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나도 몇 번이나 경험했던 일이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잊은 듯하다가도 가끔씩 그 누군가가 생각난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우리의 내면은 섬세하며 복잡하다. 그때 우리를 채워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만들고 감상하는 것이 아닐까? 예술은 우리의 그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고 우리를 위로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형을 잃고 큰 상실감에 빠진 저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10년간 일하며 있었던 일들을 적은 책이다. 다양한 전시물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 미술관에 방문한 관람객들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형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고 여러 전시물을 보며 느낀 점을 묘사할 때는 그 감동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숨을 죽이고 읽기도 했다. 또 여러 사람들에 대한 묘사와 대화를 서술한 대목에서는 우리 내 일상생활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한 한가지의 이야기로 정의할 수 없다.

 

그림을 통해 위로를 얻고 점차 사람들과 부대끼며 회복되어 가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나 또한 위로를 얻었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기 마련이고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바로 그 일상이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육아를 힘들어하지만 아이를 통해 힘을 얻는 것도 그러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예술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미술관을 지키는 경비원의 일상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랑하는 것 같다. 미술을 잘 모르는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주고 미술관과 작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그런데 책만 봐서는 여기에 나오는 전시물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이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의 도움을 받아서 작품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했다. 그러니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한번 보는 게 더 좋다는 말이 실감이 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기 전에 꼭 해 봐야 할 내 버킷리스트에 하나를 더 추가했다. 메트로폴리스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고 싶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공유하는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그 멋진 시간을 꼭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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