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가족, 끝까지 가족 - 김성우 변호사의 상속, 성년후견, 이별 이야기
김성우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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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20대 때는 이런 생각을 잘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인생이 유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죽음을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적으로 바라볼 필요성도 있다. 우리는 죽음을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가? 인생은 불확실의 연속이다. 뉴스에서나 보던 예기치 못한 일이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뜻하지 않은 불행이 우리에게 찾아올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가족들이 상속을 두고 갈등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우리는 가족을 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조금은 불편해한다. 내 가족은 그렇지 않아! 우리 아들은, 딸은, 며느리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돈 앞에 갈등하는 유명 인사들의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나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오히려 가족을 지키고 유지하려면 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례들이 소개된다. 책의 목차만 살펴봐도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는지 알 수 있다. 저자의 전문성과 경험들이 결합되어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고 있다. 그 많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공감도 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에서 그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막연하게 염려했다면 이 책을 통해 참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화목하게 지내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사랑에는 수고가 따른다.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이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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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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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참 빠르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어느새 나도 나이를 꽤 먹었다. 여러 일에 눌려 힘들 때마다 잘한 일보다는 후회되는 일이 자주 떠오른다. 우울해지면 한동안 헤어나기가 힘들 때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힘들다. 어른이나 아이나 각자의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위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헤져나갈 수 있는 실제적인 조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지나치게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은 그러한 조건들을 모두 갖췄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다. 38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저서 정신과 의사 토미 시리즈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신이 세상의 여러 편견 앞에 직접 부딪치며 이겨내 왔다. 그는 사실 동성연애자이다. 그런 그에게 거부감을 가지는 독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이 맞다, 틀리다를 떠나 그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그 사회에서 거대한 벽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은 문제 앞에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다. 이 책은 221개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주제별로 제시되는 글은 길지 않다. 그런데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공감이 되면서도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의 글은 공허한 위로가 아니라 깨달음도 동반하기에 참 유익하다. 그리고 4개의 큰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챕터의 마지막에는 짧은 만화를 한 페이지에 제시하여 그 챕터를 정리한다. 그래서 더 쉽게 전달된다는 장점이 있다. 위로가 필요하고 삶의 지혜를 얻기 원하는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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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만든 천국
심너울 지음 / 래빗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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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단어다. 우리는 대부분 마법이라는 단어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해리포터의 영향일 수도 있고 여러 영화의 영향일 수도 있다. 이 책의 설명과 표지를 봤을 때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것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마법이 통용되는 한국 사회다. 태어날 때부터 뛰어난 마법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고 부족해도 열심히 배우는 사람들도 있다. 마법을 잘하는 것이 성공의 척도가 된다. 얼마 전에 대치동 학원가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 진학반이 개설됐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것처럼 마법을 배우기 위해 발버둥치는 대한민국,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다.

 

그런데 돈이 있고 힘을 가진 인간은 언제나 방법을 찾아낸다. 바로 마법에 뛰어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꼬드겨 그들의 혈관 속에 있는 능력을 추출하고 자신이나 자녀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장기를 사고파는데 그것처럼 마법의 능력을 사고판다. 내가 마법을 가진 사람이라도 많은 돈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까? 사실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설은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의 첫부분에서는 마법이 뭔가 낭만적으로 묘사된다. 남녀간의 사람도 나타난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책 속에 낭만적인 마법 세상은 없다. 너무도 현실적인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을 뿐이다. 마법은 하나의 비유일 뿐이며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 집단적 이기주의로 치닫는 현실이 있다. 그래서 씁쓸해진다.

 

20년 전에 비해 점점 더 후퇴하는 것 같은 요즘을 볼 때 한숨이 나온다. 이 소설은 그러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너무도 리얼하게 짚어내고 있다. 철학적이고 고민할 만한 거리를 던져 주며 다양한 가치들이 부딪치는 모습도 보여준다. 정말 기대 이상의 작품이었다. 어떻게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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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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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 세상이 망한 것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이러한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판타지, 가상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이 세계는 오늘을 반영한다. 이 소설도 이러하다.

 

검은과부거미섬은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무피귀라는 괴물이 등장하고 섬마을은 아수라장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섬과 육지를 이어주던 터널로 간신히 피신한다. 이 소설은 시작부터 커다란 흥미를 끈다.

 

터널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터널 속에 갇혀서 극한까지 치닫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두움과 좁은 공간은 언제나 사람들에게 공포를 자아낸다. 그리고 섬은 고립된 공간이다. 그곳을 배경 삼아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스포가 될까 여기서 상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이 모든 것도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무척 혼란스럽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과학 기술은 발전했고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세상은 점점 이기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비행기를 타면 빠른 시간 내에 먼 거리를 갈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실시간으로 만나고 교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심은 사람 사이의 벽을 더 높게 쌓았다. 우리는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힌 것만 같다.

 

이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답답한 우리의 마음이 조금은 뻥 뚫린다. 사건 전개가 빠르고 클라이막스가 멋지다.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 이기적인 사람도 있지만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또 우리 주변에서도 그러한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러하기에 힘들지만 세상은 살만한 것이다. 이 책은 열린 결말로 마친다. 후속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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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역사가 - 주경철의 역사 산책
주경철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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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바투타 이야기(이슬람 세계), 마녀의 역사, 아메리카 인디언의 식인 문화, 아프리카와 서구의 조우, 일본 근대화의 숨은 주역 만지로, 68운동...

 

위의 주제들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를 선택적으로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능, 공무원 시험, 취업을 위한 한국사 공부 등이 아니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 한국사 아닌 타 문화권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책은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하고 낯선 총 15개의 역사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학자임과 동시에 멋진 이야기꾼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다. 이슬람 세계나 일본 근대화를 이끈 어부 출신 만지로의 이야기, 1968년에 프랑스의 젊은이들이 주도한 68 운동 등 몰랐던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런데 조금은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인디언을 다룰 때 그들이 식인을 했다는 사실이 제시된다. 나에게 있어서 아메리카 인디언은 서방 세계에 침략당한 약한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그들이 전쟁에서 잡은 포로를 제단에 바치고 식인까지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문화의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을 깨뜨려 가는 재미가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점점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라 이대로 가면 한국은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책적으로 이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것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에 오는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해 배우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특히 그들의 역사를 배우는 것보다 나은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다 보면 이 책에 소개된 것과 같은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도 접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의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통해 융합되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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