 

무엇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쓰레기를 줍는 모습에서 존경심까지 생긴다. 저자의 주변에서는 조금씩 부정적인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실천하고 더 성장해 가는 모습에서 배울 것이 많다.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과 꿈을 위해 살아가는 저자의 남편의 모습에서도 울림을 주는 부분이 있다. 도시가 아닌 시골, 그리고 자연 속에 살아가는 가치도 이 책에는 묻어난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책이다. 그런데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며 멋진 사진들이 곳곳에 가득한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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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짝홀짝 호로록 -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손소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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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산책을 나가보면 어디에서나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인기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정서적으로 사람들에게 좋다고 한다. 특히 어릴 때부터 아이와 함께 키우면 관계성도 기를 수 있고 생명에 대한 소중함도 가르칠 수 있다고 한다. 반려동물은 정말 귀여운 것 같다.

 

이 책은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활용하여 58가지 의성어와 의태어를 제시한 그림책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의 감각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아이에게 소리와 행동을 묘사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효과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다면 여러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사랑스럽고 멋진 동물 캐릭터를 등장시켜 의성어와 의태어를 매우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캐릭터만으로도 아이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데 제시되는 상황들이 매우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어른인 내가 이 책을 봐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어린 조카도 책의 캐릭터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았다.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그림, 포근하고 따뜻한 색감, 귀엽고 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글씨체까지 어느 것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왜 이 책이 창비그림책상 대상을 받았는지 알 것 같다. 또 부록으로 제시된 감정 어휘를 표현한 큰 포스터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멋진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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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공간 그 사이
사잇 지음 / 메이킹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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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잘 알지 못한다. 대학 때 시를 써 본 적도 있지만 그야말로 습작에 그쳤을 뿐이다. 시에 대해 배웠지만 시란 본래 배워도 배워도 잘 모른다. 그래도 시에 대한 나의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면 시는 읽는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이 시대의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이 시를 읽을 때 바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시집은 두 개의 큰 주제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번째가 일상 그 시이며 이것은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2, 30대 청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사춘기가 길어지는 것 같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요구하는 것도 많은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은 그 시대를 따라가기가 무척이나 벅차다. 좋은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집값은 끝도 없이 올라 이번 생에서는 구입할 수도 없을 것처럼 느껴지고, 결혼 연령대는 점점 올라가고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 책의 시들은 그러한 청년들이 느낄 법한 감성이 담겨 있다. 실패의 이야기, 그렇지만 발버둥치는 이야기, 또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그래도 위로가 있는 이야기, 이 책 안의 많은 시들을 정의해 보자면 이런 느낌이다.

 

뒷 부분 사랑 그 시를 읽으면서는 어린 시절의 정서가 생각나기도 했다.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시절, 또 대학 시절 등 풋풋한 사랑 내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저자의 정서가 무척이나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는 읽는 독자마다 다양하게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이 시가 그런 시가 아니라고 말할 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왔다. 어딘가 씁쓸하지만 공감 가고, 힘을 빼는 듯하면서도 힘을 주는 그런 시집, 또 풋풋한 사랑도 느껴지는 시집, 이것이 바로 이 시집이다. 저자의 나이가 딱 오늘 청년 세대이고 나 또한 그 속에 포함되니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참 즐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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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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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나도 몇 번이나 경험했던 일이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잊은 듯하다가도 가끔씩 그 누군가가 생각난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우리의 내면은 섬세하며 복잡하다. 그때 우리를 채워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만들고 감상하는 것이 아닐까? 예술은 우리의 그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고 우리를 위로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형을 잃고 큰 상실감에 빠진 저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10년간 일하며 있었던 일들을 적은 책이다. 다양한 전시물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 미술관에 방문한 관람객들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형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고 여러 전시물을 보며 느낀 점을 묘사할 때는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숨을 죽이고 읽기도 했다. 또 여러 사람들에 대한 묘사와 대화를 서술한 대목에서는 우리 내 일상생활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한 한가지의 이야기로 정의할 수 없다.

 

그림을 통해 위로를 얻고 점차 사람들과 부대끼며 회복되어 가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나 또한 위로를 얻었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 마련이고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바로 그 일상이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육아를 힘들어하지만 아이를 통해 힘을 얻는 것도 그러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예술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미술관을 지키는 경비원의 일상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랑하는 것 같다. 미술을 잘 모르는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주고 미술관과 작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그런데 책만 봐서는 여기에 나오는 전시물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이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의 도움을 받아서 작품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했다. 그러니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한번 보는 게 더 좋다는 말이 실감이 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기 전에 꼭 해 봐야 할 내 버킷리스트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메트로폴리스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고 싶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공유하는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그 멋진 시간을 꼭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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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베트남사 처음 읽는 세계사
오민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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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는 베트남 사람들이 많다. 한국어 선생님인 나는 거의 매일 베트남 사람을 접한다. 한국에 유학하러 온 베트남 사람들이 많다. 또 결혼이주여성도 많은 편이다. 박항서 감독님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인상은 좋은 편이다. 물론 간혹 부정적인 뉴스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것 같다. 베트남 여행을 가 봐도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베트남 분들도 많고 한국 사람들도 베트남에 많이 거주한다. 이처럼 한국과 베트남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 책은 베트남의 전반적인 역사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베트남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는데 베트남의 역사는 한국과 유사한 점이 참 많았다. 중국이라는 강대국 옆에 있는 나라들은 어쩔 수 없이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한자를 쓰고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제국주의 시대 때 식민지가 되었던 역사, 또 남북이 분단되었던 역사 등, 공감할 만한 부분도 많다. 베트남은 끊임없이 침략을 당했다. 이 부분도 한국과 매우 유사한 부분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의 선조들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왔는지 볼 수 있었다.

 

또 근대사에서는 한국과 연결되는 부분도 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베트남과 미국의 전쟁 때, 한국은 8년에 걸쳐 31만 명의 군대를 베트남에 보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사과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베트남이 분단되어 갈등하고 싸우는 역사에서는 남북이 분단된 우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2024, 지금도 여전히 색깔론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답답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이 부분을 다르게 해석할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베트남의 여러 문화유산들에 대해 그 역사적 배경과 함께 상세히 소개된다. 베트남 여행 때 가 보았지만 그 의미는 잘 몰랐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좋았다. 하노이와 호치민에 가 봤었는데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오래된 수도였던 후에나 다른 역사적인 지역도 방문해 보고 싶다.

 

이 책을 읽었다고 내가 베트남의 역사를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베트남 사람을 다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대해서 더 알고 싶고 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베트남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유학생들도 잘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역사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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